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진보꼰대라는 단어의 등장이 보여주는 세대갈등의 현실
1.1. 서론
'갈등'이란 "개인의 정서나 동기가 다른 정서나 동기와 모순되어 그 표현이 저지되는 현상"의 의미를 나타내며, 이러한 갈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일상 속에서도 나타나는 개인 간의 사소한 갈등부터 시작해서 개인과 단체, 단체와 단체, 심지어 나라와 나라 간의 갈등까지도 볼 수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정치분야에서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간의 갈등양상이 두드러진다. '보수주의'란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현체제를 유지하려는 사상이나 태도"를 말하며, 이와 반대로 '진보주의'란 "현재까지 일반적 가치로 인정되어 오던 전통적 가치나 정책, 체제 등에 반박하며 그 틀 자체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나 정책의 창조를 주장하는 사상 또는 태도"를 말한다. 이러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과거부터 항상 있어왔다. 특히 18세기 유럽의 절대왕정, 즉 보수주의에 반발하여 장 자크 루소 등이 주장한 개인의 자유와 평등에 기반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진보주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모습은 전 세계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지역마다 이 개념이 달라지기도 한다. 미국 일본, 대한민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자유주의가 진보주의 이념으로 간주되는 반면, 유럽권에서는 자유주의가 진보로 간주되지 않으며, 일부 진보적인 남미국가들은 보수주의 이념으로 평가한다. 이렇듯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전통적인 이념의 충돌이라고 볼 수가 있지만, 최근 이러한 이념을 파괴하는 '진보 꼰대'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이 단어의 뜻은 '진보'와 '꼰대'의 서로 반대되는 개념의 단어의 합성어로, 과거 독재정권의 부당함에 맞서 투쟁했던 586 세대들이 정치권에 들어온 후에 약속했던 2030과의 소통과 청렴한 이미지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그들이 싸웠던 보수정권의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모습을 비판하는 표현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김의겸 전 대변인 사태에 대해 "현 정권의 청와대 대변인도 결국 상가 임대 소득으로 노년을 설계했던 것"이라며 씁쓸한 심정을 토로했고, 이병철 문학평론가 역시 "김의겸 대변인 사태가 한국의 기득권 586 남성이 보여준 윤리적 파탄"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진보 꼰대'라는 이름 붙이기가 보여주는 새로운 세대 갈등의 모습은 무엇인지 대한민국에서의 세대갈등, 디지털화에 따른 세대 갈등, 코로나19로 인한 세대 갈등의 순서로 살펴볼 것이다.
1.2. 대한민국에서의 세대 갈등
대한민국에서의 세대 갈등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심화되고 있다. 먼저 '세대'란 한 생물이 생겨나서 생존을 끝마칠 때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며, 세대 구성의 기준은 시대적 변화와 문화적 격변에 대한 특정 세대의 집단 경험과 기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세대 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나이차별'이다. 나이차별은 연령을 기준으로 개개인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유발하는 가치체계로, 특히 청소년과 노인에 대한 차별이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과의 단절을 경험하고 근대화, 압축 성장, 산업화 등을 겪으며 나이에 따른 서열문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세대 간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세계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7명(65.8%)과 장년 10명 중 6명(56.0%)이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청년들 사이에서 노인에 대한 혐오감이 적지 않게 나타나며, 여성 청년들의 경우 남성 노인에 대한 혐오감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대표적인 세대 갈등은 86세대와 88만원 세대 간의 갈등이다. 86세대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이끈 세대로, 높이 평가받은 반면 이념 과잉과 기득권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반면 88만원 세대는 IMF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로 인한 완전고용 및 평생고용의 붕괴를 겪으면서 '삼포세대', '5포세대', '7포세대' 등 다양한 포기를 하게 된 세대로, 86세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않는다면 세대 간 갈등은 지속될 것이다.
1.3. 디지털화에 따른 세대 갈등
디지털화에 따른 세대 갈등"은 새로운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사이의 정보 격차, 즉 "디지털 디바이드"로 인해 발생한다. 평소 지하철을 보면 20~40대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50대부터 노인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 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디지털정보격차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디지털정보화역량 수준이 큰 차이를 보인다. 19세 이하는 126점, 20대는 144점, 30대는 137점, 40대는 114점인 반면, 50대는 70점, 60대는 41점, 70대 이상은 16점에 불과하다. 이처럼 젊은 층과 노년 층 사이의 정보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세대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대학생 인턴기자와 그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토론 실험에서는 세대 간의 정보 활용 방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학생 인턴기자들은 블로그, 트위터 등 인터넷을 주로 활용했지만, 부모들은 신문, 방송, 주변 사람과의 대화를 주로 활용했다. 젊은층은 통화나 편지보다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트위터에 더 편안해 하는 반면, 부모 세대는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세대 간 갈등이 발생했다. 기성세대는 기존 매체를 신뢰하는 반면, 젊은 세대는 인터넷의 정보를 더 선호하는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세대 간 디지털 정보 활용 능력의 차이는 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세대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김영석 교수는 "젊은층은 통화나 편지보다는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트위터에 편안함을 느끼지만, 부모 세대는 이런 방식의 소통에 익숙하지 않다"며 "부모가 먼저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자녀 블로그에 안부 메시지를 남기면 세대 간 거리가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디지털화에 따른 세대 간 정보 격차는 소통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험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호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최두진 센터장은 "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