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뇌사와 장기이식
1.1. 뇌사의 정의
뇌사는 임상적으로 뇌 활동이 회복이 불가능하게 비가역적으로 정지된 상태를 의미한다. 뇌사 진단의 필수 전제 조건으로는 급성의 심각한 비가역적 뇌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병력, 진찰, 혈액 검사, 뇌 영상검사에서 확인되어야 하고, 뇌사 상태와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각종 대사성 질환(저체온증, 저혈압 등)이 없어야 한다. 뇌사란 말 그대로 뇌의 기능이 회복할 수 없는 완벽한 죽음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1.2. 장기이식의 정의
장기이식은 어떤 조직 또는 장기의 파손된 기능을 대체할 목적으로 신체의 조직이나 장기의 일부분 혹은 전부를 자신이나 다른 개체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뇌사자가 기증하는 장기인 경우는 "뇌사자 이식(deceased donor transplantation, cadaveric donor transplantation)"이라고 표현한다.
1.3. 장기이식의 종류
1.3.1. 뇌사자 이식
뇌사자 이식은 뇌사자로부터 기증받은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뇌사자 이식은 생체 장기 기증과는 달리 기증자의 동의 없이도 장기 적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이 있어왔다.
그러나 뇌사자 이식은 뇌사로 인해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인 기증자의 장기를 이용하여 장기 부족으로 고통받는 다른 환자들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뇌사자 장기는 일반적인 심장사로 인한 사망과 달리 장기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상태에서 적출되기 때문에 이식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2월부터 장기이식법이 시행되면서 뇌사자 장기이식이 법적으로 보장되게 되었다. 이 법을 통해 뇌사자 장기기증에 대한 절차와 기준이 마련되었고, 기증 장기의 공정한 분배, 장기 매매 근절, 장기의 효율적 사용 등의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뇌사자 장기기증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뇌사자로 통보된 1,615명 중 실제 장기기증으로 이어진 경우는 480명(약 30%)에 불과했다. 나머지 72.3%는 기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그 이유로는 가족의 기증 거부(35.4%), 뇌사 판정 미해당(21.6%), 기증 부적합(18%) 등이 있었다.
이처럼 뇌사자 장기기증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뇌사 판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부족, 장기기증에 대한 거부감, 기증 과정의 복잡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뇌사자 장기이식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한 체계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3.2. 자가이식
자가이식은 자기 자신의 조직이나 장기의 위치를 옮기는 것이다. 대표적인 자가이식의 예로는 골절 치료 목적으로 자신의 뼈를 사용하거나, 혈관·힘줄·신경·모발 등을 옮기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골수, 혈액, 신장, 각막, 피부, 간 등을 자가이식하는 경우도 있다. 자가이식의 경우 면역거부반응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장기를 이식받는 경우에 비해 수술 성공률이 높고, 면역억제제 복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가이식이 가능한 장기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존재한다.
1.3.3. 동종이식
동종이식은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경우로, 널리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동종이식은 신장, 간, 췌장, 췌도, 소장, 골수 등의 장기를 이식할 수 있다. 이는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며, 특히 신장과 간 이식은 가장 흔히 시행되고 있다. 동종이식은 수술 후 면역억제제 복용이 필요하며, 거부반응의 위험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동종이식은 타인의 기증을 통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널리 시행되고 있다. 동종이식의 경우 생체 기증자 또는 뇌사자로부터의 장기 기증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환자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이다.
1.3.4. 이종이식
이종이식(xenotransplantation)은 동물의 장기나 조직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고려되어 왔다. 그러나 이종이식에는 많은 윤리적 문제와 위험성이 존재한다.
첫째, 이종이식은 동물로부터 전염되는 수인성 질환의 위험이 있다. 이식 대상 동물은 무병원균상태로 사육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감염의 위험은 존재한다. 최근 HIV나 에볼라 등 동물 유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되면서 이종이식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뇌사자나 생체 기증 장기의 경우에 비해 이종이식 장기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수술 후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이종이식은 동물실험 및 이용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 동물도 고통없이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이종이식을 위한 동물실험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종(種)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셋째, 이종이식은 인간과 동물의 정체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복제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람의 뇌를 가진 돼지나 돼지의 뇌를 이식받은 사람 등 종(種)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과연 누구를 인간이라고 볼 것인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이종이식은 여러 가지 윤리적 문제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종이식은 동물실험의 엄격한 규제, 장기 공여 동물의 철저한 관리, 이식 후 감염 및 합병증 관리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마련된 후에야 본격적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1.3.5. 생체이식
생체이식은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장기를 기증받아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인체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장, 간, 심장, 폐, 췌장, 췌도, 소장 등의 장기와 각막, 골수, 피부 등의 조직을 기증대상으로 한다. 생체이식은 뇌사자로부터 장기를 이식받는 뇌사자 이식과 달리 살아있는 건강한 사람의 장기나 조직을 기증받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생체이식은 대기자 수 부족 문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