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제주 비자림 감상문
1.1. 비자림 방문 동기와 첫인상
제주도 여행 중 우연히 방문한 비자림은 나에게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주었다. 평소 숲과 자연에 관심이 많아 제주도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비자림을 방문할 수 있을지 기대했기 때문이다. 여행 첫째 날 부모님께서 비자림을 방문하자고 제안하셨을 때 매우 기쁜 마음이 들었다. 평소 흔히 볼 수 없는 비자나무 숲을 실제로 보게 된다는 설렘과 기대감에 차있었다.
그러나 비자림에 도착했을 때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다. 매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보자 사람 많은 곳을 즐기지 않는 나의 성향상 제대로 비자림을 감상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비자림이 유명한 관광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려 있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청소년 요금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졌다. 보통은 고등학생까지만 청소년 요금을 받는데 대학생 본인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니 참 친절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약간의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막상 입구 주변을 둘러보니 꾸며진 식물 조형물과 벼락 맞은 모습의 비자나무들이 인상 깊었다. 특히 벼락 맞은 비자나무에서는 새로운 생명력이 움트는 모습을 보며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비자나무 숲 입구에 들어서니 그 동안 내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수많은 비자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광활한 모습에 압도되었고, 숲 속 바람이 불어올 때 느껴지는 상쾌한 향기와 소리에 취해버렸다. 평소에 좋아하던 산과 숲에 온 것처럼 아름다운 자연에 녹아들어갈 수 있었다.
1.2. 비자나무 숲속에서의 경험
비자나무 숲속에서의 경험은 내가 이 공간에서 느낀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풍겨오는 피톤치드 향과 자연의 생명력을 여과 없이 받아들였다. 수많은 비자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숲은 고요하면서도 생동감이 가득했다. 검은 줄기와 연두빛 잎사귀가 대조되며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숲속을 천천히 걸으며 저절로 몸이 긴장감을 내려놓고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걸음걸음마다 새로운 아름다운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벼락을 맞은 듯한 굽은 모양의 비자나무와 나무줄기로 만든 조형물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만남을 보여주었다. 숲 안에서 느껴지는 바람 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발걸음 소리만이 들려올 뿐 도시의 소음은 모두 잊혀졌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긍정적인 기분이 들었다. 숲속을 감상하며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렇듯 비자나무 숲속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평화로움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1.3. 새천년 비자나무와의 만남
내가 마지막 코스로 걸어 간 곳은 지도에서 마지막에 표시되어 있던 '새천년 비자나무'였다. 이 나무를 보고 처음에 느낀 감정은 꽤 귀여웠다. 그 이유는 비자나무 숲 안에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비자나무 중 관리대상 1번이라고 적혀 있는 목걸이를 걸고 있는 모습에서 나무가 마치 늙을수록 어린아이가 되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앞의 비자나무들을 보면서 괜히 건강해 보이고 힘차게 자라나 있는 모습에 압도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