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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약한 자의 슬픔 - 작품의 의의
'약한 자의 슬픔' 작품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김동인은 현대 소설사에서 뚜렷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이다. 그의 문학은 계몽주의와 교훈주의를 청산하고 현대적인 단편소설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광수의 작품에서 사랑과 연애가 민족의 문제와 선각자의 계몽적 자각 속에 희석되었던 것과 달리, '약한 자의 슬픔'에서는 인간 본능과 감정의 발현이 본격적으로 탐구되었다. 특히 엘리자베트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연애감정, 여성의 성적 욕망에 대한 사실적 묘사는 기존의 유교적이고 금욕적인 관념을 뛰어넘는 실험적인 시도였다. 이를 통해 김동인이 말하는 '참예술', '참소설'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1.2. 김동인과 현대 소설의 확립
김동인(1900-1951)은 현대 소설사에 있어서 그 존재가 뚜렷한 위치에 있는 작가이다. 그의 문학은 이광수에 이르기까지 강하게 작용해 온 계몽주의, 교훈주의를 청산하는 과제를 실천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현대적인 단편소설의 확립자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김동인은 이광수의 계몽주의 문학을 비판하며 예술로서의 소설, 참소설을 주장하였다. 그에게 '참소설'이란 민족해방 따위보다 앞서는 '성스러운 그 무엇'인 것이다. 김동인에게 있어 근대성의 획득이 보다 긴요한 삶의 과제였으며, 이를 이념화한 것이 예술성, 즉 '참문예'였다. 김동인은 문체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데,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구어체와 과거형 종결어미의 사용을 통해 문체의 완성과 서술 주체의 확립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김동인은 현대 소설의 확립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의 작품 속에서 드러난 인물의 내면적 갈등, 낭만적 사랑, 육체적 욕망 등은 계몽주의 소설이 주류를 이루던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시도였으며, 이는 곧 그가 말하는 '참예술', '참소설'의 구현이었다고 할 수 있다.
2. 자유연애와 여성 육체의 재현
2.1. 근대 문학과 자유연애 관념
한국 문학의 근대화는 개화사상에 입각한 신교육을 받은 젊은 지식인들이 일본을 통해 유입된 서구적 문학 형식을 모델로 삼아, 한국적 정서와 경험을 새로운 문학 형식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들 젊은 지식인들에게 서구 문물의 충격과 인간 본연의 감정이 결합된 자유연애 관념은 문학의 근대화에 좋은 소재가 되었고, 문학은 역으로 자유연애의 대대적 유행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한국 최초의 근대 소설이라 불리는 이광수의 『무정』(1917)이 자유연애를 처음으로 다루었지만 인물들의 사랑과 연애는 민족의 문제와 선각자의 계몽적 자각 속에 희석되어 버린다. 이것이 김동인의 『약한 자의 슬픔』에 와서는 인간 본능과 감정의 발현이라는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탐구된다.
『약한 자의 슬픔』의 주인공 강 엘리자베트의 "연애"는 전적으로 그녀의 내면 속에서 일어난 주관적 감정이 일으킨 사건이다. 엘리자베트의 연애감정은 조건 없이 순수하며, 독립적이고 자유롭다. 또한 이 "연애"는 재래적 감각의 결혼이나 성적 결합에서 탈코드와 되는 동시에 새로운 형식의 결혼과 가정에 대한 소망 안으로 재코드화 되고 있다. 엘리자베트는 이환을 상기할 때마다 "결혼! 행복!", 혹은 "이환, 결혼, 신혼여행, 노후의 안락"으로 이어지는 몰아적이며 행복한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이는 성, 사랑, 결혼이 부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