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고구려 벽화 속 무용과 춤
1.1. 고구려 춤의 정치적 배경
고구려 춤의 정치적 배경은 고구려가 강대한 국력과 넓은 영토를 확보한 대체국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구려 벽화의 내용은 당시 고구려의 발전한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무용 형태와 관련해서는 매우 의식적이고 종교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불교의 승인은 왕권강화라는 왕실의 정치적 의도가 내포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고구려인들은 태양과 연결된 하늘을 숭배하고 매해 음력 10월 '동맹'이라는 제천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살고 있는 집 좌우에 대옥을 짓고 귀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처럼 국가적 차원의 제사 외에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규모의 제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수렵행사 또한 당시 일종의 제사의 형태로 사용되었다.
벽화에 드러난 생활문화적 특성을 보면, 고구려의 풍속도는 유교적 성격보다는 신선사상의 도교적 요소나 불교적 요소가 많이 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과 서역의 영향으로 불교가 일찍부터 융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고구려 춤의 정치적 배경은 왕실의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불교 문화와 토착 신앙이 혼재된 종교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고구려의 강대한 국력과 영토 확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였다고 볼 수 있다.
1.2. 고구려 벽화에 나타난 춤의 종류와 형태
1.2.1. 무용총-사위춤
무용총-사위춤은 구림에 위치한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발견된 춤의 형태이다. 이 벽화에는 14명의 인물이 가무를 연출하고 있으며, 이 중 1명의 관람객이 말을 타고 엄숙한 모습으로 관람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를 통해 당시 고구려에서는 노래와 춤이 전문인에 의해 각각 분리 발전되어 왔으며, 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종합예술적 형태로 공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동양 연희예술의 일반적인 특성 중 하나였던 "시악가무극일체"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용총-사위춤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난 춤의 대표적인 형태로, 당시 고구려의 예술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1.2.2. 안악 제3호분-가면무, 행렬춤
안악 제3호분에 그려진 가면무와 행렬춤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춤 형태이다. 이 고분은 황해도 안악군 용순면 유순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4세기 중반 무렵에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안악 제3호분의 벽화에는 다른 고구려 벽화에서 볼 수 없는 공간의 깊이를 나타내는 입체적 인물배치가 나타나며, 주인공 내외의 의상이 중국적인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는 당시 안악군이 고구려에 합병된 313년까지 한반도에 자리잡고 있던 한의 문화와 고구려의 문화가 섞여있던 상태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고구려 전기의 예술 문화가 어느 정도 가미된 것과 동시에 한의 색채도 상당히 반영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고분 벽화에서 볼 수 있는 춤의 형태는 '가면무'와 '행렬춤'이다. 가면무는 평평한 곳에 앉아 거문고, 월금, 퉁소 등 세 종류의 악기를 합주하는 광경이다. 그 중 한 인물은 얼굴을 옆으로 숙이고 있으며, 콧대가 크고 높고 다리를 X자형으로 비틀고 있는데, 이는 가면무의 특징으로 보인다. 또한 세 악사의 연주에 맞추어 손뼉을 치며 춤을 추는 외국 출신의 무용수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X자 모양의 다리 동작이 기예적이라는 인상을 주는데, 이는 서역과의 교류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행렬춤은 초기에 그려진 것으로, 웅장하고 거대한 행렬 가운데 혼자 또는 둘이 춤을 추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오른손에 화두대도를 들고 왼손에 굽은 활같은 것을 쥐고 앞으로 내미는 동작은 칼부림 재주나 칼춤을 추는 것 같은 몸짓을 보인다. 이는 북방의 용맹스러운 면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행렬을 따라 걸어가며 움직이는 춤이므로 더욱 활동적인 역동성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안악 제3호분에 나타난 가면무와 행렬춤은 고구려 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가면무에서는 중국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나타나며, 행렬춤에서는 북방 문화의 영향이 엿보인다. 이를 통해 고구려 춤의 다양성과 혼합문화적 특성을 엿볼 수 있다.
1.2.3. 장천 제1호분-사위춤
장천 제 1호분의 사위춤은 고구려 고분벽화 무용도 중에서 유일하게 화장한 인물이 등장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그림의 춤 형태는 '나는사위'라 불리는데, 이는 독무 형태의 춤이다. 무용수 뒤에 3명의 인물이 서 있는데, 좌변에 남녀가 연꽃을 들고 서있고 여자의 뒤에 또 다른 여자가 금을 안고 서 있다. 이는 독무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다음 순서의 등장인물들로 추정된다. 여자들의 얼굴에 연지를 바르고 소홍색 점을 찍은 분장은 전문 무용인의 등장을 시사하는 것으로, 무용에 장식 기능이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은 전체적으로 불교적 염원을 담아 내세에 정토에서 화생하기를 바라는 종교적인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2.4. 통구 제12호분-무예춤
통구 제12호분에 나타난 무예춤은 역사와 무사들의 일반적인 춤과 서민들이 즐겨했던 무예적 놀이 춤의 형태를 보여준다. 이 그림 속의 장사무는 '튼 상투를 튼 역사가 한 손으로는 천장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건물의 보호자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하늘을 떠받들며 땅과 하늘을 연결하고 있는 역사의 춤은 하늘의 움직임을 땅의 사람 춤으로 창작한 '하늘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구려의 무용이 단순한 기예나 난잡한 동작이 아니라 천지와 인간을 연결하는 신성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 백제의 기악무
2.1. 기악무의 특성
2.1.1. 춤거리
백제 기악무의 '춤거리(춤내용)'는 우리 삶의 이야기인 전통탈춤의 공통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 특히 예를 숭상하던 백제 사람들의 예의 정신이 기저에 깔려 있다. 즉, 백제 기악무의 춤거리는 백제 사람들의 삶과 전통에 기반한 것으로, 민간 풍속과 민속예술에서 발전해 온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춤거리는 백제의 사회상과 문화를 생생하게 반영하는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백제 기악무의 춤거리는 유교의 예의 정신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예를 숭상하던 백제인들의 가치관이 잘 드러나는 특징을 보인다.
2.1.2. 춤결
백제 기악무의 춤결은 바로 백제 사람들이 살아온 숨결로서, 그 시대를 살면서 베어난 백제삶의 숨결이다. 백제 사람들은 예의 정신을 중시하였는데, 이러한 백제 사람들의 예의와 삶의 숨결이 백제 기악무의 춤결에 잘 반영되어 있다. 춤결이란 밖으로 드러나는 동작의 흐름을 의미하는데, 이는 백제 사람들의 내면의 세계가 외면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백제 기악무의 춤결은 백제 사람들의 정신적 세계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2.1.3. 춤성
백제 기악무의 춤성은 탈에 들어있는 탈의 성격과 춤거리가 함께 조화하여 나타난다. 춤성은 춤결과 함께 같이 가는데, 춤선이 안의 세계라면 춤결은 밖의 세계라 할 수 있다. 즉, 백제 기악무의 춤성은 탈의 성격과 그에 맞는 춤거리가 조화를 이루어 내적인 세계와 외적인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드러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백제 사람들의 정서와 삶의 양식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2.1.4. 춤틀
백제 기악무의 춤틀은 정해진 춤거리를 악, 가, 무로서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서 존재하고 있다. 즉, 백제 기악무의 춤틀은 정해진 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