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루이 14세는 오랜 시간 동안 강력한 왕권을 지닌 절대군주의 이미지로 기억되어 왔다. 프랑스 혁명 시기에는 독재자로 낙인찍혀 동상마저 철거되었지만, 19세기 프랑스 민족주의 시대에 수많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화려한 예술 문화를 선도했기에 다시 '위대한 프랑스'의 국민들의 자존심을 만족시키는 이미지로 부활하였다. 이후 연구자들은 루이 14세 시대의 사회경제적 구조와 민중 반란에 주목하게 되었다. 화려했던 루이 14세 시대 영광의 이면에는 고통 받는 백성들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후 반란 연구가 정치와 연관되면서 조세 징수 과정과 재정 운영 방식에 주목하게 되었고, 1980년대에는 루이 14세 정부가 중앙집권화에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당대인들의 루이 14세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절대군주로 여겨졌던 루이 14세의 실상과 이면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후 연구사는 군주의 행적보다는 군주정과 그를 움직인 사람들에 주목하게 되었고, 귀족들의 후견 조직망의 존재가 밝혀지게 되었다. 한편 문화사 분야에서는 루이 14세의 이미지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과 예술의 합작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처럼 루이 14세 이후 연구의 흐름은 그의 화려했던 치세의 실상과 이면을 비추며 절대군주의 실제 모습과 더욱 가까워져 왔다. 우리 조는 이번 발표에서 특히 루이 14세의 정치 선전 문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는 루이 14세의 이미지 자체를 해체시켜 이것이 철저한 계산에 따라 만들어진 것임을 밝히는 최근 연구 동향에 부합하는 것이다. 루이 14세는 끊임없이 자신의 왕권을 과시하고 강화하고, 귀족들을 통제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치 선전을 해 왔는데, 이를 베르사유 궁전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화려한 휴가 정치 권력
2.1. 루이 14세의 정치 선전 문화
2.1.1. 보르비콩트 성 연회와 베르사유 궁전 건축
1661년 8월 17일, 재무총관 푸케는 자신의 보르비콩트 성에서 화려한 연회를 열었다. 이 연회에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물의 요정 나이아스로 분장한 여배우 베자르 양이 왕을 맞이했고, 정원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이어졌으며 식탁에는 당대 최고의 요리사 바텔이 준비한 온갖 진귀한 요리들이 즐비했다. 정원의 화려한 분수와 외관, 최고급 가구 등은 모두 볼썽사나울 정도로 아름답고 화려했다. 이를 본 루이 14세는 크게 충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예술이 명예와 권력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루이 14세는 자신의 왕권과 지위를 과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루이 14세는 낡고 비좁은 파리의 루브르 성보다 화려한 푸케의 보르비콩트 성에 자존심을 상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연회 직후 루이 14세의 모후가 보낸 편지에는 "왕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는 자신보다 더 부유한 사람들을 결코 좋아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의 부는 자신의 것을 훔쳐간 것이라고 믿지요."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연회 이후 푸케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재산을 몰수당했다. 루이 14세는 이 사건 이후 갑작스럽게 베르사유 궁전 공사를 시작했는데, 보르비콩트 성을 공사한 건축가 르보, 정원사 르노트르, 화가 겸 실내장식가 르브룅 모두가 베르사유 건축에 동원되었다. 이를 통해 루이 14세가 보르비콩트 성의 연회에서 받은 충격이 베르사유 궁전 건축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왕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왕의 권위를 원했고, 이를 그 누구의 성보다 아름다운 베르사유 궁전의 건축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2.1.2. 프롱드 난과 왕권 강화
루이 14세가 파리를 피한 원인은 프롱드난의 기억 때문이었다. 마자랭에 반대하여 파리 고등법원이 민중을 선동해 일으킨 1차 프롱드 난(1648~1649)과 이를 진압한 뒤 권력이 강해진 콩데에 의해 벌어진 2차 프롱드 난(1651~1653) 등 일련의 반란은 루이 14세에게 강력한 왕권의 필요라는 정치적 교훈뿐만 아니라 파리에 대한 불안감을 가져다주었다. 특히 어린 나이에 모후와 마자랭의 손에 이끌려 파리 민중들의 함성과 야유로부터 몰래 탈출하여 전국을 방황한 경험은 루이 14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더구나 프롱드 난을 일으켰던 대귀족의 저택들이 루브르와 튈르리 궁전을 둘러싸고 있었고, 파리는 귀족부터 거지까지 50만의 인구가 모여서 늘 무질서와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루이 14세에게는 새로운 도시와 궁전이 필요하였다. 루이 14세의 프롱드난에 대한 기억은 베르사유 궁전 건축 및 궁정사회에서 왕권 강화와 귀족 통제의 의지로 표출된다. 루이 14세의 명을 받아 베르사유 궁의 정원을 조성한 르 노트르는 고대의 신화와 관련된 각종 상징들과 오브제들로 정원을 채워, 신화 속의 상징들이 루이 14세 개인의 영광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단화되었으며, 이 절대 군주의 왕권을 가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었다. 그 결과로 나타난 베르사유의 정원은 기하학적이고 바로크적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탈리아의 바로크 양식과는 다른 루이 14세만의 양식을 창조해냈다. 베르사유 궁전의 건물 역시 루이 14세와 그의 건축가들의 의도대로 수많은 상징들에 의해 채워졌다. 방들의 배치와 천장화, 그 안에 놓인 웅장하고도 화려한 각종 초상화와 조각품들은 루이 14세의 영광을 드높이기 위한 선전물들에 다름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베르사유라는 하나의 소우주가 탄생했다.
2.2.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2.2.1. 주축
주축은 궁의 중심인 '유리의 방'에서 시작해서 '물의 화단'으로 이어지고, 다시 '라토나 분수', '왕자의 가로', '아폴로 분수'로 이어지는 동서 방향의 축이다. 이 축은 '대운하'의 중심부를 가로지른다.
물의 화단은 두 개의 정사각형 모양의 물이 고여 있는 풀로, 햇빛을 반사시킴으로써 거울의 방의 파사드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르 노트르는 빛 역시 장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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