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구약성서 이해
1.1. 구약성서와 유대민족
구약성서와 유대민족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유대인들에게 가장 큰 특징은 그들의 역사의식에서 알 수 있다. 유대인들은 과거를 기억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는 민족이다. 그들에게 구약성서는 역사적인 체험을 신앙으로 해석하여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밝히려는 거룩한 역사이자, 사람들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이다. 구약성서의 핵심은 유대민족의 역사와 그들의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구약성서는 창세기부터 다니엘서까지 약 천년에 걸친 유대민족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출애굽 사건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이는 야훼 하나님이 그들을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해방시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한 사건이다. 구약성서는 이스라엘이라는 한 백성의 창조, 나라 형성, 새로운 계약 공동체로의 이행 과정을 보여준다.
한 백성의 창조 과정에서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이스라엘의 조상들이 야훼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고, 이집트에서의 노예 생활, 출애굽, 시내 산에서의 계약 체결 등이 다뤄진다. 이후 가나안 정복과 지파동맹 시대, 사울-다윗-솔로몬의 왕정 수립기를 거쳐 결국 북왕국 이스라엘의 멸망과 유다 왕국의 위기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구약성서는 유대민족이 겪은 역사적 사건들을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형상화하고 있다. 그들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와 구원을 믿었으며, 출애굽, 시내산 계약, 가나안 정복 등을 통해 자신들을 야훼의 특별한 백성으로 인식해왔다. 따라서 구약성서는 유대민족의 정체성과 신앙,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경전이라 할 수 있다.
1.2. 구약성서의 이해를 위한 3가지 틀
1.2.1. 한 백성의 창조
하나님의 창조사역으로 세상 모든 만물과 인간이 창조되었다. '에덴'에서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처럼 매우 평화로웠다. 그렇지만 인간의 범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져버리게 되었다. 그 후 창조주께서는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하고 극심한 죄에 빠진 인간들을 '홍수'로써 심판하시기도 하셨다. 인간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사랑하시기에 당신의 사람들을 선택하시고 부르셨다. 부르심에 응답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한 백성들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은 출애굽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역사를 기억한다. 출애굽은 인간 세계를 완전히 초월하는 거룩한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사건이었으며, 하나님의 역사적 현종과 인간 삶에 대한 하나님의 개입을 증거 하는 섭리였다. 출애굽의 역사는 위와 같이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로부터 해방되어 광야로 인도되는 것 이외에 다른 한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은 시내에서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율법을 주고,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 이다. 시내 계약은 노아와의 계약, 아브라함과의 계약과 같이 '영원한 계약'의 유형에 속한다. 이는 당사자들 간의 평등적인 계약이 아닌,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계약임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과 함께 전개되는 이야기에 참여하도록 초대받은 한 백성의 이야기로 봐야 한다."
1.2.2. 나라를 형성하는 이스라엘
사무엘 상 13장~31장은 고대 지파동맹 체제에서 새로운 체제가 수립되기까지 과도기를 살았던 사울 왕의 통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울은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었으며 암몬족의 침입으로 위협을 당하고 있는 야베스 길르앗을 구하는 영웅적 인물이었다""
그러나 사울의 정치는 중앙 집권적인 면모가 드러나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그는 국가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으며, 징병도 하지 않았고 관료제를 만들거나 후궁을 두지도 않았다"
다윗 시대에 이르러 이스라엘은 중앙 집권적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다윗은 자신의 성 '예루살렘'에서 일정의 신하를 두어 왕실을 뒷받침하고 위엄 있는 모습을 갖추게 했다" 이는 하나님의 카리스마를 받은 사람이 통치하던 지파 동맹 시대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다윗은 지파 동맹 시대의 독자성을 통제하기 위해 전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호구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이 계획은 9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다윗은 호구조사를 통해 징집과 징세, 부역의 근거를 마련하여 국가적 기반을 세우게 되었다"
다윗의 기반은 솔로몬의 시대에 꽃을 피우게 된다" 지혜의 왕으로 알려지는 솔로몬은 카리스마적 왕이 아니다" 그는 순전히 신분과 지지자들의 정치적인 영향력 때문에 왕이 된 사람이다"
한편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들이 존재했다" 호세아, 이사야를 포함한 여러 선지자들은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라고 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 없이 받은 그대로 선포하였다" 예언자들은 일차적으로 현재에 관심을 가졌는데 그들의 임무는 현재에 대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고 백성들로 하여금 바로 오늘 응답하도록 촉구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공동체의 회복에 관한 비전들은 예언자들에게서 선포되었다" 예레미야 시대의 예언은 모세의 시내 언약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는 모세 언약이 깨어진 언약임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예레미야에 들어서 새로운 유의 역사가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언약은 인간의 오만함과 자만을 깨뜨리고 인간이 신뢰하는 우상을 멸하는 하나님의 연단이 있은 다음에 죄 사함의 과정이 나타나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서서 자신들의 과거를 회개할 때, 모든 것이 새로워 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1.2.3. 새로워진 계약 공동체
예루살렘의 멸망은 유대인들에게 전적으로 새로운 시작이었다. 예레미야의 예언과 마찬가지로 계약 백성의 장래는 예루살렘에 남은 자들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바벨론의 유대인들이 포로생활에 적응하기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종교적인 문제였다. 그들의 신앙은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약속으로 주신 가나안 땅과,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배를 드려야 함에 뿌리박고 있다. 그러나 정착할 곳을 잃어버린 유대의 신앙이 바벨론 문화 속에서 숨 쉬지 못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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