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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학 실험
1.1. 화학 전지의 원리
화합물은 양전하를 가진 원자핵 주변에 전자가 구름처럼 분포하여 구성된다. 원자나 분자를 둘러싸고 있는 전자는 원자와 분자의 종류에 따라서 쉽게 떨어져 나가서 다른 원자나 분자로 옮겨가기도 한다. 이때 전자를 잃어버리는 원자나 분자는 "환원"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산화-환원 반응은 산-염기 반응과 마찬가지로 화학의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녹색 식물의 광합성 반응과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몸 속에서 일어나는 대사 과정도 대부분이 이런 산화-환원 반응으로 생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분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해서 금속선을 통하여 전자가 흘러가도록 만들면 전기 에너지를 제공하는 전지(cell)를 만들 수 있다. 건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가 그런 화학 전지의 대표적인 예이며, 우리 생활에서 사용하는 전자 제품의 대부분은 이런 화학 전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산화-환원 반응에서 이동하는 전자를 금속선을 통하여 흐르는 전류로 만들기 위해서는 산화 반응과 환원 반응을 서로 분리한 반쪽 전지(half cell)를 금속선으로 연결한 "전지"(cell)를 이용한다. 특히 전류를 만들어서 전기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화학 전지를 "갈바니 전지"(galvanic cell)라고 부른다.
화합물이 전자를 잃어버리거나 얻을 경우에는 전하를 가진 이온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지는 이온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수용액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이용한다. 반쪽 전지에는 쉽게 이온화하여 산화 또는 환원될 수 있는 전해질(electrolyte)이 들어있다. 금속 전극은 금속선을 통해서 다른 쪽의 전극과 연결되어 있으며, 용액의 전하 변화를 상쇄시켜주기 위한 염다리(salt bridge)를 사용하기도 한다. 염다리는 U자형의 유리관에 KCl과 같은 염이 섞여있는 젤(gel)로 채워진 것으로 염다리를 통해서 수용액 중에 녹아있는 이온들은 이동할 수 있지만 두 용액이 직접 맞닿아 섞이지는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구성한 전지의 한 쪽 반쪽 전지에서는 화합물이 산화되면서 빠져 나온 전자가 전극을 통하여 다른 반쪽 전지로 흘러가서 전극을 통하여 수용액 중의 화합물에 전달되어 환원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 산화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을 산화전극(anode)이라고 부르고, 환원 반응이 일어나는 전극을 환원전극(cathode)이라고 부른다. 전자는 산화전극에서 환원전극 쪽으로 흘러가므로, 전류는 환원전극에서 산화전극 쪽으로 흘러간다. 이때 환원전극이 산화전극보다 전위가 더 높아서 환원전극을 (+)극, 산화전극 (-)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 전극의 전위를 절대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임의로 선택한 두 전극 사이의 전위차를 측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전극의 전위를 나타내기 위해서 많이 사용되는 기준 전극으로는 표준 수소 전극(standard hydrogen electrode)이 있다. 표준 수소 전극은 1기압의 압력으로 유지되는 수소 기체와 평형을 이루고 있으면서 하이드로늄 이온()의 농도가 1.0 M인 25℃의 수용액 속에 백금 금속으로 만든 전극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표준 수소 전극의 전위 를 0.00 V라고 정의하고, 다른 전극과 표준 수소 전극을 연결한 전지에서 얻은 전위차를 그 전극의 환원 전위(reduction potential)이라고 하고, 25℃에서 측정한 환원 전위를 표준 환원 전위라고 한다.
1.2. 전기화학적 서열 확인
전극들의 상대적인 반응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금속 전극과 금속 이온 용액의 반응을 관찰한다. 구리, 아연, 납 판 전극을 준비하고 각각의 1.0 M 질산염 용액에 담그면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반응성이 큰 금속은 다른 금속 이온을 환원시켜 석출되며, 반응성이 작은 금속은 용해되어 이온이 된다. 따라서 전극들 간의 반응 정도를 관찰하여 금속들의 반응성 순서, 즉 전기화학적 서열을 확인할 수 있다.
구리 전극을 아연 이온 용액에 담그면 용액의 색이 변화하지 않는데, 이는 구리가 아연보다 반응성이 작아 아연 이온을 환원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연 전극을 구리 이온 용액에 담그면 아연이 용해되고 구리가 전극 표면에 석출되는데, 이는 아연이 구리보다 반응성이 크기 때문이다.
납 전극을 구리 이온 용액에 담그면 납이 용해되고 구리가 석출되는데, 이는 납의 반응성이 구리보다 크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