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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기이식의 개요
1.1. 장기이식의 정의
장기이식이란 병들고 노쇠한 장기를 건강하고 젊은 장기로 교체하거나 대신하는 것을 말한다. 넓게는 조직이식 및 세포이식도 포함할 수 있다. 장기이식은 질병이나 사고로 기능이 떨어지거나 소실된 장기를 신체 내 다른 장기나 타인의 장기로 대체하는 시술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병든 장기를 대신하여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불가피하게 다른 사람의 장기를 적출, 이식해야 하므로 장기공여자의 동의가 필요한 과정이다.
1.2. 장기이식의 역사
근대의학의 여명기라고 할 수 있는 18세기부터 의학자들은 동물 실험을 통해 이식에 관한 지식을 얻기 시작했다. 영국의 외과의사 존 헌터는 닭의 고환이나 동물의 아킬레스건을 동종끼리 이식했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돼 1880년에는 각막이식에 성공했다. 그러나 피부나 각막 같이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체내의 장기 같은 기관을 이식하는 것은 20세기가 될 때까지 불가능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작은 혈관이라도 막히지 않고 혈액을 통과시킬 수 있게 하는 봉합기술과 미세수술 기술이 부족했다. 둘째, 수술 후 이식한 장기가 염증을 일으키며 손상돼 버리는 현상, 즉 '거부반응'이 생겼다. 이 중 혈관 봉합기술은 1910년대에 해결됐다. 동맥을 자르고 이어줄 때 혈관 조직에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잠시 피가 흐르지 않도록 집어주는 가위 모양의 동맥 겸자가 등장했고, 미국의 의학자 알렉시스 캐럴이 서로 이어줄 양측 혈관 단면을 삼각형처럼 만들어 봉합하는 '삼각봉합법'을 고안해 냈다. 캐럴은 삼각봉합법을 고안해 동물 이식 실험을 한 공로로 19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혈관을 이어주는 수술 기술이 확립되자 가장 먼저 이식 수술의 대상으로 떠오른 장기는 신장이다. 신장이식수술은 이미 1936년 러시아의 보로노이가 처음으로 시도했다. 비록 환자는 수술 후 이틀 만에 사망했지만 장기이식의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수술로 기록된다. 이후 많은 의사들이 신장 이식수술에 도전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1969년 3월, 서울 명동의 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수술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장기이식수술로, 국내 이식 의학의 바탕이 된 의미 있는 수술이었다.
1.3. 장기이식의 종류
1.3.1. 자가이식
자가이식은 자신의 신체 일부를 적출하여 특정한 다른 장소에 이식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예로는 피부이식, 골편이식 등이 있다. 자가이식은 면역거부반응 등의 문제점이 없고 자신의 신체 일부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윤리·도덕적으로 부담이 적다. 그러나 심장, 간, 콩팥과 같은 장기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부분적인 조직 혹은 세포를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즉, 자가이식은 대부분 피부, 연골, 연부조직 등 단순한 조직의 이식에 국한되며 내부 장기의 이식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가이식은 제한적인 범위에서 적용되고 있지만, 면역거부반응이 없어 이식 성공률이 높다는 장점으로 인해 중요한 이식 방법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1.3.2. 동종이식
동종이식은 같은 종 사이에 장기를 적출하여 이식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예로는 사람의 심장, 콩팥, 간을 적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심장이식, 콩팥이식, 간이식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치료는 장기가 망가져서 더 이상의 약물이나 수술이 불가능하고 그대로 두면 사망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 선택된다. 그 결과는 가히 획기적이며, 여명을 5-10년 이상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삶의 질 또한 크게 향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장기의 수혜자인 환자를 위해 반드시 장기의 제공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며, 예상하다시피 동종이식은 수요자에 비해 공급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데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 그 외에도 뇌사판정과 관련된 문제를 포함하여 한정된 자원을 공정하게 배분할 수요자의 선정기준이나 공급자를 확보하는 뇌사판정의 문제 등과 같은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또 한편으로 대책 없이 죽어가는 환자와 가족들이 장기매매도 불사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부작용들을 통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