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DSM(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1.1. DSM이란?
DSM은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한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이다. DSM은 임상가들이 쓰는 공통적인 언어이자 연구자들을 위한 도구이며, 임상과 연구를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교육자들을 위한 정신병리 참고 서적이며 보험, 제약회사, 법정에서의 의사결정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DSM의 목적은 다양한 정신질환자들의 진단과 분류체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연구자간의 합의된 의사소통은 물론 치료와 경과 및 예후를 보다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2. DSM의 역사
DSM의 역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해 왔으며, 인간의 정신장애에 대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보다 과학적인 분류체계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DSM의 분류체계 발전의 역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인류의 문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이상행동의 분류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 이상행동의 분류작업은 19세기 크레펠린에 의해 체계적인 분류작업이 전기를 맞게 되었고, 이는 DSM의 탄생에 밑바탕이 되었다.
DSM을 통해 여러 정신장애들이 분류되었고, 진단기준도 발전되었으며, 적용 가능한 여러 치료법도 강구되었다. 특히 DSM은 신뢰도, 타당도, 진단체계의 일관성 등에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연구와 임상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왔다.
DSM은 1952년에 DSM-Ⅰ이 처음 출간되었고, 2013년에는 DSM-5가 출간되었다. 이러한 DSM의 발전과 변화는 인간의 정신장애에 대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보다 과학적인 분류체계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1.3. DSM-5의 특징
DSM-5는 세계 39개국의 관계 전문가 1,500명 이상의 자문을 받는 등 매우 광범위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DSM-Ⅳ의 분류체계가 대폭적으로 개정된 것이었다"". 주요하게 변화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DSM-Ⅲ부터 DSM-Ⅳ-TR까지 사용되었던 다축체계가 폐지되었다. 이는 그동안 사용했던 축을 구분하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축Ⅲ에 기재되었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 중 일부는 DSM-5에서 독립된 진단으로 구분되기도 했다"".
둘째, 정신장애가 크게 22개의 범주로 새롭게 분류되었고, 세부장애의 소속과 진단기준도 상당 부분 개정되었다. 특히, 정신장애를 평가하는 범주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원모델을 일부 도입한 혼합모델(hybrid model)이 적용되었다. 혼합모델의 적용은 DSM-5 진단범주의각 제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정신분열 스펙트럼 장애(Schizophrenia Spectrum Disorders)'라든지 또는 '신경발달장애(Neurodevelopmental Disorders)'의 한 하위유형인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등과 같이 '???스펙트럼'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셋째, DSM-Ⅳ-TR까지는 개정판 숫자를 로마자(Ⅳ)로 표기했으나 DSM-5부터는 아라비아 숫자(5)로 표기하였다. 이는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임상연구의 진전에 따라 개정이 자주 계속 될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또 아라비아숫자로 개정판을 표기하는 것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DSM-5.1, DSM-5.2와 같이 개정될 것을 전제한 것이다"".
넷째, DSM-5는 제1부, 제2부, 제3부, 부록의 4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DSM-5의 소개 및 편람 사용에 대한 기초 등을 나타냈고, 제2부는 각 정신장애의 진단기준과 코드를 나타내었다. 제3부는 측정과 평가, 문화적 형성, 대안적인 성격모델, 추후연구를 위한 조건 등이 제시되었다"".
1.4. DSM의 한계
DSM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DSM-5가 과연 최고의 진단 안내서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일부에서는 정신건강의학의 연구자 및 임상가를 위한 최고의 안내서라고 극찬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DSM-5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미국정신의학회 내부에서도 DSM-5를 둘러싸고 의견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DSM-5 개정안을 진두지휘했던 APA의 특별전문위원회 위원장인 쿠퍼 박사는 DSM-5가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가 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APA의 특위전문위원장을 맡았던 프랜시스 박사는 일부 변경된 진단기준들이 정상 상태와의 구분이 어려워 허위양성 진단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DSM-5의 정신장애 진단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자로 잘못 진단되어 불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둘째, DSM-5가 정신장애의 원인보다는 증상과 증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피상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DSM-5는 단순히 통계적 또는 임상적 패턴을 기초로 정신장애의 증상을 수집했을 뿐 병리생리학적 기반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즉, DSM-5는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감과 엉성한 방법론의 조합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2. 주요 정신장애 진단범주
2.1. 강박 및 관련장애
강박 및 관련장애는 강박 사고 또는 강박적 행동이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는 정신장애를 의미한다"." 이는 특징적으로 개인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사고, 충동 또는 심상을 경험하며, 이를 억압하거나 중화시키려 하지만 실패하는 상태를 말한다"."
