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들어가며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은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부터 끝이 없는 우주를 연구하는 등 과학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20세기 초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책은 20세기 과학사를 장식한 세계의 눈부신 과학 지성들이 고전물리학의 한계를 타파하고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대표되는 현대물리학의 빛나는 성취를 만들어나가던 순간들을 담아낸 대중과학 이야기이다. 저자는 토비아스 휘터로 뭔헨과 버클리에서 철학과 수학을 공부한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이다. 기자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정확한 서술이 인상적이다.
2. 찬란하고 어두웠던 물리학의 시대 1900~1945
2.1. 불확실성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시대는 전쟁의 광기가 몰아치던 시대와도 겹치기 때문이다. 과학이 역사를 바꾸기도 하지만, 반대로 역사가 과학의 쓰임을 바꾸기도 한다. 이 책은 경이로운 과학적 발견의 순간들만을 다루지 않는다. 20세기 초반, 유럽 전역을 비롯해 전 세계를 참화로 몰아넣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가진 지식으로 전쟁에 복무하게 만들었다. 특히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새로운 과학혁명의 바람이 빚어낸 참혹한 재앙의 태풍과도 같았다. 나치즘의 횡포가 극에 달하던 시기, 여성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는 나치의 압박을 피해 독일을 떠나 스톡홀름으로 탈출하지만, 자신의 학문적 파트너 오토 한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국경을 초월한 연구를 이어나간다. 이들은 우라늄보다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들고자 했는데, 오히려 그 과정에서 중성자로 충격을 준 우라늄으로부터 원자 무게가 더 가벼운 바륨을 얻게 된다. 이로써 원자핵이 쪼개지고 분열될 수 있음을 알아냈을 뿐만 아니라 이때 생성되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밝혀낸다. 독일에서 발전하던 물리학이 나치가 권력을 잡으며 주춤하는 모습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치독일은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역학이 '유대인 물리학'이라며 '독일인 혹은 아리아인 물리학'을 부흥시키기 위해 위대한 물리학자들을 탄압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외국으로 망명하거나, 나치에 부역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결국 오토 한의 실험으로 독일은 원자폭탄을 연구하게 된다.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개인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정치 권력이 과학의 발전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 누구도 자신들의 학문적 열정과 진리에의 탐구가 살상무기 제조에 쓰이기를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찬란하지만 어두웠으며, 동기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던 이 시절을 저자가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