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1.1. 죽음의 구원론적 의미
1.1.1.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셨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구원론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먼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부분이 중요하다. 예수께서는 하느님께서 정하신 구원의 계획 안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돌아가셨다. 이는 구약성서에 예고된 "의로운 종"의 죽음을 통한 보편적 구속, 즉 모든 사람을 죄에서 해방시키는 구원의 신비를 성취하신 것이다. 사도 바울도 자신이 "전해 받았다"고 말하는 신앙고백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 죄 때문에 돌아가셨다."(1코린 15,3)라고 증언한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특히 고난받는 종에 대한 예언을 이루신 것이며, 예수님께서도 스스로를 그 고난받는 종에 비유하셨다. 부활하신 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성서를 해석해주셨던 것처럼, 그의 죽음은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따른 것으로, 베드로 사도가 "여러분은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그 헛된 소행에서 은이나 금 같은 없어질 것으로 속량된 것이 아니라, 흠 없고 티 없는 어린 양의 피와 같은,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로 속량된 것입니다."(1베드 1,18-20)라고 증거한 바와 같다. 이처럼 성서는 예수님의 죽음이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이루어진 구원의 사건이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보내어 죄인의 모습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게 하신 것으로,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분을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고 우리가 그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도록 하셨습니다."(2코린 5,21)라는 사도 바울의 말씀을 통해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으로 여겨져 버림받으신 적이 없으시지만, 그분께서는 우리의 죄와 연대하심으로써 십자가에서 우리를 대신하여 말씀하셨던 것이다. 이로써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당신의 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 주셨고" 우리가 "그 아들의 죽음으로 하느님과 화해하게" (로마 8,32; 5,10) 하신 것이다.
1.1.2.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그분을 '죄'로 만드셨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그분을 '죄'로 만드셨다"는 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에 대한 성서적 이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원죄의 결과인 인간의 죄는 죽음으로 처벌을 받아야 했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보내시어 우리 대신 죄책을 짊어지고 죽음을 겪게 하셨다는 것이다. 즉,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분을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신 것이다. 이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분 안에서 의로워질 수 있도록 하셨다. 이처럼 하느님의 이 구원 계획은 보편적인 구속의 신비로서, 사람들을 죄의 예속에서 해방시키는 속량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이루어진 이 구속의 신비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구원의 근본이 되고 있다.
1.1.3. 예수님께서는 성부의 구속하시는 사랑을 자유로이 받아들이신다
예수님께서는 성부의 구속하시는 사랑을 자유로이 받아들이셨다. 인류를 위한 성부의 사랑을 인간으로서 당신 마음에 받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요한 13,1).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기"(요한 15,13) 때문이다. 이처럼 고난과 죽음으로 예수님의 인성은 인류의 구원을 바라시는 하느님 사랑의 자유롭고 완전한 도구가 되었다. 과연 예수님께서는 당신 아버지께 대한 사랑으로 또 아버지께서 구하기를 원하시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당신 수난과 죽음을 자유로이 받아들이셨다. "누가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바치는 것이다"(요한 10,18). 그러므로 하느님의 아들은 가장 자유롭게 스스로 죽음을 향해 나아가셨다..
1.1.4. 그리스도의 죽음은 유일하고 결정적인 희생 제사
그리스도의 죽음은 유일하고 결정적인 희생 제사이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나님의 어린양"을 통해서 인류의 결정적인 구속을 완성하는 파스카의 희생 제사이며, 동시에 인간을 하느님과 화해시키고 일치시키는 새로운 계약의 희생 제사이다. 신약의 이 제사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신 성자의 피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리스도의 이 희생 제사는 유일하며, 모든 제사들을 완성하고 초월한다. 이 희생 제사는 우선 하느님 아버지께서 몸소 주신 선물이다. 바로 성부께서 우리를 당신과 화해시키기 위하여 당신 아들을 내어 주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는 사람이 되신 하나님의 아들이 자유로이, 사랑으로, 성령을 통해서 우리의 불순종을 보상하기 위하여 성부께 당신의 생명을 바치시는 봉헌이다.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는 구속적, 배상적, 속죄적 그리고 보상적인 가치를 지닌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