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키치 문화가 반영된 숏폼 콘텐츠 분석
1.1. 서론
예술 분야에서 저속한 문화라고 부정적으로 사용되던 키치는 이제 힙하고 무언가 재미있는 분야를 가치키는 용어가 되었다. 현대 대중들은 키치를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향유하면서 직접 키치를 생산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말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소를 배경으로 한 싸이의 이 전 세계를 강타한 것을 보면 키치가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에만 국한되어 있던 싸이의 이 전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던 이유는 디지털 미디어인 유투브 덕분이었다. 유투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과 같은 동영상 플랫폼은 현대 시대에 키치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소외문화가 아닌 주류 문화로 거듭나는 데 유의한 역할을 했다.
1.2. 대중문화와 키치
키치(Kitsch)는 미술에서 보기 괴상하며 저속한 사물을 뜻하는 미적 가치로 정의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주류 문화와 대비되는 하위 문화로서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시기를 거치면서 물질적 풍요와 함께 문화적 풍요 사회가 도래하였고 키치의 두 번째 단계인 네오키치(Neo-kitsch)가 등장했다.
키치의 원리는 적용되는 영역에 따라서 다양하게 구분되는데, 키치는 오락을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탄생한 대용문화이면서 문학지, 선정적인 잡지, 만화 탭댄스, 헐리우드 영화 등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또한 소비심리에 대한 키치를 향수, 과시, 대리만족, 놀이, 성적유희, 풍자로 구분하고 있다. 한편 키치의 외적 특성과 내적 의미를 반영하여 부적절성, 중층성, 차용성, 현실 도피성, 유희성 그리고 통속성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대중매체가 발달하면서 문화는 더 이상 귀족들의 유희적 기능을 벗어나 서민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중들의 문화 추구 취향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심미적 욕구에서 인간의 원초적 유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대중문화가 가지는 오락성, 쾌락성, 단순성과 같은 특징은 키치의 문화적 속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 대중문화와 키치는 무엇이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와 SNS 사용률 증가로 인해 키치 문화는 더욱 확산되었다. 인스타그램, 유투브를 통해서 1인미디어 사회가 열리게 되었다. 더 이상 주류 방송사를 이용하지 않고도 개성을 활용한 문화 콘텐츠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잠재되어 있던 개인들의 오락성과 쾌락성이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도록 했고 키치 문화가 주류로 등장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키치문화는 이제 더 이상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소비 문화를 규정하는 새로운 문화 현상이 되었다.
1.3. 숏폼 콘텐츠와 키치
숏폼(Short-form)은 15~30초 내외의 짧은 동영상 콘텐츠로, 개성 있는 콘텐츠를 실시간에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숏폼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은 틱톡(TikTok)이며, 이후 유튜브의 쇼츠(Short), 인스타그램의 릴스(Reals) 등도 숏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러한 숏폼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동영상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영상 촬영, 편집, 효과, 배경음악 등을 제공하여 개인의 취향과 개성에 맞춰 다양한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숏폼의 특징은 주류 문화를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능을 한다. 특히 숏폼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밈(meme)의 효과 때문이다. '밈'은 재미있는 말이나 행동을 온라인을 통해 모방 및 재가공한 콘텐츠로, 숏폼 플랫폼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형태를 모방하여 다시 재생산하는 현상이 증가하면서 숏폼 시청자와 이용자가 증가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지코의 '마음', 스우파의 댄스 챌린지 등은 원작자 외에 다양한 사용자들이 밈 콘텐츠를 생성하면서 밈 문화가 더욱 확산되었다.
숏폼은 단순한 콘텐츠 시청 플랫폼을 넘어서 현시대 주류 문화에 참여하기 위한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기존의 개념미술이 강조하는 부분을 넘어서는 가치를 제공하며, 정적인 이미지를 넘어 동적인 동영상을 통해 감성을 소통하고 다중의 욕구를 드러낸다. 이러한 숏폼의 영향력과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는 현대 예술의 사회적 의미를 구성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의 예술적 특성을 키치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적절성은 숏폼 내에서 다양한 필터를 활용하여 사물의 왜곡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얼굴, 몸, 부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왜곡이 나타나며, 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여 유희성을 중요시 여기는 키치문화에 부합한다. 둘째, 중층성은 지리적, 시대적으로 숏폼 콘텐츠에 나타난다. 전 세계인들이 틱톡을 통해 문화를 공유하고 서로 영향을 주며, 전통의상과 현대적 무대를 결합한 콘텐츠에서 시대적 중층성이 드러난다. 셋째, 차용성은 밈 또는 챌린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원작자의 콘텐츠가 팬들에 의해 재창조되며 개성이 합성되어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진다. 넷째, 현실 도피성은 숏폼 플랫폼 내에서 새로운 페르소나를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다섯째, 유희성은 숏폼 콘텐츠가 형태 왜곡, 배경음악 등을 활용해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을 압축하여 제공하는 것에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통속성은 숏폼에 고전명작이나 고급문화가 아닌 일반 대중의 일상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이처럼 숏폼 콘텐츠는 키치의 특성을 다양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키치문화가 주류 문화로 자리 잡는데 기여했다. 더 이상 소외된 문화가 아닌 숏폼과 키치문화는 예술적,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1.4. 결론
키치 문화가 반영된 숏폼 콘텐츠 분석을 통해 우리는 숏폼이 가지고 있는 키치 문화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숏폼 콘텐츠는 15~30초의 짧은 동영상 형태로 제작되며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향유되고 있다. 이러한 숏폼 콘텐츠는 키치가 가지고 있는 유희성을 기본적인 특징으로 갖고 있다.
또한 밈이나 챌린지 형태로 제작되면서 일반인에 의해서 재생산되고 있다. 숏폼 콘텐츠를 통해서 키치 문화가 점차 파급되고 주류문화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중문화로서 숏폼의 가치와 키치 문화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미 이 두 문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