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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인의 의식 구조
1.1. '아마에'의 착상
정신과 의사였던 저자는 미국으로 건너가 서양인들과의 접촉을 통해 문화적 충격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단순한 어학적 문제나 환경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서양과 일본이 가진 근본적인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판단하였다"". 귀국 후 일본인 환자를 대할 때도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염두에 두며 환자의 증상을 일본어로 정확히 기록하고자 노력하였다. 이 과정에서 언어와 심리의 관계에 주목하게 되었고, 일본어의 ""아마에루(응석부리다)""라는 개념에 주목하였다"".
이를 계기로 저자는 ""아마에(응석)""에 관한 엣세이를 쓰게 되었고, 평소 임상 경험에서도 이 개념이 환자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유용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그는 ""아마에""가 구미어에는 적절한 개념이 없다고 보았고, 이를 기반으로 서양 정신 요법의 실정을 비판하고 현대 서양 문명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1.2. '아마에'의 세계
'아마에'의 세계는 일본인의 의식 구조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에'라는 어휘는 일본인에게 심리적으로 친숙한 대상이며, 일본 사회가 구조적으로도 '아마에'의 심리를 허용하도록 되어 있다. 즉, '아마에'의 심리가 여러 면에서 일본인의 의식 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일본인의 정신을 대표하는 개념 중 의리와 인정에 대해 '아마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의리는 형식이고 인정이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의리와 인정 사이에 생기는 갈등이란 상대방의 호의를 붙들어 두고 싶다는 욕망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인정을 강조하는 것이 '아마에'를 긍정하는 것이고 의리를 강조하는 것이 '아마에'에 의해 묶인 인간 관계의 유지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타인'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아마에'가 적용되는 범위와 그 반대의 심리적 상태를 설명할 수 있다. 즉, 부모 자식 간에는 '아마에'가 자연스럽게 생기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엔료(사양하는 것)'가 필요하게 된다. 이처럼 일본인은 '안'과 '밖'을 구분하며, '안'은 '아마에'가 없는 가족의 세계이고 '밖'은 '엔료'를 해야 하는 타인의 세계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이러한 '안'과 '밖'이 절대적인 공간이 아닌, 주로 개인이 속한 집단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 자유와 공적 정신이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아마에'의 심리는 외국 문화를 수용하는 일본인의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일본인은 외국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그것을 조금씩 잠식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이는 '아마에'의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아마에'에 근거해 상대방을 '쿠우(먹다)' ' 노무(마시다)' ' 나메루(핥다)'와 같이 표현함으로써 상대방을 위협하고자 하지만, 통하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거나 구워 삶는 방법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마에'의 세계는 일본인의 의식 구조 전반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어에서 '아마에'와 관련된 어휘가 풍부한 것이나, 의리와 인정, 안과 밖, 외국 문화 수용 등의 측면에서 '아마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