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교회의 본질
1.1. 실제적인 교회
실제적인 교회는 찬미와 비판의 대상이 된다. 역사적으로 보편화된 카톨릭 교회는 외적인 구조와 조직, 의식, 교리체계 등에서 찬미의 대상이 되지만, 그 내부에 숨겨진 권력, 부패, 형식주의 등을 통해 비판의 대상이 된다. 교회의 정당한 본질은 부당한 비본질에 의해 가려져 왔다. 기독교인에게 교회는 신앙의 대상이며,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 용서와 해방에 의지하는 죄인들의 공동체이다. 교회는 보이는 교회와 보이지 않는 교회가 하나로 존재하는데, 보이는 교회 안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교회의 신비가 있다. 교회는 세상에 대해 구별된 공동체이지만,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어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말씀 중심, 성령 중심, 공동체 중심의 삶을 회복해야 한다.
1.2. 교회 상의 파열
매콜리라는 유명한 역사가이자 정치인은 로마 카톨릭 교회에 대해 찬미의 목소리를 내었다. 교황 제도는 역사적으로 지속되어 왔으며 여전히 생명력과 젊은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톨릭 교회의 강력한 조직, 장엄한 의식, 심오한 신학적 체계, 기독교 문화에 대한 공헌 등이 매콜리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매콜리의 이러한 찬미는 교회의 본질적인 면모와는 무관한, 단순히 겉모습에 대한 것에 불과하다. 교회의 비본질적인 측면, 즉 권력 기구, 세속적 도구, 천박해진 대중적 기독교, 지배와 사치를 일삼는 관리 기구, 비복음적인 의식 등이 교회의 참모습을 가렸기 때문이다. 교회에 대한 찬미와 비판은 교회의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기독교인의 눈으로 볼 때 교회는 신앙의 대상이 된다. 교회를 믿는다는 것은 교회가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의 근원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교회가 성령에 의해 거룩하게 되어 있음을 믿는다는 뜻이다. 기독교인에게 교회는 하나님이나 신적 존재가 아니며, 자족적이거나 영원한 것도 아니다. 교회는 구원받은 신자들의 공동체이자, 늘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에 의존하며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보이는 교회와 보이지 않는 교회는 구분되지 않는다. 하나의 교회 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공존한다. 보이는 교회 속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교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교회의 가시성 안에는 본질적이고 내적인 측면이 배어있다. 외적 구조 내에 내적 본질이 함께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눈으로 볼 때만 교회의 본질을 볼 수 있다.
현대 교회는 때때로 세속적인 모습으로 치우치곤 한다. 교회는 예배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삶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어 세상으로부터 욕되지 않는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하며, 목회의 핵심 가치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회복해야 한다.
1.3.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교회
교회는 신앙의 대상이다. 기독교인들에게 교회는 찬미나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신앙의 대상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 신앙을 통해 이루어진다. 신앙 없이는 교회가 존재할 수 없다. 교회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워진 것이 아니라, 교회를 형성할 인간의 근본적인 결단인 신앙을 통해 세워진다.
신앙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헌신과 위임이며, 오직 하나님에 대해서만 근본적이고 무조건적이며 궁극적인 헌신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은 하나님만을 믿는다. 교회를 "거룩한 카톨릭 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것은 교회가 성령에 의해 거룩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교회에 대한 신앙은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교회가 하나님이 아니라는 것도 중요하다. 교회는 전지전능하거나 자족적, 영원하지 않다. 교회는 은혜와 진리의 근원이 아니며, 주님도 아니다. 교회를 신적인 존재로 여기려는 시도는 배제되어야 한다. 교회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