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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산업재해의 정의와 문제점
산업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이다. 산업재해는 귀중한 인명 손실, 근로자와 그 가족의 불행뿐 아니라 경제적 손실, 생산 의욕의 감퇴, 사회적 불안조성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산업재해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행정당국에서 기업체에 대한 안전지도와 감독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 산업현장의 환경과 작업조건이 더욱 다양해지고 새로운 공법과 원자재가 도입됨에 따라 산업재해로 인한 손상의 성질도 다양해져서 예방·요양·재활의 각 과정에서 특수한 의학적 지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1.2. 삼성반도체 산업재해 사례 개요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황유미(당시 23세) 씨가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황유미 씨가 사망하자 그의 부친은 같은 해 6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 측은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았고 급여지급도 거절했다. 이를 계기로 그해 11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발족되면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반올림에서는 삼성반도체 근로자들의 피해에 대한 삼성의 사과와 대책을 끊임없이 요구했으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의 근무환경과 백혈병 발병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2011년 서울행정법원은 고 황유미 씨 등 2명에 대해 처음으로 산업재해를 인정하였고, 이후 2014년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사과하면서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보상 절차에 착수하게 되었다.
1.3. 연구의 필요성
삼성반도체 산업재해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사례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다. 화학물질로 인한 근로자의 급성 및 만성 건강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기업의 안전보건관리 부실과 보상 체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사회 전반에 걸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정책과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산업간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반도체 산업재해 사례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산업재해 예방 정책 및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2. 삼성반도체 산업재해 사례 분석
2.1. 작업장 유해 화학물질 노출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는 크게 '웨이퍼 가공' 공정과 '칩 조립 및 검사' 공정으로 나뉘며, 각 공정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전리 방사선, 극저주파 자기장 등의 물리적 유해요인도 존재한다. 공정 과정에서 고온에 의해 유해한 부산물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도체 노동자들은 총 131종의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 그 중에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비소,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1급 생식독성 물질인 에탄올, 톨루엔 등 28종의 생식독성 물질에도 노출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반도체 여성 노동자의 림프종 발병 위험이 일반 국민에 비해 2.67배 높다. 또한 삼성반도체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 중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이 발견되었고, 이런 물질에 열을 가하면 추가적인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에서는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에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직업병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2.2. 기업의 안전보건관리 부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에서는 총체적인 안전보건관리 문제가 나타났다. 2013년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화성공장이 산업안전보건법을 1,934건이나 위반하는 등 안전보건관리가 매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의 질소가스 누출 사고와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의 암모니아 가스 누출 사고 등 주요 전자기업의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