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그림으로 보는 니체와 하이데거
1.1.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적 관점
니체와 하이데거는 서구 근대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을 전개하였다. 니체는 기독교와 더불어 서구 전통 형이상학이 추구해온 진리, 선, 신, 이성 등의 가치 개념들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적 구성물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그는 이러한 가치 개념들이 인간의 힘에 대한 의지를 억압하고 삶을 부정하는 데 사용되어왔다고 비판하였다. 이에 니체는 이러한 전통적 가치관으로부터의 해방과 새로운 가치 창조, 그리고 인간 본성으로서의 힘에 대한 긍정을 주장하였다.
한편 하이데거는 서구 형이상학의 핵심을 '존재 망각'이라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서구 철학은 '존재자'에 대한 물음은 하지만 '존재'에 대한 물음은 소홀히 해왔다. 하이데거는 이러한 '존재 망각'의 근원을 그리스 철학이 로마어로 번역되면서 발생한 개념상의 변질에서 찾았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자 존재 자체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를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그는 현존재의 실존적 구조에 주목하여 시간성과 역사성을 강조하였다. 하이데거는 이를 통해 존재를 새롭게 해명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니체와 하이데거는 근대 형이상학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을 전개하여 전통적 가치관과 존재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고자 하였다. 이들의 사상은 이후 탈근대 철학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2. 니체와 하이데거의 시대적 영향
니체와 하이데거는 자신들의 시대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니체는 19세기 후반 근대 유럽 사회의 산업화와 자본주의 발달로 인한 폐해를 비판하였다. 그는 기독교 가치관의 쇠퇴와 더불어 등장한 허무주의와 허위의식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였다.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그는 기존 가치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 창조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한편 하이데거는 20세기 전반 서구 문명의 기술 합리화와 형이상학적 전통에 대한 깊은 회의를 드러냈다. 그는 근대 이성 중심주의와 객관주의적 세계관이 초래한 인간소외와 자연 파괴를 비판하였다. 이에 따라 그는 존재의 진정한 의미를 회복하고자 하였으며, 예술을 통한 진리의 발현을 주장하였다.
니체와 하이데거는 자신들의 시대를 진단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들은 모더니티가 초래한 가치의 해체와 세계관의 위기를 통찰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두 사상가의 철학적 탐구와 주요 개념들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
1.3. 근대철학과 탈근대철학
근대철학은 데카르트, 칸트, 헤겔 등에 의해 발전해 왔다. 이들은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며 객관적 진리의 탐구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후 니체, 하이데거, 데리다 등의 탈근대 철학자들은 이러한 근대철학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근대철학은 이성과 합리성을 토대로 객관적 진리를 추구하는데 주력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명제를 통해 사유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을 강조했고, 칸트는 선험적 형식에 의한 인식론을 발전시켰다. 헤겔은 이를 더욱 발전시켜 변증법적 사유를 전개하며 절대정신의 실현을 추구했다. 이처럼 근대철학은 인간이성의 능력을 신뢰하며 이를 통해 절대적이고 보편타당한 진리를 도출하고자 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 이러한 근대철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니체는 진리의 상대성을 주장하며 근대 합리주의에 대한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하이데거는 존재의 의미를 묻는 근본 물음을 제기하며 전통 형이상학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데리다는 언어의 구조적 특성에 주목하며 전통 형이상학의 토대인 '로고스중심주의'를 해체했다.
이들 탈근대 철학자들은 인간이성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각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진리와 존재의 문제를 새롭게 사유했다. 니체는 진리의 상대성과 해석의 다양성을 강조했고,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의 근원적 연관성을 탐구했으며, 데리다는 기표와 기의 간의 차연을 부각시켰다. 이를 통해 그들은 근대 형이상학의 토대였던 주체성, 합리성, 객관성 등의 개념들을 근본적으로 비판하고 새로운 철학적 지평을 열었다.
이처럼 근대철학과 탈근대철학은 진리와 존재, 인간 주체성 등의 문제에 있어 근본적으로 상이한 입장을 견지했다. 근대철학이 이성과 합리성에 기반한 보편적 진리를 추구했다면, 탈근대철학은 진리의 상대성, 해석의 다양성, 주체의 해체 등을 강조하며 기존의 철학적 전통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을 제기했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 속에서 20세기 철학은 새로운 지평을 개척해 나갔다.
2. 데리다의 해체주의
2.1. 데리다의 생애와 사상
자크 데리다는 1930년 7월 15일 프랑스의 오랜 식민지였던 알제리 엘비아르에서 유대계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년 시절부터 철학과 문학, 회화,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였으며, 특히 쇠렌 키르케고르와 마르틴 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았다. 데리다는 1952년 파리의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고등사범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여 본격적인 철학 공부를 시작했다.
졸업 후에는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에서 조교 생활을 하기도 했다. 1964년 에드문트 후설의 『기하학의 기원(1962)』을 번역한 공로를 인정받아 장 카바이예스 상을 수상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대학교수자격(아그레가시옹)을 얻은 데리다는 1965년부터 모교인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1966년에는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볼티모어 콜로키움에 참가했으며, 이후 미국을 자주 방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1967년에는 『글쓰기와 차이』, 『목소리와 현상』, 『그라마콜로지에 관하여』 등 데리다의 첫 저작 3권을 출간했다. 이 저작들에서 데리다는 후설의 현상학을 배운 후, 구조주의의 방법을 철학에 도입했다. 언어의 기호체계가 자의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전통적인 서구철학에 대한 구조해체를 주장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헤겔 뿐 아니라 후설, 하이데거 등 모든 철학적 전통을 형이상학이라 규정하고, 새로운 해석을 위해 해체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68년 5월 사건 이후 프랑스 보수정권에 반기를 들었고, 특히 철학에 대한 억압정책에 저항해 철학교육연구그룹(GREPH)을 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