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성경 읽기 입문
1.1. 성경 구조에 대한 이해
성경 구조에 대한 이해는 성경을 보다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먼저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성경은 여러 권의 책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본래는 한 개씩 따로 있던 두루마리가 어느 계기에 합본이 된 것이다. 성경의 정경화 과정을 살펴보면, BC587년 구약시대 유대국가가 바벨론에게 멸망한 후 페르시아에 점령되었고, 이후 알렉산더 대왕이 유다 땅을 정복하였다. 알렉산더 대왕이 단명하자 그의 부하 프톨레미가 이집트와 시리아를 지배하게 되었다. BC3세기 말 프톨레미 2세 때 이집트에 살고 있던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이 만들어졌다. AD90년에는 얌니아 랍비회의에서 구약 39권의 목록이 확정되었고, AD397년 카르타고 공회에서 신약 27권이 정경으로 채택되었다.
성경은 문학적 양식에 따라 역사서, 시가서, 예언서로 분류된다. 역사서는 창세기부터 에스더까지 17권, 시가서는 욥기부터 아가까지 5권, 예언서는 이사야부터 말라기까지 17권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서로 연관성이 부족하여 통일된 성경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시간 순서에 따라 성경을 재배열하여 살펴보면 보다 통전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창세기는 창조, 인류 일반 역사의 시작,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 70명이 이집트로 이주하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출애굽기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400년간 노예상태에서 해방되어 모세의 인도 아래 시내 광야로 들어가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민수기에서는 시내산에서의 인구조사와 가나안 정복을 위한 준비과정이 나오며, 여호수아기에서는 가나안 정복이 이루어진다. 사사기에서는 가나안 정복 이후 이스라엘 백성의 배교와 사사들의 역할이 다루어지고, 사무엘상하와 열왕기상하에서는 다윗 왕국과 분열왕국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포로기에는 북 이스라엘의 앗수르, 남유다의 바벨론 멸망과 포로생활, 귀환이 다루어진다. 이와 같이 성경의 내용은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하면 보다 유기적인 이해가 가능하다"이다.
1.2. 성경 핵심 사건에 대한 통전적 해석
성경 핵심 사건에 대한 통전적 해석은 성경의 전체적인 맥락과 흐름을 고려하여 각 사건들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성경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책이 아니라, 하나님 구원 계획의 점진적 전개를 보여주는 통전적인 책이기 때문이다.
특히 성경의 핵심 사건들은 이 구원 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창조와 타락, 아브라함의 소명, 출애굽, 모세 율법, 다윗 왕국, 바벨론 포로기, 예수님의 오심과 구속 사역, 초대 교회 시대 등의 주요 사건들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드러내는 핵심 고리들이다.
이러한 핵심 사건들을 성경 전체의 맥락에서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통전적 해석이다. 예를 들어 선악과 사건은 단순히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 타락의 근본 원인을 밝히고 이후 구원 역사의 발판이 되는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 역사의 출발점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능력과 섭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처럼 성경의 핵심 사건들을 개별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구원 역사의 맥락에서 바라보는 통전적 해석은 성경에 담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성경은 단순한 역사 기록이 아닌, 하나님께서 점진적으로 펼쳐 나가시는 구원 계획의 서사로 파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3. 선악과 사건의 의미
선악과 사건의 의미는 하나님이 왕이심을 인정하고 인정하지 않는 것의 차이로 볼 수 있다.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적어도 인정받고 싶어 하셨고, 그가 왕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칙이었다. 선악과 나무는 하나님이 왕이심을 보여주는 표징이었다. 아담이 선악과 열매를 따먹지 않으면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었지만, 따먹음으로써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하고 자신이 왕이 되려 했다.
선악과 사건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드러낸다.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에덴동산을 주시며 이 모든 것이 내 것이니 마음껏 누리고 행복하게 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명령도 주셨는데, 이는 하나님이 이 세상의 왕이시며 인간은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써 하나님의 왕권을 거부하고 자신이 왕이 되려 했다는 점에서, 선악과 사건은 인간의 죄성과 교만을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선악과 사건 이후 인류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게 된다.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예배하는 셋 계열과, 하나님을 거부하고 폭력으로 왕권을 장악하려는 가인 계열이다. 이들의 역사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성경이 '누가 왕이냐'라는 핵심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선악과 사건을 계기로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인간 사회 내부에서 벌어지는 왕권 다툼의 역사가 펼쳐지는 것이다.
종합하면, 선악과 사건은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과 왕 되심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지, 아니면 거부하고 자신이 왕이 되려 하는지의 문제를 드러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하나님을 인정하는 셋 계열과 거부하는 가인 계열로 갈라지게 되며, 이들의 역사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1.4. 가인과 셋의 역사적 의미
가인과 셋의 역사적 의미는 선악과 사건 이후 드러나는 두 갈래의 역사적 전개를 보여준다. 선악과를 통해 하나님의 왕권을 거부한 아담과 하와는 그 후손들 사이에서 크게 두 계열로 나뉜다.
먼저 가인 계열은 하나님의 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과 권력으로 통치하려 한다. 가인은 자신의 아우 아벨을 죽이고 에덴동편 땅으로 쫓겨나 그곳에서 도시를 건설하며 자신의 왕국을 세운다. 그의 후손들은 점점 세력을 확장해 나가며 문명을 발전시키지만, 그 근간에는 폭력과 힘으로 지배하려는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인의 후손인 라멕은 상처받았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고도 당당히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다.
이에 반해 셋 계열은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그의 통치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아벨이 죽자 하나님은 셋을 주어 이들 사이에서 예배공동체가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