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문학사 이해의 새로운 관점
1.1. 한국문학통사
국문학사는 나라 안에서 우리끼리 전승하고 연구하던 문학사이고, 한국문학사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공동의 관심사로 삼는 문학사이다. 조선문학사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통일 후의 관점을 포용한 문학사를 "우리문학사"라고 할 수 있다. 통사는 고전(근대 이전)문학과 현대(근대)문학을 함께 다루어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이 소중한 과업임을 명시하고 있다"."
1.2. 문학의 범위
문학의 범위는 광범위하며, 단순히 시, 소설, 희곡만을 포함하는 좁은 의미가 아닌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문학은 "언어로 이루어진 예술"로서, 말문학(구비문학)과 글문학(기록문학)을 모두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16세기 성리학자 이이는 "사람이 내는 소리 가운데 뜻을 가지고, 글로 적히고, 쾌감을 주고, 도리에 합당한 것이 문학"이라고 하였다. 또한 17세기 문인 김만중은 "사람의 마음이 입에서 나오면 말이 되고, 말이 절주를 가지면 가, 시, 문, 부가 된다"고 하며, 사람의 마음을 나타내는 말이 일정한 형식을 가지면 문학이라고 보았다. 이를 통해 문학의 범위에는 구비문학, 국어문학, 한문학이 모두 포함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8세기에는 박지원이 "천하가 천하인 연유에 두루 통달하고, 만물이 각기 지닌 느낌을 다 나타내는 것이 언어"라고 하며, 언어표현과 그 대상의 근원적 일치를 강조했다. 이는 언어가 분별이어서 형용하고자 하면 대상을 원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실제 창작에서 표현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다.
20세기 초 이광수는 "문학=literature의 번역어"라고 하며, 동서문학관의 융합을 제시하였다. 그에 따르면 문학은 "언어예술"이며, "형상과 인식의 복합체"로서 "현실에서 떠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즉 언어가 일상생활에 쓰일 때와는 달리 긴장된 질서를 갖추어 관심을 끌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인식내용을 제시하고 진실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주는 것이 문학의 특징이다.
따라서 문학의 범위는 단순히 시, 소설, 희곡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공문, 논문, 편지글 등 실용적 글이라도 인식과 형상을 갖추고 있으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대 이후 문학의 범위가 축소되어 수필만이 문학으로 인정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문학사적 폭을 인정하고 축소된 이유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한문학 또한 한국한문학으로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는 동아시아 공동문어문학이면서도 민족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 작가가 한국 독자를 대상으로 한국인의 생활을 다루었다면 한국문학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문학사는 작품의 역사가 아니라 문학생활 전반의 역사이므로, 구비문학, 한문학, 국문학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문학의 범위는 넓어야 하며, 말로 된 문학인 구비문학, 문어체 글로 된 한문학, 구어체 글로 된 국문문학이 상호관계를 가지고 발전해 온 역사를 다루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문학사의 실상이 드러나고, 국문문학이 세계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1.3. 문학의 갈래
문학의 갈래는 크게 작가 단위와 작품 단위로 나눌 수 있다.""
작가 단위에서의 문학의 갈래는 작가가 속한 사회의 어느 집단의 작가인지에 따라 결정된다.""작가들은 시대와 사회 속에서 특정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므로, 그들이 속한 문학담당층에 따라 문학의 성향과 특징이 달라질 수 있다.""예를 들어 무당, 군사적 귀족, 신라 귀족사회의 문인, 조선의 문과급제자 등 각 시대의 지배계층에 따라 작가의 문학관과 작품의 성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작품 단위에서의 문학의 갈래는 작품의 소재, 사상, 작품형성의 원리 등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전원문학, 전쟁문학, 역사문학 등 작품의 소재에 따라 갈래가 구분되고, 무속문학, 불교문학, 유교문학 등 작품의 사상적 바탕에 따라 갈래가 나뉜다.""또한 작품의 형성 원리에 따라 시, 소설, 희곡 등의 갈래로 구분할 수 있다.""
이처럼 문학의 갈래는 작가와 작품의 측면에서 다양하게 구분되며, 시대와 사회적 맥락에 따라 그 특성이 달라진다.""이를 바탕으로 한국문학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4. 시대구분
우리나라 문학사의 시대구분은 다음과 같다.
초기에는 구비문학만이 존재했다. 기원전후기에 한문 문학이 수용되어 정착되었다. 중세 시기에는 한문 문학이 상층 남성들에 의해 독점되었고, 중세 후기에는 한문 문학과 국문 문학이 공존하게 되었다. 상층 남성들이 한문학의 규범을 국문 문학으로 옮겼고, 상층 여성들은 국문을 자기 글로 삼아 생활 전반에 널리 사용하였다. 중세-근대 이행기에는 하층 남성들도 국문을 익혀 문자생활을 시작하였고, 상층 남성의 한문학과 상층 여성의 국문 문학이 서로 자극을 받아 복합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근대에는 국문 문학이 최상의 문학이 되었지만, 일제 식민지 통치로 인해 하층 여성과 근대 민족문학을 일으키는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다.""
1.5. 생극론의 관점
생극론의 관점은 개체들이 대립적이면서 상보적인 관계를 가지고 투쟁하면서 화합하고, 화합하면서 투쟁하는 관점이다. 이는 개체들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 문학사 서술의 과제라고 보는 관점이다.
기존에 제시된 관점들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 생극론이다. (가)와 (나)의 관점은 개체들이 표면화되지 않은 총체의 일부로 보거나 각기 배타적인 독립체로 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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