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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우리 안의 우생학: 적격과 부적격, 그 차별과 배제의 역사』는 우생학(Eugenics)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과거의 잔재에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우생학이 단순히 과학적인 이론이 아니라 사회적·윤리적 문제라고 강조하며, 역사적 사례와 현대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통해 우생학적 사고가 어떻게 인간의 가치와 권리를 침해해 왔는지를 분석한다.
우생학은 19세기 후반 영국의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에 의해 처음 제안된 개념으로, 인간의 유전적 특성을 인위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골턴은 자연선택의 원리를 사회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유전적으로 우수한 사람들의 번식을 장려하고 열등한 사람들의 번식을 제한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개념은 20세기 초반 서구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졌고, 여러 국가에서 강제 불임법, 출산 제한 정책 등이 시행되었다. 특히 나치 독일은 우생학적 논리를 극단적으로 적용하여 유대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고 조직적인 학살을 자행하였다.
우리 사회에서도 우생학적 사고방식이 영향을 미쳤다. 과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제와 격리 정책이 시행되었고, 현대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한 출산 선택이 확산되면서 '건강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는 우생학적 사고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오늘날 노골적인 우생학적 정책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우생학적 사고방식이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전자 기술의 발전과 맞춤아기(디자이너 베이비) 논의를 들 수 있다. 특정 유전자를 선택하거나 배제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통해 '우수한 유전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