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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음과 진정한 삶
1.1. 삶과 죽음의 고찰
인간의 탄생과 죽음은 무엇일까?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죽음을 경험하거나 눈앞에 두었을 때, 혹은 삶 자체에 회의를 느꼈을 때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삶의 반대편에서 자주 던지게 되는 질문이다. 하지만, 죽음은 슬프고 두려운 마지막이 아니라 그 자체를 삶으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삶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인간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 인간이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인간의 탄생과정과 죽은 후 땅에 묻히는(장례) 과정을 교차 편집하여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음을 던진다. 이를 통해 생과 사는 다르지 않다(生死一如)는 것을 보여준다.
1.2. 품위 있는 죽음
품위 있는 죽음이란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존엄성과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9년 대법원이 뇌사 상태였던 김 할머니 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도록 한 판결을 계기로,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안'이 발표되면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에 따르면, 2009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총 51개월 동안 입원해 암으로 사망하는 과정에서 '심폐소생술 등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가 635명이었으며, 이 중 528명(83.1%)이 임종 전 1주 이내에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 또한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에 따르면 연별 사전의료의향서 신청자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죽음을 피하거나 거부하기보다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품위 있게 맞이하고자 하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태도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사전의료의향서 작성과 호스피스 병동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의학적인 차원을 넘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인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1.3.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삶과 죽음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삶과 죽음은 인간이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되는 마지막 단계이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인간 본연의 모습을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호스피스 병동에는 이제 더는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암환자들이 대부분 입원해 있으며, 이들은 더 이상 치료받기보다는 편안한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다.
호스피스 병동의 의료진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