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1.1. 대지모 신앙의 의의
대지모 또는 지모신은 땅을 관장하는 신으로 어머니와 같은 대지가 신격화된 존재이다. 대자연의 상냥함과 엄격함을 동시에 가진 지모신은 신화, 민속, 무속, 민간 신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지모신 신앙은 세계 각지에 예로부터 존재해왔는데, 이는 인류의 생산과 번영을 위해 자연을 숭배하는 보편적인 신앙체계라 할 수 있다. 대지는 인간에게 삶의 터전이자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졌기에, 지모신에 대한 숭배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대지모 신앙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종교 중 하나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환경과의 조화를 모색하는 데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1.2. 한국 및 세계 각국의 지모신 숭배 전통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고구려의 주몽신화에서 지모신을 찾아볼 수 있다. 주몽의 어머니 유화는 하백의 딸로 지신족(地神族)을 대표하는 인물이며, 주몽의 탄생과 활동을 통해 고구려의 국가형성과정을 보여주는 건국신화로 볼 수 있다. 또한 집들이 풍속에서도 금속제의 용기에 오곡의 씨앗을 담아 새 집에 들어가는 모습에서 성장과 번창, 풍요를 기원하는 지모신 숭배 신앙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돌에서 태어난 인간에 관한 신화와 관련지어 돌이 생명과 다산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있었으며, 이는 대지의 태내에서 돌과 광석이 발생하고 성숙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만족 신화의 지모신이자 생육의 여신인 다활곽이 돌 속에 들어 있다는 설이 해석된다.
몽골에서는 '어워'라는 돌무더기 숭배 신앙이 존재한다. 어워는 돌무더기를 쌓아 올려놓고 숭배하는 신앙물로, 청대 문헌에서 처음 언급되며 후에 티베트불교가 쇠퇴하고 무속신앙이 재흥하면서 널리 퍼졌다고 보인다. 몽골인들은 길을 가다 어워를 만나면 안전을 기원하며 돌을 바치는 등 숭배하는 풍습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르테미스가 대표적인 지모신으로 볼 수 있다. 아르테미스는 수렵과 궁술을 담당하며 어린이와 약한 자를 수호하는 여신이다. 원래는 처녀신이 아니라 선주민족의 지모신이자 다산과 출산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여겨졌다.
인도의 경우, 하랍파 문화에서 지모신 숭배가 나타난다. 신석기 시대부터 식량 생산과 함께 발달한 지모신 숭배 신앙은 여신상과 그에 얽힌 신화를 통해 확인된다. 지모신은 대지와 여성,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이처럼 한국을 비롯한 중국, 몽골, 그리스,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대지를 관장하고 생명을 주관하는 지모신에 대한 숭배 전통이 존재해왔다. 이는 자연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원시 신앙에서 비롯된 것으로, 각 문화권의 고유한 신화와 전설, 민속 속에서 발견된다.
1.3. 연구 목적
본 연구는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지모신 신앙의 특성과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몽골, 그리스, 인도 등 여러 문화권의 지모신 신앙을 비교 분석하여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지모신 신앙이 지닌 보편적 특성과 의의를 밝혀내고, 나아가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지모신 신앙이 가지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즉, 각 문화권의 지모신 숭배 신앙을 종합적으로 고찰함으로써 인간과 대지 간의 본원적 관계에 대한 통찰을 얻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2. 본론
2.1. 한국의 지모신 신앙
2.1.1. 고구려의 주몽신화
고구려의 건국신화인 주몽신화는 국가 건립을 위한 영웅적 활동이 생생하게 묘사된 것이다. 주몽은 부여 왕 금와와 하백의 딸 유화 사이에서 길러졌으나, 금와와 유화의 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