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소설이나 시와 비교하여 수필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인식이 있다. 일상의 경험을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펜 가는 대로 쓴다는 느낌이다. 수필 하면 떠오르는 문장이 '무형식의 형식'일 정도로 만만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생활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은 결국 사색하는 삶을 산다는 뜻이다. 사색이 동반되지 않는 소재의 나열은 신변잡기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수필은 그 어느 장르보다 철학성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철학조차 '붓 가는 대로' 쓴 것처럼 자연스레 글 속에 용해시켜야 한다. 수필은 펜 가는 대로 자유롭게 쓰는 글이 아니라, 펜 가는 대로 자유롭게 쓴 것처럼 써야 한다. 절제된 언어의 채택, 감정의 여과로 필자의 품위를 지켜야 하고, 본인의 철학과 사상을 일상의 소재를 빌아와 글에 녹여낸다. 주제(메시지, 소재의 의미)의 경우, 독자를 가르치려 하기 보다는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이렇듯 수필을 작성하는 데 여간 신경 쓸 것들이 많다. 수필 작가는 자신의 철학을 일상의 소재에 빗대어 문학적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 고로 사유와 철학이 빈약한 이는 수필 쓰는 과정에 애로 사항이 만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수필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평소 자신의 일상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깊이 사유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체험 중에서 글감이 되는 것을 선택하는 작업은 쓰는 사람의 안목인 작가 정신에 속한다. 또한 그 소재를 어떻게 형상화하고 어떻게 그 소재에 의미(주제)를 부여하는가 하는 것은, 작가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철학과 사상에 달린 문제라 할 수 있다. 향기가 있되 진하지 않고, 아름다움이 있되 천박하지 않으며, 소리가 있되 요란하지 않은 글, 이것이 바로 수필인 것이다. 또한 수필의 문장에서는 감정이 여과되어야 한다. 미움, 분노, 증오, 슬픔, 기쁨 같은 감정이 원색적으로 글 속에 드러나면 글은 품위를 잃어 버린다. 그런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전편에 슬픔과 고독이 절절하게 배어 나오도록 쓰는 것이 뛰어난 묘사법 상의 기교이다.
2. 수필 장르의 특성
2.1. 제약이 없는 언어
수필은 시(詩)처럼 언어의 압축이나 소설처럼, 구성상의 제약이 따르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쓰는 글이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쓰는 글은 아니다. 형식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언어 면에서 어느 정도의 형식이 갖추어지는 글이다.
수필은 자유로운 어휘와 문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시처럼 압축적인 언어를 구사하지 않고 소설처럼 엄격한 구성 없이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제약이 없는 언어를 통해 수필 작가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단, 완전무제한의 언어 사용은 글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므로 적절한 수준의 언어적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수필은 자유로운 언어 사용을 기반으로 하지만, 문학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절제와 조화로운 표현이 필요한 것이다.
2.2. 형식이 자유로운 글
수필은 형식이 자유로운 글이다. 수필은 사전에 의도하지 않은 무의식적인 동기에서 출발하여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한 글이다. 수필의 형식이 자유롭다는 것은 장르의 규범과 형식이 시, 소설, 희곡처럼 엄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고 보면, 수필은 무형식이라는 자유로운 형식 속에서도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자칫 무형식의 문학이라는 의미가 아무 제약도 없고, 구애됨이 없다고 받아들여진다면, 수필은 신변잡사의 잡문으로 전락하여 문학적 가치를 상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필에 형식이 없다'는 말은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개별 작품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구조와 형식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수필은 곁으로는 보이지 않는 유기적인 총체성의 형식을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수필에도 엄연한 형식이 존재하지만, 그 형식은 시, 소설, 희곡 등 다른 장르의 엄격한 형식과 달리 자유롭고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2.3. 제재 면에서 내용제한이 없는 글
제재 면에서 내용제한이 없는 글은 수필 장르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이다. 수필은 지은이의 인생관이나 사회, 역사, 자연 등에 대하여 생각하고 느낀 것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글이다. 즉, 수필의 제재나 소재에는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소설의 경우 특정한 주제와 소재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전개되지만, 수필은 작가의 다양한 관심사와 경험을 포괄할 수 있다. 수필가는 자신의 내면세계와 외부 세계에 대한 느낌과 사고를 폭넓고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 따라서 수필의 제재는 매우 광범위하며 작가의 관심사와 세계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수필에서는 시나 소설과 달리 특정한 제재나 소재에 얽매이지 않고 작가의 관심사와 의식에 따라 자유롭게 확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연, 사회, 역사, 문화, 일상생활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룰 수 있다. 수필가는 자신의 체험과 관심사를 바탕으로 풍부한 제재를 선택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수필의 제재 면에서 내용제한이 없다는 것은 작가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보장한다. 수필은 작가 개인의 관심사와 세계관을 표현하는 자기고백적 문학이기 때문에, 작가의 개성과 자율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필은 다양한 관점과 주제를 다룰 수 있으며 작가의 개성적인 글쓰기가 가능하다.""
2.4. 자기표현의 글
수필은 지은이 자신의 인생관, 사상, 감정이 중심이 되는 고백적, 철학적인 글이다. 소설이나 시에서도 지은이의 마음이 드러날 수 있지만, 수필에서는 더 진솔하게 고백적으로 나타난다. 수필은 '자기고백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시, 소설, 희곡에서는 작가가 뒤에 숨고, 화자를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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