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조현병
1.1. 정의
조현병(Schizophrenia)은 심한 생물학적 부적응적 반응으로 주요 뇌의 기능인 인지, 지각, 감정, 행동, 사회적 활동이나 대인관계 등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정신질환으로 정의된다""조현병이라는 용어는 Schizo(분열)와 phren(마음)이 합해져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정신분열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2012년 1월부터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바로잡기 위해 조현병이라는 개정된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조현이란 사전적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뜻으로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되었는데, 병으로 인한 정신의 부조화를 치료를 통해 조화롭게 하면 현악기가 좋은 소리를 내듯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2. 원인
1.2.1. 생물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은 조현병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조현병 환자의 가족들은 일반인구 집단에 비해 조현병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현병 환자 형제의 조현병 평생 유병률은 10%정도이며, 한쪽 부모가 조현병인 경우 그 자녀의 발병률은 5~6%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조현병에 대한 유전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신경화학적 요인으로는 도파민 이론과 기타 생화학물질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도파민 이론에 따르면 도파민의 활성 과다로 인해 조현병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으로, 최근에는 도파민 활성의 증가가 급성 조현병의 발현과 관련되지만 만성 조현병의 증상과는 관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아세틸콜린, GABA와 같은 신경전달물질과 프로스타글란딘, 엔도르핀과 같은 신경조절물질의 비정상이 조현병과 관련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생리적 요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뇌의 구조적 이상, 신체건강 요인 등이 있다"". 출생 전 인플루엔자에 노출된 경우 조현병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으며, 임신기나 출산기 합병증, 임신기 영양결핍, 저산소증, 임부의 감염 등이 조현병 발생과 관련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뇌의 구조적 이상은 신경회로 간 소통 붕괴를 초래하여 조현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데,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측뇌실 확대, 제3뇌실의 팽창, 뇌실의 비대칭성, 뇌피질, 전두엽, 편도체, 소뇌 등의 위축, 대뇌 열구 확대, 피질 두께의 감소 등의 구조적 이상이 보고되고 있다"". 그 밖에도 측두엽 간질, 무도병, 출생 시 외상, 성인기 뇌손상, 알코올 남용, 뇌종양, 뇌혈관손상 등도 조현병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1.2.2. 심리사회적 요인
심리사회적 요인은 조현병의 원인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먼저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은 조현병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유전적 취약성을 가진 개인의 증상 촉발과 악화, 재발에 영향을 준다"". 즉 대학 진학, 취업과 같은 발달적 위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조현병이 자주 발병한다는 것이다.
한편 사회환경과 문화적 요인 역시 조현병의 발병에 관여한다"". 조현병의 발병률은 사회경제적 하위계층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열악한 주거환경, 부적절한 영양 섭취, 산전관리 부족, 스트레스 대처 자원의 부족, 절망감 등과 같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조현병의 증상 특성으로 인해 직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져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1.3. 증상
1.3.1. 양성증상
양성증상은 정상인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발현되는 것으로 주로 사고, 언어, 지각, 행동의 변화가 특징이다. 이는 급성 발병과 관련되고, 약물에 잘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양성증상으로는 망상과 환각을 들 수 있다. 망상은 모순된 증거를 고려하고도 쉽게 변경되지 않는 고정된 믿음으로, 피해망상, 과대망상, 관계망상, 기괴한 망상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환각은 실제로 없는 자극이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 현상으로, 환청, 환시, 환후, 환촉 등이 있다. 특히 조현병 환자들은 자신을 비난하거나 명령하는 소리를 듣는 환청을 가장 많이 경험한다.
이처럼 양성증상은 정신병적 증상을 대표하는 것으로, 전체적인 정신 기능의 황폐화를 초래하여 현실 검증력을 손상시키고 사회적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핵심 특징이다.
1.3.2. 음성증상
음성증상은 정상인들에게 존재하는 것이 부재한 것으로 주로 감정표현의 감소, 무의욕증, 무동기성, 운동성 실어증 등이 있다. 음성증상 환자는 감정의 변화가 없고 표정에 변화가 없으며 말수와 행동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음성증상에는 정서적 둔마, 실어증, 무의욕증, 무쾌감증, 사회성 결여 등이 포함된다. 정서적 둔마는 감정의 변화와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모습이고, 실어증은 사고의 느림과 개인 위생 관리가 어려운 모습이다. 무의욕증은 어떤 사회적 활동에도 무관심하며 목표지향적 행동을 하지 않는 모습이며, 무쾌감증은 긍정적 자극으로부터 쾌락을 경험하는 능력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 또한 사회성 결여는 타인과의 관계 형성 및 유지가 어려운 것을 말한다.
이처럼 음성증상은 환자에게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여 일상생활의 적응에 필요한 여러 사회적 기능들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또한 음성증상은 치료되기 어렵고 양성증상에 비해 항정신병약물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아 장기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1.4. 진단
조현병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을 듣고 환자의 정신 상태를 검사하여 이루어진다. 첫 발병인 경우 다른 신체질환이나 뇌질환으로 인해 조현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를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 뇌 컴퓨터단층촬영(CT), 뇌 자기공명영상(MRI),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뇌파 검사 등을 실시한다. 또한 환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심리검사(MMPI, K-WAIS-IV, Rey-Kim 등)를 실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과 전문의와 가족, 환자를 직접 면담하여 병력과 증상 정보를 얻는 것이다.
조현병의 증상을 설명할 때 단일증상은 거의 없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진단기준은 2013년에 새로 정립된 DSM-5 기준이다. DSM-Ⅳ-TR에 따른 진단 기준에서는 A항목에서 특징적인 증상 중 2개 이상이 1개월 중 상당기간 동안 존재해야 하며, B항목에서 사회적·직업적 기능부전, C항목에서 장해의 징후가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또한 D항목에서 분열정동 장애와 기분장애의 배제, E항목에서 물질 및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의 배제, F항목에서 광범위성 발달 장애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조현병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면담을 통한 자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정신과적 검사, 신체적 검사, 그리고 가족력 파악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1.5. 치료
1.5.1. 약물치료
약물치료는 조현병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들이 약물을 적절한 용량으로 6~8주 유지할 경우 급성기 증상의 상당 부분이 호전된다.
약물치료에는 1세대 항정신병 약물과 2세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사용된다. 1세대 항정신병 약물로는 할로페리돌, 클로로프로마진, 플루페나진 등이 있다. 이들은 대뇌의 도파민 경로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조현병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지만, 강직, 근육경련, 진전, 초조 등의 추체외로 부작용이 많이 나타난다.
2세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은 1세대에 비해 추체외로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음성증상 및 인지기능 저하에도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2세대 약물로는 클로자핀, 리스페리돈,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