강박 장애는 강박 사고와 강박 행동의 두 가지 핵심적인 증상으로 정의된다"." 강박 사고는 개인이 경험하는 침투적이고 원치 않는 생각, 충동, 심상을 의미하며, 강박 행동은 이에 대한 반응으로 수행되는 반복적인 행동이나 정신적 행위를 뜻한다"."
이러한 강박 증상으로 인해 환자는 사회, 직업, 기타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현저한 고통과 손상을 경험한다"." 또한 이는 물질의 생리적 효과나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며, 다른 정신질환으로도 잘 설명되지 않는다"."
강박 및 관련장애의 하위 범주에는 강박장애, 신체이형장애, 저장장애, 모발뽑기장애, 피부벗기기장애 등이 포함된다"." 이들 각 장애는 강박적 사고나 행동을 핵심 증상으로 하지만, 구체적인 증상 양상과 특징에 따라 구분된다"."
예를 들어 강박장애는 반복적이고 침투적인 강박 사고와 이에 대한 강박적 행동이 특징적이다"." 신체이형장애는 자신의 신체 일부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집착이 있는 경우이며, 저장장애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축적하는 증상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강박 및 관련장애는 강박적 사고와 행동이 개인의 일상생활과 기능을 현저히 손상시키는 정신장애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2.2. 급식 및 섭식장애
급식 및 섭식장애는 개인의 건강과 심리사회적 기능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부적응적인 섭식행동을 나타내는 정신장애이다. 이 장애에는 이식증, 되새김 장애(반추장애), 회피적/제한적 음식섭취 장애, 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폭식증, 폭식장애 등이 포함된다.
이식증은 거식을 통해 체중 감소를 시도하는 정신장애로, 극도의 체중 감소와 심한 체중 집착, 음식에 대한 강박적인 관심 등의 증상이 특징적이다. 평소 정상적인 배고픔을 인지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공복감을 느끼며, 심한 공포와 불안으로 인해 먹는 것을 거부하는 행동이 나타난다.
되새김 장애(반추장애)는 섭취한 음식을 다시 입으로 올려보내 씹는 행동을 반복하는 장애이다. 주된 증상은 식사 후 음식물을 반복적으로 되가져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소화불량, 영양실조, 체중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회피적/제한적 음식섭취 장애는 특정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편감으로 인해 섭식에 제한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로 인해 영양실조, 성장 지연 등의 문제가 초래될 수 있으며,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극단적인 체중감량 행동과 왜곡된 체형인식으로 특징지어지는 정신장애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심각한 체중 감소, 극단적인 체중 관리 행동(과도한 운동, 자발적 구토, 하제 남용 등), 체중과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인식 등이 있다. 이로 인해 심각한 영양결핍 및 여러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신경성 폭식증은 폭식과 그에 따른 보상행동(구토, 하제 남용 등)이 반복되는 장애이다. 폭식 에피소드 동안 개인은 통제력을 상실하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르게 섭취한다. 이후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구토, 과도한 운동 등으로 보상행동을 하게 된다.
폭식장애는 주기적인 폭식 삽화와 이에 대한 고통스러운 반응이 특징이다. 폭식 삽화에서는 통제력 상실 속에 짧은 시간 동안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이후 죄책감, 우울, 혐오감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뒤따르지만, 이러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반복적인 폭식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급식 및 섭식장애는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정신장애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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