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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사상
1.1. 플라톤의 예술사상
'미메시스(mimesis)'라는 말이 있다. 미메시스란 진짜를 원본으로 삼아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를 만들어내는 일, 즉 '모방'을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미메시스'라 했다. 그림뿐만 아니라 시, 조각, 음악까지 모든 예술은 실재의 대상과 현실을 가상의 공간 속으로 옮겨놓는 미메시스일 수밖에 없고, 플라톤은 이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인다. 그는 현실을 구분 짓는 진정한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이데아를 추구했으므로, '침대의 비유'를 통해 회화나 조각 등 시각 및 조형예술을 다소 열등한 것으로 평가한다. 플라톤은 침대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 그 종류에는 신이 만든 침대의 이데아, 목수가 만든 침대, 그리고 화가가 그린 침대가 있다. 화가의 그림은 침대의 이데아를 모방한 목수의 침대를 또 한 번 모사한 것이므로, 화가는 진리 또는 실체로부터 두 단계나 떨어져 있으며, 이러한 '모방의 모방'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사람들을 현혹하고 그들의 영혼을 이데아로부터 더욱더 멀리 떨어뜨린다고 했다. 여기에는 화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비극 시인의 작품까지 포함된다. 플라톤은 시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시인들의 시작이나 시의 음송이 합리적 제작 활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신적인 힘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즉, 시는 지식에 의한 것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영감에 의한 것이다. 이에 그는 자신이 그리는 이상에서 그림과 조각을 포함한 예술적 미메시스를 모두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라톤은 이러한 진리로부터 떨어진 예술 작품이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폐해를 일으키는 것을 이유로 들어 시와 예술의 문제점을 주장한다. 비극작품은 우리가 억제하려 하는 부정적 감정들을 장려하며, 비극 시인이 과도하게 슬퍼하고 공포를 조장하는 모방적 시나 쾌락, 폭력을 담아낸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면 훌륭한 사람들마저 그것을 좋아하고 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모방적 시인들은 인간의 이성을 파멸시키는 반면, 열등한 부분들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영혼을 나쁘게 한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이성이 욕망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인간의 욕망의 결과물인 예술을 이성이 컨트롤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비이성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심리적, 정서적, 도덕·윤리적인 위험을 두려워했다. 플라톤에 있어서 예술작품은 선정적이거나 폭력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므로 시와 예술은 불가피하게 검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모든 시와 예술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선의 이데아를 지향하게 하는 한에서만 그 존재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1.2.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사상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사상은 스승이었던 플라톤과는 상반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메시스(모방)라는 말을 통해 예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그에게 미메시스는 단순히 진리를 왜곡하는 사기행각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한 행동 방식이다. 즉, 모방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존 방식이며,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자 학습에 도움이 되는 지성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