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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아동 비만은 체질량지수(BMI)가 성별과 연령에 따른 백분위수 95% 이상에 해당하는 상태로 정의되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5세 미만 아동 중 3,800만 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에 있으며, 이는 1990년 대비 약 60% 증가한 수치이다. 국내의 경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학생건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의 비만율이 2010년 11.2%에서 2020년 25.3%로 급격히 증가하여 심각한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적 접근만으로는 아동 비만의 복잡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단순히 BMI 수치에 의존한 진단 기준은 근육량, 골밀도, 체지방 분포 등의 개별적 차이를 간과할 수 있으며, 특히 성장기 아동의 경우 정상적인 성장 패턴과 병리적 비만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현재의 비만 진단 기준이 서구 중심의 데이터에 기반하여 설정되었다는 점에서, 아시아계 아동들에게 적용할 때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2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아동 비만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주로 의학적 관점에서 개별적 요인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이러한 접근법은 비만이라는 복합적 현상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한계를 보인다. 특히 한국 사회의 급속한 사회경제적 변화, 교육 환경의 특수성, 그리고 문화적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서구 중심의 연구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아동 비만을 둘러싼 다층적 요인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보다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연구의 구체적 목적은 첫째, 아동 비만의 원인을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둘째, 현행 예방 및 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셋째, 아동의 건강권과 발달권을 보장하는 새로운 접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2. 아동 비만의 원인 분석
유전적 요인이 아동 비만에 미치는 영향은 약 40-70%로 추정되며, 특히 FTO, MC4R, POMC 등의 유전자 변이가 식욕 조절과 에너지 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쌍둥이 연구와 입양아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부모의 비만 여부는 자녀의 비만 발생 위험을 2-8배까지 증가시키는 강력한 예측 인자로 작용한다. 또한 후성유전학적 관점에서 볼 때, 임신 중 모체의 영양 상태와 스트레스 수준이 태아의 유전자 발현 패턴에 영향을 미쳐 출생 후 비만 감수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축적되고 있다.
그러나 유전적 결정론에 기반한 설명은 여러 측면에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