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인간관계론
1.1. 인간관계의 중요성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개인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매우 큰 것으로 여겨진다. 개인의 삶은 평생을 통해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인간관계를 맺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인간관계는 개인에게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인간관계는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기본적인 유대로써, 사회적 통합과 질서유지, 나아가 사회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의 소외와 고독, 갈등과 폭력 등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건강한 인간관계 형성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1.2. 다양한 인간관계
1.2.1. 일차적 인간관계와 이차적 인간관계
일차적 인간관계는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의해 형성되는 인간관계를 말한다. 이는 본인의 선택이나 의사와 상관없이 부여되는 운명적인 인간관계이다.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지 못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차적 인간관계에 한 번 들어가게 되면 평생 그 관계 속에서 지내게 된다.
반면 이차적 인간관계는 개인적인 매력, 직업적 이해관계, 가치(또는 이념, 사상, 신념, 종교, 취미)의 공유에 의해 형성되는 인간관계이다. 이차적 인간관계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될 수 있으며, 가입과 탈퇴가 비교적 자유롭다. 또한 일차적 인간관계에 비해 관계가 일시적인 특징을 지닌다.
즉, 일차적 인간관계는 운명적으로 주어지는 인간관계인 반면, 이차적 인간관계는 개인적인 선택에 의해 형성되는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다.
1.2.2. 수직적 인간관계와 수평적 인간관계
수직적 인간관계는 상급자와 하급자 간의 불평등한 관계이다. 상위자에게는 하급자에 대한 지휘, 통솔, 명령, 책임, 보살핌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반면, 하급자에게는 상위자에 대한 복종, 순종, 존경, 지지의 역할이 기대된다. 동양문화권에서는 이러한 수직적 인간관계가 잘 발달되어 있으며 상급자와 하급자의 행동 규범인 '예의'가 체계화되어 있다.
반면 수평적 인간관계는 서로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 간의 평등한 관계이다. 교우관계, 연인관계, 부부관계 등이 대표적인 수평적 인간관계의 예이다.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인간관계는 전통적인 수직적 인간관계와 서구의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반영된 수평적 인간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유교적 전통의 영향으로 사회적 상하관계가 비교적 명확한 위계질서가 있지만, 동시에 평등과 자유를 중시하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상과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대인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1.2.3. 우호적 인간관계와 적대적 인간관계
우호적/협동적 인간관계에서는 서로에 대해서 우호적인 호감을 지니고 서로를 도우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일하는 협동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며 갈등 상황에서도 원만하게 해결책을 모색하려 노력한다"" 상대방에 대해 존중심을 가지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 하며 서로를 신뢰하고 공감한다""
반면 적대적/경쟁적 인간관계에서는 서로를 적이나 경쟁상대로 인식하여 적대감정을 갖고 상대가 하는 일을 방해하거나 비협조적인 태도를 나타내게 된다"" 이런 관계에서는 의사소통이 단절되고 갈등이 지속되며 상호 불신과 반목이 깊어진다"" 상대방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 목표 달성에만 몰두하게 되어 서로를 깎아내리고 비난하게 된다""
이처럼 우호적 관계와 적대적 관계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태도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며, 전자는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반면 후자는 갈등과 반목을 특징으로 한다"" 개인의 성격 특성이나 과거 경험, 상황적 요인 등에 따라 이 둘 중 하나의 관계가 형성되고 지속되게 된다""
1.2.4. 애정중심적 인간관계와 업무중심적 인간관계
애정중심적 인간관계는 상대방에 대한 매력이나 호감에 의해서 관계가 형성되며 상대방과 사랑이나 우정을 주고받는 것이 관계 유지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인간관계이다. 이러한 관계는 애정교환의 만족도에 의해 관계가 유지되며 사람 자체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인간관계이다.
반면 업무중심적 인간관계는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그와 함께 하는 작업이나 업무 때문에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되는 인간관계이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게 되는 이득과 성과가 주요한 목적이 된다.
즉, 애정중심적 인간관계는 상대방에 대한 매력과 감정적 교류가 중요한 반면, 업무중심적 인간관계는 실용적인 이해관계와 상호 이익이 더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전자가 인간 자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중심이 된다면, 후자는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애정중심적 인간관계에서는 정서적 교류와 만족도가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업무중심적 인간관계에서는 실리적인 이득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1.2.5. 공유적 인간관계와 교환적 인간관계
공유적 인간관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각자가 상대방의 행복과 불행에 각별한 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 서로의 관계에서 주는 것만큼 받고 받는 것만큼 되돌려 주어야 하는 호혜성의 원칙이 무시되고 초월된다. 상호작용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별개의 독립적 개체로 지각하기보다 '우리는 하나'라고 느끼는 상호의존적 존재로 인식한다. 상대방이 자신의 이기적 목적에 이용되는 수단적인 존재가 아니라 만족스러운 친교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관계이다. 두 사람의 내면적 특성이 공유되어 상호의존성이 높고 강한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이 관계에서는 타인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며 타인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으로 경험된다. 일반적으로 공유적 관계는 가족과 연인 또는 매우 친밀한 친구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인간관계의 유형이다.
