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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주 한옥마을의 현재와 미래
1.1. 서론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국내 여행의 규모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행 경험률은 89.2%였다. 국민 열 사람 가운데 거의 9명이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것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국민들이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여행을 한 셈이다. 국민들이 여행을 할 지역을 선택하는 기준 가운데 1순위는 여행지의 지명도였다. 방문지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43.4%가 여행지의 지명도를 고려한다고 답변했다. 학습자 본인도 여행을 할 때 여행지가 얼마나 유명하냐를 고려한다. 주변인들이 많이 다녀온 곳, 그래서 해당 지역의 지명이나 정보를 접해 본 적이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전통마을과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전주 한옥마을인 것도 이런 지명도가 작용한 것일 터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해(2018)에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한 관광객의 수는 1,054만 명에 육박한다. 2016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3년 연속으로 전주 한옥마을의 방문객 수는 1,000만 명을 넘었다. 이것은 매우 큰 수치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수를 5,000만으로 잡아도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그 해에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국민 관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학습자가 전주 한옥마을을 조사 대상이 되는 전통마을로 선정한 이유는 보편성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주 한옥마을이 다른 한옥마을들보다 유독 인기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을 시도해 보기로 하겠다.
1.2. 전주 한옥마을 여행의 솔직한 후기
전주 한옥마을 여행의 솔직한 후기는 다음과 같다. 전주 한옥마을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전라도 일대를 미곡 수출 기지로 지정한 후 일본인들을 이곳으로 활발하게 이주시키자 이에 반발하는 조선인들이 전주시의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근대식의 한옥을 지어 마을을 형성한 것이 시초이다. 따라서 전주 한옥마을에 지어진 한옥들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것들로 한옥치고 역사가 긴 한옥, 즉 '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일종의 계획도시들처럼 근대식 한옥들 약 700여 채가 밀집해 이루어진 하나의 마을을 형성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전주 한옥마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한옥마을 안에서 바라본 풍경보다는 밖에서 한옥마을을 바라본 풍경이었다. 오목대는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한옥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뷰포인트이다. 그런데 녹음이 무성해서 나뭇가지 사이로 한옥이 보일 뿐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오히려 한옥마을의 지붕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오목대와 비슷한 높이에 위치한 건물들에 자리한 카페의 루프탑이었다. 이런 카페들을 이용하면 한옥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겠지만, 한옥마을의 입구에서부터 카페 일색이어서 이곳이 지나치게 상업화되었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한옥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이곳이 지나치게 상업화되었다는 것이었다. 오목대에서 내려다봤을 때는 고즈넉하고 분위기 있었던 한옥들은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가서 둘러보면 식당과 카페, 길거리 음식을 파는 가게, 한복을 대여해 주는 가게가 전부였다. 그것도 아니면 필자가 묵었던 것과 비슷한 한옥민박집들이었다. 상점이 아닌 집을 찾아보는 것이 어려울 정도였다. 그나마 상점이 아닌 곳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과 전동성당, 공예품 전시관, 그리고 최명희 문학관 정도였다. 나머지 가옥들은 거의 다 상점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방문하는 코스라고 할 수 있는 곳이 경기전이다. 필자가 방문한 경기전은 건축물이 주는 느낌은 경복궁이나 창덕궁을 좁게 축소해 놓은 느낌이었다. 그나마 중앙 건물에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볼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경기전을 나오면 대각선 맞은편에 전동성당이 보이는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서양식 건축물이 이색적이었다. 하지만 성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할 만한 것이 없었다.
한옥마을 내에서 즐길 거리가 부족했던 까닭에 1박을 해야 하는 일정이 난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