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1.1. 학연의 정의
학연이란 같은 학교 출신인 것을 매개로 맺어진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고주의(학연, 지연, 혈연 등을 매개로 하여 그 범주 안에 들지 않는 사람을 배척하는 것)가 특히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조선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다. 성리학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는 영남학파와 기호학파로 나뉘었으며, 제자들도 학파에 따라 서로 다른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처럼 지형과 학문적 성격에 따라 나뉜 영남학파와 기호학파에서 학연과 지연을 중시하는 한국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1.2. 역사 속 학연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학연은 존재한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서의 학연이 문제인 까닭은 한국의 전통적 윤리가 가족중심적인 가치관과 유교적 가르침의 중심사상인 효(孝)에 대한 강조로 인해 수직적인 인간관계의 발달을 촉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孝)사상을 근본으로 하는 가족주의의 발달은 가족 내의 질서나 윤리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도 일반화되어 사회적 행동규범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사람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으로보다는 그 사람이 속한 집단 내의 맥락, 즉 그 사람의 성, 연령, 항렬 위치나 신분으로 파악하고 거기에 따라 관계를 맺으려는 경향이 생겼다. 그에 따라 한국인들은 성, 출신고향, 동창 등의 관계에서 아래위를 따지고 인간관계를 맺는 경향이 짙어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혈연, 지연, 학연 등을 기초로 한 연고주의는 다른 집단에 대해서는 경쟁적이거나 배타적인 태도와 관계를 가지게 된다.""
1.3. 학연의 현황
학연은 지금도 사회생활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출신학교가 같은 사람들끼리는 같은 교정, 같은 선생님, 같은 교가를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고향과 같은 존재를 느끼게 되고, 때문에 그 집단에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며 내집단 의식을 가지게 된다.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예로, 길을 가다 같은 학교잠바를 입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반갑고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을 들 수 있다. 사회에 나가게 되었을 때 같은 학교 출신 선배의 덕을 보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내집단 의식이 강한 만큼, 자신과 같은 학교 출신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배척감을 느끼는 외집단 의식을 가지게 된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학교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집단에서 배척당하고 소외당하는 개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학연에 대한 분석
2.1. 학연선호의 심리학적 원인
개인은 타인이 자신이 속한 집단에 속해있는지 여부로 타인들을 분류하며, 내집단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하여 자기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이에 따라 내집단은 점점 더 자신과 유사하고 외집단은 자신과 다른 것으로 여기게 되는 유사성 추정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내집단에는 호의를, 외집단에는 배척감을 가지게 되는 내집단 편애 효과, 내집단 구성원의 다양성은 지각하면서 외집단 구성원들은 모두 동질적으로 보는 내집단 이질성 효과(외집단 동질성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두 개 이상의 집단이 한정된 사회자원을 두고 서로 경쟁하게 되면 상대를 위협적인 존재로 받아들여 적대감을 가지고, 그것을 합리화하게 된다는 현실적 집단갈등 이론으로도 학연선호의 심리학적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개인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을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나누어 지각하고 내집단을 편애하면서 외집단에 대해서는 배척감을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것을 집단 배척감이라고 한다.
2.2. 학연선호의 결과: 집단배척감
개인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을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나누어 지각하고 내집단을 편애하면서 외집단에 대해서는 배척감을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것을 집단 배척감이라고 한다. 집단 배척감은 태도의 세 구성요소인 인지적 측면과 정서적인 측면, 행동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지적인 측면에서 집단 배척감은 특정 대상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신념인 고정관념(stereotype)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각 대학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보면, 서울대는 "그야말로 탑. 말이 필요 없다. 친구하고 싶다.", 연세대는 "왠지 우아하고 세련되고 귀족풍의 학생들 있을 느낌. 건방지면서 돈은 많을 것 같다." 등 특정 대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특정 대학에 대한 이미지로 그 학생들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집단 배척감은 특정 대상에 대한 호불호를 나타내는 편견(prejudice)으로 나타난다. 대학원 진학 시 교수들이 자대생을 편애한다는 편견이 대표적인 예이다. "출신 대학의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수들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학연이라는 연고에 따라 자대생을 더 챙기려는 경향이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행동적인 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