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들어가는 말
1.1. 현대 신학계에 끼친 위르겐 몰트만의 공헌
현대 신학계에 끼친 위르겐 몰트만의 공헌이다. 몰트만은 '삼위일체 르네상스'시대를 맞이하게 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희망의 신학'을 기저에 둔 그의 신학 담론은 학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실천적-목회적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그는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을 모든 기독교 신앙과 신학의 규범으로 상정함으로써 서방교회에 기독교의 정체성을 각인시키고 철저히 기독교화 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또한 십자가에서 고난당하신 하나님을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음으로써 하나님 개념에 혼선을 야기했던 철학적 신(神) 개념인 무감정의 공식을 극복하고 성경의 하나님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몰트만의 삼위일체론은 신학적 사변에 머문 서방교회의 전반적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의 삶과 교회의 삶, 정치, 경제, 사회 등에서의 삶에 역동적 의미를 제시했다. 이러한 역동적/실천적 성향의 삼위일체론은 20세기 후반 신학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서방교회 전반의 삼위일체론을 혹독히 비판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세 위격의 독특한 친교와 상호내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적 삼위일체론을 지향했다. 이러한 사회적 삼위일체론이 20세기 후반 이후 삼위일체론 논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특별히 몰트만의 삼위일체론은 세 위격 하나님의 페리코레시스적 관계성을 강조함으로써 관계적 삼위일체론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2. 삼위일체론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몰트만
현대 신학계에서 '삼위일체 르네상스'시대를 맞이하게 한 주역은 위르겐 몰트만이다. 몰트만은 '삼위일체론' 이외에도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희망의 신학'을 기저에 둔 신학 담론을 전개하여 학술적 가치와 더불어 실천적-목회적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기여했다. 몰트만은 서방교회의 전통적 삼위일체론과 동방(정)교회적인 삼위일체론을 자주 비교하면서 자신의 삼위일체론을 설명하고, 그것에 영향을 주었던 이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밝혔다. 또한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과 세계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삼위일체론'이 사변적인 용도를 초월하여 실제적-실천적인 면에서 어떠한 공헌을 할 수 있을지를 논구했다.
몰트만은 삼위일체론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철학적-신학적 전통, 특히 하나님을 최고의 실체이자 절대적 주체로 규정한 서구 유신론의 전통과 비판적으로 대결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강변한다. 몰트만은 성경이 계시하는 하나님, 피조물과 관계를 맺으시는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전적으로 집중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직면할 때 비로소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몰트만은 하나님의 존재를 고통과 죽어감, 종국적으로는 예수의 죽음 가운데서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런 맥락에서 몰트만은 "십자가가 모든 것을 검증한다.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 안에 참 하나님 인식과 신학이 있다."라는 마틴 루터의 명제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하나님을 이해하는 그는 이 십자가를 기독교 신앙과 신학 전체의 중심점에 세운다. 따라서 그는 삼위일체론의 출발점이 종전처럼 '한 분 하나님'의 초월적 실체 내지 절대적 주체 개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구체적으로 계시된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적 관계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서 계시된 하나님은 결코 천상에 홀로 존재하는 단독자 하나님이 아니라 인류를 위시한 모든 피조물을 구속하기 위해 함께 동역하시는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 곧 관계성 속에서 친교와 연합을 이루시는 하나님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우리에게 무엇을 하고자 하시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유일한 창조자이기 이전에, 초월적 실체나 절대적 주체이기 이전에 십자가 사건 속에 계시된 삼위일체의 하나님이다. 몰트만은 십자가 사건 속에 계시된 하나님께서 고통을 당할 수 있는 분이라고 확신함으로써, 헬라철학과 기독교신앙이 결합되어 형성된 전통적 유신론의 형이상학적 신 이해는 물론 전통신학이 견지해 왔던 '무감정의 공식, apathieaxiom'을 부정한다. 몰트만은 하나님이 '공감의 신, deus sympatheticus'이라고 역설한다.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계시된 하나님은 피조물과 함께 고난당할 수 있는 하나님, 그러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고난을 극복하시는 하나님이라고 주장한다.
2. 몰트만의 삼위일체 논의의 배경
2.1. 서방교회 신학계의 정황
삼위일체 하나님 신앙은 터툴리안으로부터 출발하는 서방교회의 삼위일체론과 오리겐으로부터 출발하는 동방교회의 삼위일체론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삼위일체 논의는 동방교회의 아타나시우스와 카파도키아의 세 교부들에 의해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381)로 천명되었다.
5세기 초 서방교회에서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위일체론이 하나님에 대한 정통교회의 가장 권위 있는 해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위일체론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를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바른 삼위일체론 형성에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절대적 영향을 받은 중세 서방교회의 삼위일체론은 점차 사변적인 경향을 띄기 시작했다.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의 삼위일체론은 하나님을 설명할 때 철학적 개념을 과도하게 차용하여 추상적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16세기 칼뱅은 삼위일체론 적으로 신학을 체계화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그는 삼위일체 교리를 신학적 사유의 중심에 놓았고 삼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