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신화 속 등장 인물과의 인터뷰
1.1. 바리데기 선정 이유
한국 설화에는 생각보다 많은 여성형의 인물이 존재한다. 바리데기는 그중에서도 무속 신앙까지 들어와 오구굿을 할 때 부르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오구굿은 죽은 직후 혼을 기려 저승으로 천도하기 위해 하는 굿으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바리데기를 부르는 것이다. 바리데기가 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저승세계로 떠난 바리데기 설화에서 유래했다. 바리공주의 아버지 오구 대왕은 아들을 원하지만, 자식 7명이 계속해서 딸로 태어난다. 결국, 일곱째 딸 바리공주가 태어나자 오구 대왕은 바리공주를 함에 넣어 바다로 던져버린다. 버려진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자라는데 15세가 되던 해 오구 대왕과 그 부인이 큰 병에 걸린다. 병을 낫게 하려면 서천 서역국에 있는 약수를 구해와야 한다. 그러나 딸들은 이러한 여정을 거절하고 오구 대왕과 부인은 마지막 남은 딸 바리공주를 찾아 약수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서역국에 도착한 바리공주는 약수를 지키는 무상 신선의 요구에 따라 9년간 일을 하고 그의 청에 따라 일곱 명의 아들을 낳아준 후, 약수를 얻는다. 바리공주는 다시 부모에게 돌아왔지만 이미 부모는 죽어 장례를 치르고 있었다. 죽은 왕과 왕비의 입에 약수를 흘려 넣자 왕과 왕비가 다시 살아난다. 바리공주는 이 공적으로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오구신이 된다.
바리데기 설화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딸이라고 버림을 받거나, 버림을 받았는데도 부모를 위해 9년간 노역을 하고 아들을 낳아주면서까지 약을 얻어오는 희생과 같은 효도도 그러하다. 그러나 바리데기의 이야기와 삶이 현대 가치로 따졌을 때 과장되고 불필요해 보이기는 하지만, 개인주의가 극심한 현재 효도나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삶의 태도 등에 대해 고찰하여 타인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배려나 양보의 자세를 생각해볼 가치는 있다. 그리고 바리데기의 삶을 놓고 보면 시련을 이겨내고 부모를 구원하겠다는 개인적인 성취, 국왕을 부활시킨다는 사회적인 성취를 한 것이다. 여성의 몸으로 수난을 겪고 그를 이겨내어 정체성을 발견한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의 대상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1.2. 바리데기와의 인터뷰
그 날 밤, 저승에서 영혼을 인도하고 있던 바리데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선한 인상을 가진 여성으로,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바리데기에게 허락을 얻어 그녀에게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해보았다.
우선 자신이 공주의 신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느낌을 물어보았다. 바리데기는 "처음 공주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너무 놀랍고 어이가 없었어요. 저를 귀히 여기셨던 석가세존님 덕분에 그나마 살았지만, 공주라는 신분은 달랐죠. 부모님이 저를 버린 이유가 제게 큰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딸이라서였다는 것을 알게 되니 너무 슬프고 화가 났어요. 부모님이 살리기 위해 제가 그토록 고난을 겪었는데, 그런데도 언니들은 약수를 구하러 가는 것을 거절했다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을 버린 부모를 위해 9년간 고된 일을 하게 된 이유와 당시의 감정에 대해 물어보았다. 바리데기는 "그때는 그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부모님께 버림을 받았지만 그렇게 힘든 일을 한 건 처음이었죠. 부모님을 살리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9년이나 시간이 지체되었다는 걸 깨닫고는 너무 초조해졌어요. 그리고 무상 신선의 요구대로 아들을 일곱이나 낳아야 했으니 말이죠. 완전히 인생이 기구해진 것 같았어요."라고 답했다.
또한 부모님의 장례식을 보고 다시 살아나시는 부모님의 모습에 대해 어떤 감정이었는지 물었다. 바리데기는 "가슴이 철렁했어요. 당연히 살아계시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약수를 얻었으니 적어도 살아만 계셨으면 했는데 이미 돌아가셨더라고요. 그때의 허탈함과 간절함이 컸죠. 하지만 그 약수를 입에 흘려 넣다 보니 깜짝 놀랐어요. 살아나시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너무 기뻤어요. 부모님에 대한 미움도 이미 사라졌었거든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승을 지나가는 영혼들과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바리데기는 "삶과 죽음은 하늘의 뜻이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시 환생하고 윤회할 것이니까요. 그리고 부모님을 공경하고 돌보는 마음가짐은 어떤 시대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또한 시련이 닥칠 때 좌절하지 말고 극복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1.3. 인터뷰 질문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