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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중매체와 사회
1.1. 커뮤니케이션과 현대사회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복잡한 사회구조 속에서 지위와 역할을 수행하며 서로 소통하는 과정이다. 인간은 신체적으로 단독으로 생존하기에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무리를 형성하여 사회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정교한 의사소통 수단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인간의 지능을 더욱 발전시키며, 사회의 유지와 발전에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전자적 커뮤니케이션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며, SNS 등의 매개된 커뮤니케이션(mediated communication)이 대면 커뮤니케이션(face to face communication)을 대체해가는 추세이다. SNS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을 통해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글, 이미지, 동영상 등을 통해 소통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정보를 전 세계적으로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SNS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매개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매개된 커뮤니케이션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장점이 있지만, 의사소통의 질이 저하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익명성이 높은 커뮤니케이션은 오해와 비매너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매개된 커뮤니케이션은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고 전 세계가 상호의존하게 되는 세계화를 촉진시켰다. 여기서 세계화란, 물리적, 비물리적 측면에서 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처럼 연결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상호작용이 더욱 복잡하게 얽히게 되었다. 세계화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공존하며, 그 결과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거나 글로벌 스탠더드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1.2. 커뮤니케이션과 문화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 사이에 정보와 지식, 감정과 의사가 교환되고 공유되는 과정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되는 다양한 메시지 중 가장 일차적인 요소로 문화가 존재한다.
문화(culture)란 사회화를 통해 개인에게 교육되는 내용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문화는 선천적이 아니라 태어나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학습에 의해 습득되는 것이다. 또한 문화는 특정 사회나 집단의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되며, 문화의 구성 요소들은 서로 분리되지 않고 상호 연결되어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문화는 한 세대에만 존재하지 않고 세대를 넘어 전승되면서 새로운 요소를 추가해 나간다.
이러한 문화는 각 사회에서 독특하게 발전해왔으며,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우열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국의 숟가락과 젓가락 문화와 서구의 포크와 나이프 문화는 각 사회의 환경적 조건에 따라 형성된 것이므로,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 문화상대주의에 따르면 문화는 사회마다 고유하게 발전해왔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화 간에 우열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자민족중심주의(chauvinism)는 자신이 속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편견을 형성하게 한다. 이는 특정 국가나 집단의 힘과 권력에 의해 강화되기도 하며, 우월한 문화가 열등한 문화를 지배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 민족의 열등성을 주입하여 자신들의 지배를 정당화하려 했던 사례가 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은 문화의 공유와 전승을 통해 이루어지며,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문화는 각 사회의 고유한 발전 과정 속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어느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오히려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1.3. 문화와 대중매체
근대신문의 등장은 현대 사회에서 대중매체의 중요한 시작점이었다. 근대 이전의 신문은 원거리 무역에 종사하는 상인들이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만든 소식지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는 점차 인쇄술의 발전과 함께 근대신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근대신문은 인쇄술을 통해 정기적으로 간행되었으며, 이는 시민혁명 시기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시기의 신문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는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고 시민을 계몽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를 통해 시민들은 여론을 형성하고 공론장을 만들어갔다. 그러나 신문의 발전은 기존 지배세력에 위협이 되었고, 이에 따라 지배세력은 검열과 세금을 통해 신문을 탄압하려 했다. 이러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언론 활동에 대한 저항이 계속되었고, 결국 시민혁명의 성공과 함께 언론의 자유는 민주사회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세기 중반은 대중신문의 등장으로 신문의 속성이 크게 변화한 시기였다. 산업화로 인해 교육 수준과 경제적 여유가 생긴 대중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업지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영국에서 창간된 「타임스」는 정파적 성격을 벗어나 신속한 보도와 공정한 여론을 반영하며 대중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에서는 1833년 「뉴욕 선」이 기존 신문 가격을 대폭 인하하여 판매함으로써 신문의 대중화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염가신문들은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정치적 주장을 줄이고 범죄 기사나 추문 기사 같은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 내용을 실었다. 또한 사진과 그림을 활용하고 제목 크기를 키우는 등 편집 방향에 변화를 주었으며, 스포츠 뉴스, 연재만화, 퀴즈 등을 게재하며 독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19세기 말, 이러한 경쟁은 미국에서 퓰리처와 허스트 간의 신문전쟁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두 신문이 선정적인 기사를 남발하며 경쟁한 결과, 황색언론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는데, 이는 독자 확보를 위해 연재한 만화 「노란꼬마」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러한 선정적 언론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고조되면서, 신문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표방하는 정론지로 변화를 꾀하게 되었고,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언론의 틀이 갖추어졌다.
20세기는 신문이 주도하던 대중매체의 영역에서 더 나아가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 다양한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한 시기였다. 1895년에 발명된 영화는 1916년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 이후 장편영화의 시대를 열었고, 라디오는 1920년대에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텔레비전은 1930년대에 실용화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히 확산되면서 20세기를 대표하는 대중매체로 자리 잡았다. 이들 전통적인 대중매체는 대중의 사회화와 오락의 주요 수단으로서 20세기 내내 대중의 일상을 지배했다. 그러나 20세기 말부터는 전통적 대중매체와 다른 특징을 가진 뉴미디어가 등장했다. 인터넷,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팟캐스트 등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과 배포가 가능하며, 수용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해 생산자와 수용자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또한 뉴미디어는 전통적 대중매체와 달리 광고의 비중이 크지 않으며, 이는 이들 매체의 생산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1.4. 대중매체의 효과
현대사회에서 대중매체는 사회화의 대행기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중매체는 사회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문화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그들의 사고와 행동에 일정 수준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대중매체의 효과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두 가지 계기로 크게 높아졌다. 첫 번째는 1938년 오슨 웰스가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우주전쟁" 프로그램으로, 이를 들은 수천 명의 청취자들이 실제로 침입이 일어났다고 믿고 공포에 떨었던 사례이다. 두 번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대중매체를 이용해 대중을 세뇌시킨 사례로, 이를 계기로 대중매체의 선전 효과에 대한 연구가 깊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두 사건을 통해 대중매체의 막대한 영향력이 부각되었고,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대중매체가 대중의 사고와 행위에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강효과 이론(또는 탄환이론, 피하주사 이론)이 등장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중매체의 효과가 생각만큼 강하지 않으며, 여러 조건에 따라 효과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는 약효과 이론이 등장했다. 약효과 이론은 다시 대중매체의 효과가 강효과 이론에서 상정했던 것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약효과 이론에서 설명하는 만큼 약한 것도 아니라는 중효과 이론으로 발전되어 갔다.
초기의 효과이론들이 대체로 효과의 강도에 주목했다면, 중효과 이론 이후의 이론들은 강도보다는 어떤 조건에서 대중매체의 효과가 발휘되며 그 효과의 종류는 무엇인지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는 대중매체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발전하면서, 효과의 강도를 일률적으로 규정할 수 없고, 수용자의 특성이나 대중매체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상황 등에 따라 그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효과이론이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대중매체가 수용자의 사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