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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혁명
1.1. ESG의 개념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ESG 투자는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 항목에는 탄소 발자국,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사용 등이 포함되는데, 특히 자원 사용과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해 기업의 영업 활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사회 항목에서는 근로환경, 노사관계, 지역사회 기여와 같은 이슈 등이 다뤄지며, 내부 이슈와 외부 이슈로 구분할 수 있다. 지배구조 항목에서는 이사회 구조 및 다양성, 경영진 보수, 주주권리 보장 등의 이슈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ESG 투자의 주된 목적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성과의 기회와 위험 요인을 식별해 위험조정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단순히 사회적 공헌도가 높은 '착한 행위'만으로는 ESG 평가를 높일 수 없으며, 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전방위적인 리스크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1.2. ESG의 등장배경
1.2.1. 자본주의의 문제점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 획득이고, 기업의 모든 경영 활동은 '이윤 획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데에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되는 것이 기업의 본분이 되었다. 기업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주주나 투자자들도 기업에게 요구한 것은 오로지 '매출'과 '이익' 그리고 그로 인해 높아지는 '기업 가치'였다.
이렇게 기업이 무분별하게 돈을 버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공장 운영으로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대기가 오염되고 환경이 파괴됐다. 빙하가 녹고 이상기후가 발생하면서 자연재해도 증가했다. 환경 위기의 심각성을 느낀 세계정부는 앞다투어 환경보호 선언을 발표하고 관련 규제를 제정하는 등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기업들에게 철퇴를 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수익을 우선시한다는 명분으로 지역사회의 유적지를 맘대로 훼손하는가 하면, 직장 내 성차별,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흐지부지 무마시키기 일쑤였다. CEO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도 이익만 잘 나오면 모든 것이 용서됐다. 하지만 달라진 소비자들은 용서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과 SNS를 통한 연대 행동으로 대항했다. 당연히 기업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의 도덕성과 신뢰성, 투명성의 실종이었다. 엔론 사태가 대표적이다. 이익 창출을 위해 무분별하게 투자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이를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아무 거리낌 없이 고위 경영진들은 실행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지켜본 사외이사들은 역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입을 다물었다. 결과는 파산이었다. 그 피해는 엔론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이 과정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자신들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무슨 행동을 하건 수익만 보장해주면 가만히 보고만 있었지만 이제는 여러 리스크 요인들로 인해 기업 실적은 물론 기업 가치, 더 나아가 기업 생존까지도 위험에 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2.2.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변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변화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관점 변화를 반영한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이었으며, 기업들은 오직 매출과 이익 극대화에만 매진했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이윤 추구 행태가 야기한 부작용으로 인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게 되었다.
우선,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업들의 환경에 대한 무분별한 파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공장 운영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 증가로 인한 대기 오염, 기업 활동으로 인한 자연 생태계 파괴 등은 심각한 환경 위기를 초래했다. 이에 세계 각국 정부는 환경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기업들에게 환경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기업들의 사회적 문제 무시와 기업 이익 우선주의로 인해 지역사회에 대한 고려 부족, 임직원의 인권 침해, 소비자 권익 보호 소홀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기업의 이익 추구 과정에서 사회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변화했다. 단순히 이윤을 내는 것으로는 더 이상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졌고,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과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으며,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된 인식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사회적 책임 활동을 수행하게 되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된 것이다.
1.3. ESG와 유사 개념의 비교
1.3.1. ESG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ESG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닮은 듯 다른 개념이다.
CSR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활동을 경영에 통합하는 것'이다. 즉, 기업 측의 관점에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함과 동시에 거버넌스에 관한 정보를 정해진 지침에 따라 공개한다. 반면 ESG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회적 책임이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정량적 지표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ESG 활동은 다양한 방법으로 계량화, 정량화된다. 이것이 CSR과 ESG의 결정적 차이이다.
즉, CSR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고, ESG는 투자자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평가하여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은 CSR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투자자는 ESG 기준에 따라 기업을 평가하여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1.3.2. ESG와 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ESG와 SDG(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개념들이다. SDG는 UN이 2015년에 발표한 것으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1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를 포함하고 있다. SDG는 빈곤, 불평등, 질병 문제 등 주로 개발도상국에 해당하는 국지적인 주제를 일자리 창출, 성 평등, 경제성장,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평화와 안보 등 선진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보편적인 주제로 확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