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1.1. 엘리자베스 빈민법의 등장 배경
엘리자베스 빈민법은 1601년에 제정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빈민에 대한 처벌법과 빈민에게 노동을 부과함으로써 나태를 막는 법들이 있었다. 이러한 형태의 법들은 억압적이고 형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사회복지 차원의 빈민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당시의 법과 정책은 빈민들이 가난한 이유는 개인에게만 있다고 보는 입장이 두드러졌다.
중세의 봉건제도가 쇠퇴하고 절대주의 국가가 성립되면서 노동력을 중시하는 중상주의 국가정책이 중심이 되었다. 중상주의자들은 다수의 근면한 빈민들의 노동을 중요하게 여겼고, 이에 따라 농촌의 부랑자들을 대상으로 노동력의 착취를 위한 사회통제 정책으로 다양한 빈민법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인클로저 운동이 확대되면서 자영농 집단이 몰락하여 빈민 집단의 규모가 커지게 되었다. 또한 헨리 8세로 인해 로마교황청과의 갈등이 발생하여 수도원이 폐쇄되었고, 수도원에서 보호를 받고 지내던 빈민들이 약 88,000명 부랑자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렇게 부랑자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의 불안 요소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1601년 기존의 빈민법들을 하나로 모아 정리함으로써 부랑자들의 통제를 체계화하고자 엘리자베스 빈민법이 제정되었다.
1.2. 엘리자베스 빈민법의 주요 내용
엘리자베스 빈민법은 과거에 만들어졌던 법들을 반복하였고, 가족의 책임 범위를 조부모까지 확대 적용하였다. 이 빈민법은 빈민들을 노동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노동무능력자, 노동능력자, 요보호아동 또는 빈곤아동으로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일할 수 있는 빈곤층인 노동능력자는 생계유지를 대가로 공공작업장에서 강제로 노역시켰으며, 혼인여부와 관계없이 생활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는 사람에게 공공작업장이나 교정원에서 강제로 노역하도록 하였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형벌에 처하도록 하였다. 일반 시민들은 이들에게 어떠한 혜택도 제공할 수 없었고, 다른 지역에서 온 빈민들은 1년 동안 거주했던 장소로 되돌려 보냈다.
일할 수 없는 빈곤층인 나이 많은 노령자, 장애인, 불구자, 여성과 어린이 등의 경우 구빈원에 수용하여 최소한의 구제를 제공하였고, 집이 있는 경우 빈민 감독관이 난방, 의류, 음식 등의 현물을 보내는 원외구호 방식을 허용하였다.
아동 중 부모가 양육할 능력이 없는 요보호아동은 도제를 통해 보호하거나, 보호를 원하는 시민에게 위탁하였는데, 이는 장래 치안의 유지와 구빈 대상자로 되기 전 예방이 목적이었다. 도제제도의 연령은 남자 24살, 여자 21살 또는 혼인까지였다.
이처럼 빈민을 분류한 것은 빈민에 대한 억압정책을 부분적으로 포기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였다. 엘리자베스 빈민법의 재정적인 부분에서는 재산을 소유한 사람에게 구빈세를 매기고, 구빈 감독관을 임명하여 구빈행정을 담당하게 하였다.
1.3. 엘리자베스 빈민법의 시대적 의의
엘리자베스 빈민법은 이전까지 교회가 담당해오던 빈민 구제의 책임을 최초로 정부가 지게 되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정부는 지방세를 증가시키고 구빈감독관을 임명하여 빈민 관련 업무와 세금 징수 업무를 관리하게 함으로써 빈민 문제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개입이 이루어졌다. 또한 이 법은 이후 300여 년간 빈민 구제와 관련된 제도와 사상의 기반이 되었고, 현재의 공공부조제도의 초석이 되었다. 비록 초기에는 빈민을 단순히 사회적 불안요소로 인식하여 통제하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회복지 역사상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초로 빈민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복지정책이 시행되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 영국 사회복지법의 변천
2.1. 엘리자베스 빈민법 이후 등장한 관련 법제
엘리자베스 빈민법 이후에는 지속적인 문제점들로 인해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1782년에는 각 주 단위로 구빈을 조직적으로 행하기 위해 길버트법이 제정되었다. 이는 노동 무능 빈민에 대한 현금급여나 교정을 목표로 한 엘리자베스 법과 달리 새로운 인도주의적 구빈제도로 확립되었다. 이는 사회복지법의 발달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1869년에는 자선조직협회가 등장했는데, 이 단체는 빈곤가족의 체계적 관찰과 후원을 통해 자립하도록 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1884년에는 인보관 운동을 통해 빈민 지역에 봉사자들이 함께 생활하며 환경과 생활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나타났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역사회 문제를 직접 파악하고 개선하려는 사회개혁 운동이었다. 영국 사회복지법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1942년 베버리지 보고서의 등장이었다. 이 보고서는 사회보장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이후 영국에서는 사회보장법 등 관련 법제가 대거 제도화되었다. 이처럼 엘리자베스 빈민법 이후에는 다양한 구빈 관련 법제와 제도가 등장하며 사회복지법의 발전을 이끌어나갔다.
2.2. 길버트법과 자선조직협회의 등장
18세기 중반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인한 도시화와 생산양식 변화로 기존의 엘리자베스 구빈법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게 되었다. 1782년 길버트법은 구빈행정의 개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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