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발전은 인류의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지만, 동시에 지구 환경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기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는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룬 대가로, 환경문제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사회문제로 안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로 지목된다. 오랜 시간 동안 환경은 경제 성장과 무관한 외부 변수로 치부되어 왔으며, '깨끗한 환경'보다는 '풍요로운 생활'이 정책 우선순위의 기준이 되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역설적으로 그 풍요가 인간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대기 중의 미세먼지는 일상의 질병을 유발하고, 하천의 오염은 지역사회의 식수 기반을 위협한다. 여름이면 반복되는 폭우와 겨울의 이상고온은 더 이상 '이례적 기후'가 아닌 일상적 재난이 되었으며, 생태계의 균형은 인간의 소비 습관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 중심적 개발의 부작용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특히 한국은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와 수도권 중심의 도시 집중화, 그리고 수입 중심의 식량 구조라는 복합적 요소가 얽히며 환경위기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더불어 정책적 대응의 시계가 짧고, 환경문제가 복지나 고용보다 뒷순위로 밀리는 구조적 한계 또한 존재한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시민은 단지 피해자가 아니라, 문제의 일부이자 해결의 주체이기도 하다. 이 과제에서는 한국 사회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주요 환경문제를 다각도로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적 대안을 고찰하고자 한다.
2. 본론
2.1. 한국의 주요 환경문제 분석
2.1.1. 미세먼지 및 대기오염
한국은 2020년 기준 OECD 국가 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여전히 WHO 권고 기준을 초과하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 지역에서 심각한 수준의 대기오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 경유 차량, 공업지대의 배출가스, 그리고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대기오염은 천식, 폐질환, 심혈관 질환 등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매년 수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정부는 석탄발전 축소, 친환경차 보급 확대, 배출가스 저감장치 의무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정책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에너지 소비 구조 전반의 전환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특히 대기오염 문제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환경정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시민의 일상적인 실천과 참여가 수반되어야만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2.1.2. 수질 오염과 해양 오염
한국의 수질 오염과 해양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수계별 녹조 현상이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2023년에는 한강과 낙동강 일부 구간에서 여름철 녹조 경보가 상시화되었다. 이는 축산폐수, 산업폐수, 생활하수의 유입과 강 수류의 정체 현상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녹조 현상으로 인해 물고기 대량 폐사, 수질 악화, 정수 비용 증가, 식수 안전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해양 환경 보호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산업폐수, 생활하수, 선박 오염 등으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파괴되고 있으며, 특히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 인근 해역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으며, 이는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인간의 식탁으로까지 순환되는 문제를 초래한다.
경남 거제, 통영 등지의 굴 양식장에서는 플라스틱 부표가 부서지면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양식장을 오염시키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최근에는 동해안과 서해안 지역에서 선박 오염과 기름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여 어민과 지역 공동체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처럼 수질 오염과 해양 오염은 식수원 안전성, 수산업 종사자의 생계, 나아가 해양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협력하여 오염물질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기존 수계와 해양 환경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1.3. 토양오염과 농지 황폐화
한국의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토양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전국 산업단지 주변 지역에서는 중금속 오염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의 토양 내 카드뮴, 납, 수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 환경부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전국 조사 대상 중 약 18%의 지역이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오염은 농작물에 축적되어 결국 인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는 암 발병률 증가와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농지 황폐화 또한 심각한 문제다. 한국은 국토의 약 22% 만이 농지인데, 이마저도 도시 확장과 산업단지 건설로 인해 매년 평균 0.5%씩 감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