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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상 가족과 비정상 가족
1.1.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의 형성과 작용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결혼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형태만이 정상 가족으로 인정되기 시작했다. 이혼, 재혼, 다문화, 한 부모, 장애인 가정 등 이러한 규범에서 벗어난 가족 형태는 '비정상'으로 간주되어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는 근대 가족 제도의 형성 과정에서 기원한다. 산업혁명 이후 서구 사회에서는 가족 구성원 간 특수한 정서적 유대와 사적 생활영역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가부장제 가족에서 핵가족 형태로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여성의 가정 내 역할이 중시되었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규범이 강화되었다.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치며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가 형성되었다. 1960~70년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경험하면서 전통적인 대가족 체계가 붕괴되고 핵가족이 주된 가족 형태로 자리 잡았다. 특히 1970년대 개발독재 시기 경제성장 정책이 강조되면서 가족은 국가 발전의 핵심 단위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 가부장제적 가족 규범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후 지속적인 근대화와 함께 가족에 대한 개념이 더욱 협소해졌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이 정상 가족의 기준이 되었고, 혼인 관계 밖의 출산이나 가족 형태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러한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는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현재까지 가족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제도로 작동하고 있다.
1.2. 가족에 대한 국가의 책임 전가와 부작용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개인과 국가 사이를 매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국가는 가족에게 지나치게 많은 책임을 전가해왔고, 그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먼저, 국가가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한 결과 가족이 공공의 역할까지 떠맡게 되었다. 국가가 보편적인 복지와 사회안전망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가족이 개인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족이 사적 영역을 넘어 공적 영역에서 작동하게 되면서, 가족 내부의 문제 또한 심각해졌다.
특히 취약계층 가정의 경우 국가의 지원 부재로 인해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가족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 국가는 이혼, 한부모, 다문화 가정 등 비전형적인 가족 유형에 대한 복지 지원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런 가정들은 사회적 차별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며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가족 내 아동에 대한 국가의 보호와 개입이 부족했던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가가 가족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면서 가정 내 아동학대나 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아동은 가족 내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가족의 사적 영역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방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국가가 가족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면서 가족은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에 시달리게 되었고 아동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의 인권이 크게 침해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따라서 국가는 가족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다양한 가족 유형을 포용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1.3.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편견과 차별
한국 사회에서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핵가족 모델이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로 여겨져 왔다. 결혼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만이 '정상 가족'으로 인정받았고, 그 외의 가족 형태들은 '비정상'으로 간주되어 왔다. 이러한 편견은 미혼모,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가족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 이어졌다.
미혼모의 경우, 사회적으로 '부도덕한' 존재로 낙인찍혀 왔다. 미혼모와 그 자녀들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배제되었고, 교육과 취업 기회에서도 차별을 겪었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했으며,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게 되었다.
또한 다문화 가정 역시 편견과 차별에 직면해 왔다. 한국 사회에서는 '혈통적 한국인'만을 진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