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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크의 통치론 개관
1.1. 자연상태와 자연법
인간은 본래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하며 독립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어떤 인간도 다른 사람의 동의 없이 정치적 권력에 굴복할 수 없다. 인간은 자연적 자유를 포기하고 시민사회의 구속을 받아들이는 유일한 방법으로, 공동체를 결성하기로 합의할 수 있다. 특정 수의 사람들이 하나의 정부를 구성하기로 동의하면, 그들은 하나의 단체로 결합하고 다수의 결정권을 갖게 된다. 이는 단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모든 개인은 하나의 정부 하에 있는 데 동의하면서, 다수의 결정에 복종하고 구속될 의무를 지닌다.
자연상태는 평화롭고 선의적이며 상호 부조와 보존의 상태이다. 이는 정치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개인은 완전히 자유롭고 평등하며 자연법에 의해 행동이 규제된다. 자연법은 이성에 일치하는 영원하고 보편적인 도덕법칙으로, 모든 사회질서를 구속하는 윤리적 규범이자 기준이다. 자연법의 핵심 내용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독립된 존재이므로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명, 건강, 자유 또는 소유물을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2. 전쟁상태와 노예상태
전쟁상태는 증오와 파괴의 상태이다. 타인의 삶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를 언어나 행동으로 표현하면 상대방과 전쟁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타인에게 무력을 행사하거나 무력의 의도를 드러내는데도 공정한 재판관이 없는 경우, 모든 사람은 자연상태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나 법이 자신을 방어하고 공격자를 처벌할 자유를 허용하므로, 전쟁상태야말로 인간이 자연상태를 벗어나 사회를 형성하게 된 주요한 이유이다.
노예제는 자연법을 어긴 결과로,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다. 자연적 자유란 세속의 어떤 상위 권력에도 종속되지 않고 오직 자연법의 지배만 받는 상태이다. 자유를 빼앗는 것은 곧 생명권 박탈과 같은 것이므로, 자신의 생명에 대한 권리를 가지지 못하는 사람은 노예가 될 수 없다. 노예상태는 합법적 정복자와 포로 간의 전쟁상태가 지속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전쟁상태와 노예상태는 인간의 자유와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상태이다. 인간은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사회를 결성하고 정부를 형성하게 된다.
1.3. 소유권과 재산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완전히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이다. 이들은 자신의 신체와 재산을 마음대로 이용할 자유를 누리지만, 타인의 생명, 건강, 자유 또는 소유물을 훼손할 자유는 가지지 않는다. 인간은 공유물에 자신의 노동을 투입함으로써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이 때 소유권은 생명권, 자유권, 재산권의 형태를 지닌다.
생명권은 자신의 생명 보존에 필요하거나 유용한 사물을 사용할 권리이다. 자유권은 자연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유롭게 행동, 소유, 처분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는 자연적 자유와 사회적 자유로 구분된다. 사유재산권은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타인의 권리를 배제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경우 소유권 성립을 위해서는 노동 투하, 보존, 충분 등의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소유권 성립의 정당성은 노동투하설에 근거한다. 공유물에 자신의 노동을 투입하면 그것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소유권에는 일정한 한계가 존재한다. 자신의 노동 외에 다른 사람의 노동을 빌리거나, 자신의 소유물 중 이용할 수 있을 만큼을 제외한 나머지를 소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소유물이 무용하게 버려지거나 손상되는 것도 정당한 소유권의 범위를 벗어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폐가 등장하게 되었다.
화폐는 인간에게 재산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화폐의 발명으로 인해 자신의 소유물이 썩어 없어지는 일은 줄어들었고, 따라서 개인이 더 많은 소유물을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소유물의 양이 늘어났다고 해서 그것이 정당한 소유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소유물이 무용하게 버려지거나 손상되지 않고 활용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처럼 로크는 자연법에 근거하여 소유권과 재산의 성립 및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개인의 생명권과 자유권을 바탕으로 자신의 노동을 통해 취득한 소유물에 대한 사유재산권이 성립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다른 이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일정한 한계가 요구된다.
1.4. 부권과 정치권력
부권(父權)이란 아버지가 자녀들을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권한과 책임이다. 부권에 의해 가족 구성원 간 권리와 소유의 개념이 형성된다. 또한 국가의 권력이 기본적으로 부권에서 파생되었다.
정치권력이란 모든 사람이 자연상태에서 가지는 권력을 사회에 양도한 것이다. 자연상태에서는 평화롭고 자유로웠지만, 타인의 침탈에 노출되어 권리 향유가 불확실했다. 이에 인간은 자유를 포기하고 사회를 형성하였고, 정치권력을 위임하여 재산과 생명을 보호받게 된 것이다.
부권은 자연의 특별한 권리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의 보호자라는 이유로 부여된다. 부모는 자식의 복지를 목적으로 자식을 다스릴 권력을 가지며, 그 보호가 중단되면 부모는 자식에 대한 권력을 상실한다.
한편, 정치권력은 모든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