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죽음의 개념
1.1. 죽음의 정의
죽음의 정의는 간단히 규정짓기 어려운 복잡한 개념이다. 죽음은 생명활동이 정지되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생물의 상태를 말한다. 즉, 고등동물에 한정하면 그 개체를 구성하는 전조직세포의 생활기능의 정지를 의미한다."
죽음에 대한 정의는 역사적으로 변화해왔다. 과거에는 심장박동과 호흡이 멈추는 것을 죽음으로 간주했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그 기준이 변화되어 왔다. 현대에는 뇌사 상태, 즉 뇌간을 포함한 전반적인 뇌기능의 영구적 정지를 죽음으로 인정하는 추세이다.
WHO는 죽음을 "소생할 수 없는 삶의 영원한 종말"이라고 정의하였고, 한국의 경우 대한의학협회에서 1989년에 "심장, 폐 기능의 불가역적 정지 또는 뇌간을 포함한 전 뇌기능의 불가역적 손실"이라고 정의하였다. 이후 1993년에는 "심폐기능의 정지인 심폐사 또는 전뇌기능의 소실인 뇌사"로 죽음을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의학적 발전에 따라 죽음에 대한 정의가 변화해왔지만, 여전히 죽음을 완벽하게 정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법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죽음이 단순한 순간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어, 죽음을 정의하기 위한 다양한 기준들이 논의되고 있다.
죽음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안락사, 장기이식, 인간다운 삶에 대한 권리 등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개념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합의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1.2. 죽음개념의 발달
1.2.1. 아동기의 죽음 이해
유아들은 죽음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죽음을 당한 신체는 단순히 꿈을 꾸듯 잠을 자거나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5-9세 사이의 아동은 죽음을 현실세계와 분리된 세계로 떠나는 것으로 생각하며, 죽음은 인간의 삶의 끝을 의미한다. 9-10세 이후의 아동기에는 죽음을 인간의 삶의 마지막일 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절대적으로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고 생각한다. 아동들은 비로소 죽음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하고 있다"."
1.2.2. 청소년기의 죽음 이해
청소년기는 자아정체성과 자존감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지와 정서면에서 상당한 발달을 이루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죽음에 대한 하위 개념들, 즉 보편성, 비가역성, 노화성, 인과성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죽음의 특징이 무엇이고, 죽음 이후의 존재는 무엇인가와 같이 철학적이고 추상적으로 죽음을 생각하며 어떤 청소년들은 종교적 믿음보다 더 깊고 추상적인 수준으로 종교에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생애 발달주기의 관점에서 보면 청소년기는 죽음의 개념을 정립해 나가는데 다양한 생활경험을 하게 되는 시기이지만 청소년들이 죽음을 성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생물학적, 인지적, 사회 · 정서적 요인들에 의한 청소년 특유의 "모호함과 긴장감"이 죽음을 이해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의 특징 중의 하나인 개인적 우화의 경향은 친구의 죽음을 겪으면서 영원불멸성과 자신의 생명을 정복할 수 없다는 감정을 가지게 되어 특별히 청소년들을 곤경에 처하게 한다. 또한 청소년들이 자신은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이므로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세계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자아중심성 때문에 타인의 시각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시기에 진입한 청소년들은 죽음에 대한 명확한 관념을 갖는 시기이므로 죽음에 대한 관심과 불안이 생겨나고 죽음에 직면하여 분리불안과 단절의 공포, 우정의 상실과 새로 획득한 정체성을 상실하는 공포를 갖는다.
청소년들은 발달특성상 죽음을 수용하는 태도에서 완전히 성숙했다고 볼 수는 없다. 청소년기의 자아중심성 때문에 그러한 죽음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청소년들은 죽음은 노인들의 문제이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죽음에 대한 의식이 성인에 비해 부족하지만, 자살의 충동을 제일 많이 느끼는 세대이기도 하다. 자아정체감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죽음준비교육을 받는 것은 죽음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고 생명의 소중함과 생의 의미를 재고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1.2.3. 성인기의 죽음 이해
성인기의 죽음에 대한 지각은 성년 초기와 중기, 후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성년 초기에는 청소년기와 달리 죽음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질병이나 사고에 의해 죽음에 직면할 때는 감정적이고 일관되지 않은 반응을 나타낸다. 이 시기에 개인적 정체감 형성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인생의 의미와 필연적인 죽음, 그리고 죽음 후의 영생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자기 자신의 독특함과 중요성에 몰두한 청년들은 죽음에 대해 강한 공포를 갖는 것이 보통이다. 자기를 중요시하고 자기애에 몰두한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청년기에 획득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중기에는 주위 사람들의 사망을 경험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는 생산성과 활동성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는 감소한다. 다만 생산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침체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불안을 더 크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성인후기에는 자신의 삶을 수용하고 죽음을 인생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 시기에는 많은 가족과 친구들이 세상을 떠나고 자신의 차례가 되었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구체적인 죽음준비에 착수한다.
1.2.4. 노년기의 죽음 이해
노년기의 죽음 이해는 다른 발달 단계와 구별되는 특징을 보인다. 인간의 발달단계 중 죽음에 가장 근접해 있는 노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불안이다. 대체로 노인들은 젊은 성인이나 중년들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이 덜 하며 죽음을 수용하도록 생각과 느낌을 조절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노년기의 죽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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