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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서평 "조선의 뒷골목 풍경"의 '1. 소개'
이 책은 한문학자인 강명관 교수가 건강 문제로 휴가를 얻어 무료함을 달래며 쓴 책이다. 원래 한문학 연구를 위해 선인들이 남긴 문헌을 읽는 과정에서 문학과 관련되지 않은 자료들을 '계륵'이라고 부르며 수집하던 교수가, 이번 기회에 그렇게 모아둔 자료들을 활용하여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조선시대의 민중의, 즉 민간에서 활약했던 '이름 없는 명의들'의 이야기이다. 허준이나 유의 같은 '정통 의원'들과 달리,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했던 의사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둘째, 조선시대 서민들의 삶과 그들이 향유했던 문화, 특히 도박이나 유흥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시 사회 전반에 퍼져있었던 투전, 고스톱 등의 도박놀이와 술집, 기생 등의 향락문화가 다룬다.
저자는 공식적인 역사 기록에 누락된 민중의 모습을 복원하고자 했다. 기록된 역사 지식은 대개 왕과 양반계층의 삶에 집중되어 있을 뿐,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서민들과 하층민들의 일상은 상대적으로 배제되어 왔다. 이 책은 이런 비주류 민중의 삶을 이해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들과 달리, 무명의 민중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 허준이나 이순신 장군 등 유명인사의 화려한 업적과 달리, 가난한 백성들을 위해 헌신했지만 역사에 그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의사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이를 통해 역사는 권력과 지위를 가진 소수의 인물들 위주로 쓰여져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조선시대의 각종 유흥문화, 특히 투전, 도박 등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다룬다. 백성들의 일상적인 놀이문화나 향락문화가 역사적으로 어떠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과거 조선시대를 너무나 엄숙하고 권위적인 사회로 단정 짓는 고정관념을 깨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