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1.1. 서양철학사 개관
서양 철학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의 사상과 이론으로 이어져왔다. 고대 그리스 철학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에서 시작되었고, 중세 시대에는 그리스도교와의 결합을 통해 종교적 색채가 짙어졌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등의 합리론과 베이컨, 로크, 흄 등의 경험론이 대두되며 이성과 경험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19세기에는 헤겔의 변증법, 마르크스의 사회 철학, 니체의 생철학 등 새로운 관점이 등장했고, 20세기에는 후설의 현상학,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베르그송의 생철학 등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철학자들의 사상은 당대의 사회 문화적 배경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데카르트, 후설, 하이데거, 베르그송 등의 철학은 근대 및 현대 철학의 주요 흐름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독창적인 이론은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철학의 지평을 크게 넓혀왔다. 따라서 서양 철학사를 이해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1.2.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와 방법론
데카르트는 철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근대 합리주의 사상가이다. 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제시하며 이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드러냈다. 데카르트는 모든 기존의 신념과 지식에 대해 철저한 회의를 가하며, 이를 통해 의심할 수 없는 진리를 찾고자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도출된 '코기토'가 바로 자신의 존재 증명이었다. 데카르트에게 이성은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었고, 이에 따라 그는 학문과 지식을 체계화하는 엄밀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데카르트는 『방법서설』에서 인간 이성의 오류를 배제하고 확실한 지식을 얻기 위한 4단계 방법론을 제시했다. 첫째, 명증성의 원리에 따라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것만을 받아들인다. 둘째, 분석의 원리로 문제를 가능한 작은 단위로 나누어 접근한다. 셋째, 종합의 원리로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나아간다. 마지막으로, 검토의 원리를 통해 모든 과정을 꼼꼼히 검토하여 오류를 방지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철학적 사고뿐만 아니라 과학적 탐구와 논리적 사고에도 널리 활용되며, 근대 과학의 발전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데카르트는 철학과 과학, 수학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학문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는 철학적 사고가 단순히 추상적인 영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과학적 탐구를 통해 자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그의 좌표 기하학은 수학적 사고와 공간의 시각화를 혁신적으로 결합한 사례로, 현대 과학 기술의 기반이 되었다. 데카르트는 이성을 통해 자연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생물학, 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철학적 원리에 따라 통합하려 했다. 이러한 학제 간 접근은 현대 학문에서도 중요한 연구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다.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는 오늘날 비판적 사고와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유효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우리에게 단순히 기존 지식을 수용하기보다는 이를 분석하고 검증하여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디지털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진위를 판별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데카르트의 철학은 단순한 철학 작품이 아니라 사고 방법과 학문의 본질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을 제시한다. 그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태도를 통해 진리를 추구했고, 이성과 논리를 통해 학문을 체계화하고자 했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특히 비판적 사고와 합리적 판단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 중요한 가르침을 제공한다. 데카르트가 제시한 방법론은 문제 분석과 해결에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이는 학문과 삶에서 실천해야 할 철학적 지침이라 할 수 있다.
1.3. 후설의 현상학과 하이데거의 존재론
근대의 계몽주의와 합리주의는 자유와 해방을 주창했지만, 자본의 제국주의와 독점과 같은 새로운 문제점을 발생시키며 결국 타인을 새롭게 억압하는 기제로 전락했다. 이러한 시대 상황을 두고 후설은 학문이 현대문명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학문을 정밀한 학과 엄밀한 학으로 구분하였고, 철학이 바로 엄밀한 학이라고 보고 '현상학'을 창시하게 되었다. 현상학의 기본적 이념은 엄밀한 학의 추구, 무전제성과 판단중지이다. 후설은 모든 전제와 판단을 거두어 내면, 결국 남는 것은 의식과 현상 뿐이라고 보았다. 의식은 언제나 자신 너머의 대상을 지향하며 존재하는 초월성을 가진다. 또한 대상이 없는 의식은 없으며 대상 또한 그 자체로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작용(노에시스)에 의해 구성된 의식대상(노에마)이다. 현상학의 방법론에는 '현상학적 환원'이 있다. 이는 대상에 대한 판단을 중지하고 모든 당연시된 생각을 괄호 속에 묶은 채 의식 속에서 대상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후설 현상학은 의식 작용과 대상이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밝히며 데카르트식의 이원론(Cogito)과 관념론, 유물론을 넘어섰다.
후설의 제자였던 하이데거는 후설의 철학이 근대의 인식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의식이 어떻게 '존재'하느냐는 물음을 통해 실존주의 철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는 근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식론이 아닌 인간에게 가장 가깝고도 절절한 삶의 이야기인 '존재'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존재자가 다름을 지적한다. 각각의 존재자들은 각자 다른 존재 방식(Mode of Being)으로 살아가고 있으므로 존재자들의 합을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