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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상고사의 이해
1.1. 신채호의 역사관과 저술 배경
신채호(1880-1936)는 조선 후기 역사가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충청남도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조부의 한학 교육을 받았으며, 성균관에서 수학하여 박사가 되었다. 이후 『황성신문』과 『대한매일신보』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애국계몽운동과 항일언론운동을 펼쳤다.
신채호는 1910년 신민회 동지들과 중국으로 망명하여 민족교육과 항일운동에 힘썼으며, 1919년에는 상해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하였다. 그는 독립운동을 위해 역사연구에 매진하였는데, 이를 통해 민족의 자주성과 독립정신을 고취하고자 하였다. 『조선상고사』는 그가 망명 시절 집필한 대표적인 저작으로, 고조선에서 백제 멸망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신채호는 역사를 '아(我, 주관적 입장의 민족)와 비아(非我, 주관적 입장의 다른 민족)의 투쟁의 기록'으로 파악하였다. 이를 통해 중국 중심의 사대주의적 역사관을 극복하고,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또한 실증주의 역사학 방법론을 차용하여 객관적인 역사 서술을 지향하였다.
신채호는 단군조선-고조선-부여-고구려로 이어지는 새로운 역사 인식체계를 제시하였다. 이는 기존의 단군조선-기자조선-삼한-삼국 체계와 차별화된 것으로, 만주에서 활약한 부여와 고구려의 역사를 중시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고구려 중심의 한국 고대사 서술, 백제와 신라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을 통해 우리 민족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당시의 식민주의 역사관에 대한 비판이자, 민족주의 역사관의 정립이라 할 수 있다. 『조선상고사』는 일제강점기 암울한 현실에서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독립운동의 기반이 되고자 했던 신채호의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1.2. 조선상고사의 구성과 핵심 내용
조선상고사는 모두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 총론에서는 신채호의 역사관이 드러난다. 그는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으로 정의하며, 이는 헤겔류의 변증법적 논리가 반영된 것이다. 또한 실증주의적 역사 연구방법론을 강조하였다.
제2편 수두시대에서는 단군조선의 사회와 문화가 소개된다. 우리 민족이 살던 강을 '아리라'라 불렀으며, 수두는 제단이자 공동체를 의미하였다. 각 수두마다 단군이 지배자로 있었는데, 가장 큰 수두를 '신수두'이자 '대단군'으로 보았다.
제3편 삼조선 분립시대에서는 기원전 4세기경, 단군조선이 세 개의 조선으로 분립되었다고 설명한다. 신한은 하얼빈, 불한은 해성, 말한은 평양에 수도를 두었고, 이후 남하하여 마한, 진한, 변한으로 발전하였다. 이는 기존의 삼한 정통론과 크게 다른 관점이다.
제4편 열국의 쟁웅시대에서는 부여와 고구려의 역사를 재구성하였다. 고구려의 존속기간을 기존보다 더 길게 보았고, 한사군은 요동지역에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제5편에서는 고구려의 전성기와 쇠락기를 다루었다. 태조왕-차대왕-신대왕의 관계를 형제가 아닌 것으로 보았고, 고구려의 강성 원인을 수두시대 이래의 '선배' 제도에서 찾았다. 이후 고국천왕 사후 왕위다툼으로 요동이 공손탁에게 넘어가고 위나라와 대립하여 쇠퇴하게 된다. 이후 평양으로 천도하며 남쪽 지역이 주무대가 되었다.
제6편에서는 고구려와 백제의 관계와 유래를 다루었다. 선비족에게 패배한 고구려가 백제를 공격하였지만 오히려 고국원왕이 전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백제는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섰고, 광개토대왕이 등장하여 백제와 왜를 격파하고 영토를 크게 확장하였다.
제7편에서는 고구려 남쪽에 위치한 백제, 신라, 가야가 동맹을 맺어 고구려에 대항했음을 설명하였다. 백제의 동성왕 때 위나라를 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