반면 교환적 인간관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타인의 행복에 특별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거래적이고 교환적인 성격을 지닌다. 거래와 교환의 공정성, 즉 이득과 손실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는 만큼 받고 받는 만큼 주어야 한다는 호혜성의 원칙과 투자한 만큼 보답이 되돌려져야 한다는 형평성의 원칙이 적용된다. 이득과 손실의 불균형은 갈등과 대립을 초래하여 지속적인 간계를 위협하게 된다. 교환적 관계를 지배하는 호혜성과 형평성의 원칙은 경제적인 이윤추구를 지향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개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개인주의 사회의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삶 속에는 공유적 관계와 교환적 관계가 서로 얽혀 있다. 그러나 현대인이 경험하는 고독의 문제는 현대사회의 인간관계에 교환적 관계가 만연해 있다는 점과 관련되어 있다. 달리 말하면, 공유적 관계와 교환적 관계에 적용되는 원칙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든 관계에 교환적 관계의 원칙을 적용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부모자녀관계, 부부관계, 형제자매관계, 친구관계, 연인관계가 이러한 교환적 관계로 파악되고 따라서 그 관계에 호혜성과 형평의 원칙을 적용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는 타인과의 친밀한 유대와 신뢰의 욕구가 충족될 수 없다. 우리의 삶 속에서 공유적 관계를 맺지 못하고 교환적 관계만으로 인간관계가 이루어질 경우 필연적으로 고독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1.3. 부적응적 인간관계
1.3.1. 인간관계 회피형(고립형)
인간관계 회피형(고립형)은 인간관계를 회피하고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와 동기가 적으며, 인간관계에 매우 소극적이어서 거의 친구가 없거나 인간관계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다. 인간관계보다는 일, 특히 혼자 하는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관계 회피형은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심리적 이유에 따라 경시형과 불안형으로 구분된다. 인간관계 경시형은 인간관계가 삶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으며 실상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인간관계보다는 학문이나 공부, 예술적 작업, 종교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며, 인간관계에 시간을 들여 신경 쓰는 것은 헛된 낭비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고독을 즐기는 경향이 있으며, 삶에 대해 허무주의나 비관주의로 흐르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이 장기화되면 생각이나 행동이 독단적이고 자폐적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인간관계 불안형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불안하고 두려워서 인간관계를 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인간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가 있지만, 실제로 사람을 만나면 긴장되고 불편한 감정을 느껴 회피하게 된다. 가족이나 소수의 친한 친구들, 즉 안심하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만 인간관계를 유지할 뿐이며,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다. 이러한 인간관계의 불안이 극심해지면 대인공포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들은 대체로 성장과정에서 매우 엄격하고 비판적이며 평가적인 부모나 주변 사람의 영향으로 자기가치감이 저하되고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게 된 경우가 많다.
1.3.2. 인간관계 피상형
인간관계 피상형은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피상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 넓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때로는 지나칠 만큼 교제범위나 활동범위가 넓으며 다양한 부류의 많은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한 친구가 없다. 즉, 아는 사람은 많지만 진정한 친구가 없는 사람들이다. 평소에는 커다란 갈등 없이 지내지만 어려움이 생기면 속마음을 털어놓고 자신의 고민이나 괴로움을 같이 나눌 사람이 없기 때문에 심한 외로움과 고독감에 빠져들게 된다.
이들은 다른 사람과 깊이 있고 밀착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면 자신이 상대방에게 구속되어 종속됨으로써 자율성이나 자기정체감을 잃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또한 자신의 개인적인 은밀한 정보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며 또한 상대방의 사적인 은밀한 신상 이야기를 듣는 것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과 관계가 너무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서 위협감을 느끼므로 다른 사람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피상적인 수준에서 사귀는 것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들은 피상적 인간관계를 맺는 이유에 따라 실리형과 유희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인간관계 실리형은 인간관계의 주된 의미를 실리적인 목적에 둔다. 이들은 인간관계를 현실적인 이득을 위한 거래관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업무나 추구하는 목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으로부터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되면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들은 인간관계 속에서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으며 따라서 순수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인색하다. 인간관계를 현실적 이해관계의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상대방의 사적이고 내면적인 삶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자신의 약점이나 깊은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으며, 애정중심적 인간관계보다 업무중심적 인간관계에 과도하게 치중한다.
지나치게 성취중심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실리형이 많으며, 이러한 경향이 강한 사람은 실상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 유희형은 쾌락과 즐거움을 인간관계에서 얻는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 이들은 인간관계를 재미있고 신나게 놀고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만나면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를 하며 유흥을 즐긴다.
항상 명랑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벼운 농담이나 재미있는 놀이를 좋아하고,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는 싫어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고민이나 속마음을 진지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무거운 이야기도 부담스러워하여 피한다. 함께 놀 친구는 많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깊이 있는 친구가 없다.
이들은 깊이 있고 친밀한 관계에 대해서 불편함과 두려움을 지니고 있다. 피상적으로 즐겁게 노는 수준 이상으로 관계가 진전되면 부담스러워한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자 하는 자유분방함을 지니며, 자기조절능력과 자기통제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많다. 학업이나 직업의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여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1.3.3. 인간관계 미숙형
인간관계 미숙형은 대인관계 기술 또는 사교적 기술이 부족하여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사람을 지칭한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친밀하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맺고자 하는 상당한 욕구를 지니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접근하려 노력하지만, 결과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실패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빈번한 갈등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간관계 미숙형은 소외형과 반목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소외형은 미숙한 대인관계 기술로 인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소외되는 사람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인간관계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불편하고 귀찮은 존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야기하는 이유로는 첫째, 자신의 외모나 옷차림에 무신경하거나 부적절해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 둘째, 사회적 규범과 예의에 대해 무지하고 어긋난 행동을 자주 하는 경우, 셋째, 자기중심적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경향이 있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문제행동은 악의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대인관계 기술의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소외되면서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된다.
반면 반목형은 인간관계에서 다툼과 대립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사람이다. 소외형과 달리 타인에게 호감을 주고 때로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언행에 쉽게 감정이 상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자주 상하게 함으로써 인간관계에서 반목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이들의 문제는 갈등 상황을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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