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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파킨슨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 명이 앓고 있는 두 번째로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1-2%에서 발생하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파킨슨병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약 11만 명의 환자가 등록되어 있다.
파킨슨병은 단순히 운동 장애만을 일으키는 질환이 아니라, 환자의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떨림, 경직, 운동완만 등의 운동 증상뿐만 아니라 우울, 인지장애, 수면장애 등의 비운동 증상까지 동반하여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또한 질병의 진행성 특성으로 인해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이는 의료진과 간호사에게 전문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간호사는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약물 관리, 증상 모니터링, 낙상 예방, 영양 관리, 심리적 지지 등 다각도의 간호 중재를 통해 환자의 기능 유지와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파킨슨병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근거 기반의 간호 접근법을 습득하는 것은 현대 간호 실무에서 필수적인 역량이라 할 수 있다.
2. 파킨슨병의 병태생리
파킨슨병의 핵심적인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중뇌 흑질(substantia nigra)에 위치한 도파민 신경세포의 선택적 손실이다. 정상적으로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는 선조체(striatum)로 도파민을 분비하여 운동 조절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파킨슨병에서는 이러한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행하면서 도파민 농도가 감소하게 된다.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는 이미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 중 약 50-60%가 손실된 상태이며, 선조체의 도파민 농도는 정상의 20-30% 수준까지 감소한다. 이러한 도파민 결핍은 기저핵-시상-피질 회로의 기능 장애를 초래하여 운동 개시의 어려움, 운동 속도 감소, 근육 경직 등의 특징적인 운동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도파민 신경세포 손실의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 환경적 독소, 산화적 스트레스,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단백질 응집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령 증가와 함께 이러한 병리학적 과정이 가속화되어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2.2. 알파-시누클레인 병리
파킨슨병의 또 다른 중요한 병리학적 특징은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응집과 축적이다. 정상적으로 알파-시누클레인은 신경세포의 시냅스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파킨슨병에서는 이 단백질이 잘못 접혀서 응집되면서 루이소체(Lewy body)라고 불리는 세포 내 봉입체를 형성한다.
루이소체는 주로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발견되지만,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뇌의 다른 영역으로도 확산된다. 이러한 병리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