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항생제의 이해
1.1. 항생제의 역할과 작용기작
항생제는 미생물이 생산하는 화학 물질로, 다른 미생물의 발육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작용을 한다. 항생제는 병원성 박테리아 감염의 치료 및 예방에 사용된다.
항생제는 종류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작용한다. 첫째, 살균 작용은 미생물을 직접 죽이는 것이고, 둘째, 정균 작용은 미생물이 더 이상 번식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정균 항생제의 경우 미생물은 결국 숙주의 면역 시스템에 의해 제거된다.
항생제의 작용 범위도 다양하다. 광범위 항생제는 다양한 그램 양성균과 그램 음성균에 효과를 나타내지만, 특정 미생물에만 효과를 나타내는 좁은 범위 항생제도 있다. 이렇듯 항생제는 작용 기전, 화학 구조, 항균 범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항생제의 작용 기전은 약물이 체내에서 효능을 발휘하는 생화학적 반응 과정을 의미한다. 항생제는 선택적 독성을 가져야 하므로, 병원체에 손상을 입히면서도 인간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주로 원핵생물을 표적으로 하는 항생제를 찾는데, 원핵생물과 진핵생물의 구조 및 기능적 특징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반면 곰팡이나 원생생물, 기생충과 같은 진핵세포 병원체를 대상으로 하는 항생제는 개발이 더 어렵다.
1.2. 항생제의 분류
1.2.1. 작용 기전에 따른 분류
항생제의 작용 기전에 따른 분류는 다음과 같다.
세균 세포벽 합성 저해 항생제는 세균 세포벽 합성을 방해하여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이다. 대표적인 예로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바네코마이신 등이 있다. 이들 항생제는 세균의 펩티도글리칸 구조를 공격하여 세포막 기능을 붕괴시킴으로써 살균 작용을 한다.
세균 세포막 기능 저해 항생제는 세균 세포막의 기능을 방해하여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이다. 대표적인 예로 폴리믹신 등이 있다. 이들 항생제는 세균 세포막에 작용하여 삼투압 조절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막 투과성을 변화시킴으로써 살균 작용을 한다.
세균 증식 저해 항생제는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여 정균 작용을 하는 항생제이다. 대표적인 예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테트라싸이클린, 마크로라이드 등이 있다. 이들 항생제는 세균의 핵산 합성이나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여 증식을 억제한다.
즉, 항생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세균 세포벽 합성 저해 항생제, 세균 세포막 기능 저해 항생제, 세균 증식 저해 항생제로 분류된다.""
1.2.2. 항균 스펙트럼에 따른 분류
항균 스펙트럼에 따른 항생제 분류는 광범위 항생제와 좁은 범위 항생제로 나눌 수 있다.
광범위 항생제는 다양한 종류의 그람양성균과 그람음성균에 효과가 있는 항생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항생제는 감염의 원인 병원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초기 치료제로 투여되며, 주로 세포벽 합성 저해제와 단백질 합성 저해제가 이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테트라사이클린계, 클로람페니콜,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등이 있다. 이러한 광범위 항생제는 다양한 감염증에 적용될 수 있어 유용하지만,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내성균 출현의 위험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좁은 범위 항생제는 특정 종류의 미생물에만 효과적인 항생제를 말한다. 이는 감염의 원인균이 명확한 경우 투여하여 내성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페니실린계,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주로 그람양성균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세포벽 합성을 저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좁은 범위 항생제는 특정 미생물에만 제한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감염증의 진단이 정확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종합하면, 광범위 항생제와 좁은 범위 항생제는 각각 장단점이 있어, 감염 상황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항생제 내성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항생제 처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3. 항생제 내성
1.3.1. 내제내성과 획득내성
세균의 항생제 내성은 크게 내제내성과 획득내성으로 구분된다. 내제내성은 그 균주가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내성 특성이며, 획득내성은 외부로부터 내성 유전자를 획득하여 내성을 나타내게 되는 경우이다.
내제내성은 세균이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던 생물학적 특성으로,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특정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그람음성균인 녹농균은 세포막 구조상 많은 항생제가 세포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어 β-락탐계 항생제 등에 내성을 나타낸다. 또한 결핵균은 세포벽 구조가 치밀하여 많은 항생제의 투과를 방해하므로 이에 내성을 보인다. 이처럼 세균의 고유한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내성을 내제내성이라 한다.
반면 획득내성은 세균이 외부로부터 내성 유전자를 획득함으로써 내성을 나타내는 경우이다. 세균은 유전자 변이나 다른 세균으로부터의 유전자 획득을 통해 새로운 내성 특성을 갖게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이다. MRSA는 메티실린 등 베타락탐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데, 이는 세균 자체가 가지고 있던 내성 유전자가 아니라 다른 세균으로부터 내성 유전자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균이 외부로부터 내성 유전자를 전달받아 내성을 나타내는 경우를 획득내성이라고 한다.
내제내성과 획득내성의 또 다른 차이점은 내성 기전의 확산 속도이다. 내제내성은 세균 개체 간 수직적으로 전달되지만, 획득내성은 다른 세균 간 수평적으로 전파될 수 있어 내성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에 따라 획득내성은 병원 내 감염관리와 공중보건 측면에서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즉, 내제내성은 세균의 고유한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내성인 반면, 획득내성은 외부로부터 내성 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