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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엔론사태와 내부고발의 당위성
1.1. 최악의 내부고발 사건 엔론사태
2001년 12월 4일, 9·11사태와 더불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 또 하나의 파장을 불러일으킨 대규모 파산이 발생했다. 미국 재계 7위의 에너지 기업인 엔론(Enron Corporation)이 여러 의혹들에 휩싸여 미국역사상 최대 규모 액수를 기록하며 파산한 것이다. 엔론의 의혹들이 세상에 공개된 것은 왓킨스 부사장의 내부고발을 통해서였다. 파트너십 운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부채를 은닉, 이익을 과다 계상하며 분식회계를 행해왔던 엔론의 부정과 비리를 폭로하며 결국 엔론은 파산하게 되었다. 2000년 5월 주가 90달러, 기업가치 7백억 달러에 육박했던 엔론의 실제는 이러했다. 2000년 매출액은 당초 발표한 1,007억 달러가 아니라 63억에 불과했고, 발표된 순이익이 25억 7천만 달러였지만 실제 내부 유보된 순이익은 4억 7,4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또 3분기 6억 달러 손실과 주주가치가 12억이 소멸된 것과 지난 5년간의 5억 8천 6백만 달러의 손실 모두를 숨겨왔다. 이러한 분식회계 사실이 내부고발을 통해 알려지자, 주가는 1달러 밑으로 하락했고 무디스는 엔론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인 Baa로 강등시킴으로써 엔론은 파산했다.
1.2. 엔론사태 이후
엔론사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으로 기록되었으며, 이로 인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파산이 아니라 미국 기업 시스템 전반의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엔론사태 이후 다음과 같은 결과와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 내부고발자의 현실이다. 내부고발자인 쉐론 워킨스 부사장은 회사의 부실 사항을 지적하여 상부에 보고하였으나 이로 인해 해고를 당하는 경험을 하였다. 하지만 엔론사태의 심각성이 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보호받을 수 있었다. 이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가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둘째, 엔론사태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엔론의 파산으로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고, 4,000명 이상의 직원들이 해고되었다. 또한 엔론 파산 이후 기업의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가 악화되면서 다른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과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연쇄적인 파산이 발생하였다. 더불어 정치권과의 유착 관계가 드러나면서 정치적 스캔들로까지 번졌다. 이는 경기 회복에 잠재적인 걸림돌이 되었다.
셋째, 엔론사태 이후에는 긍정적인 결과도 있었다. 미국 내에서 경제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이 도출되고 재정비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정치자금법 개정, 기업 지배구조 개선, 회계제도 개선 등의 논의가 가속화되었다. 또한 회계부정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사베인스-옥슬리법이 제정되었다. 이처럼 엔론사태를 계기로 미국 경제와 정치, 기업 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혁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처럼 엔론사태는 단순한 기업 파산을 넘어서 미국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긍정적인 변화와 함께 부정적인 결과도 초래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미국 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개선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1.3. 내부고발은 필요하며 정당한 행위인가?
내부고발은 조직의 비윤리적 실체를 폭로하여 사회에 교정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개인의 경력과 인간관계의 심각한 파괴를 낳는다는 문제가 있다. 내부고발의 정당성에 대한 논의를 위해 고려해야 할 핵심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폭로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내부고발은 개인의 양심과 도덕적 판단의 문제이다. 둘째, 조직규범이 개인의 가치에 우선하는가? 조직은 내부고발을 '함께 타고 있는 배를 흔드는' 배신행위로 간주한다. 따라서 비리사실을 알고 있는 조직의 구성원은 조직의 요구와 내면의 양심 사이에서 고민한다. 셋째, 무엇이 사회의 마땅한 역할인가? 내부고발은 사회적 규범을 추구하는 개인의 양심적인 저항이나, 그 대가는 대개 가혹하다. 그렇다면 내부고발의 보호는 사회의 당위적 책임인가?
내부고발에 대한 논란은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