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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이라는 학문 분야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다. 사회역학은 질병의 발생과 분포에 있어서 사회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히는 학문이다. 이 책에서는 사회적 차별, 고용 불안정, 공동체 해체 등의 사회구조적 요인이 어떻게 개인의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차별 경험, 학교폭력, 근로 환경,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개인의 건강이 단순히 유전적 요인이나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구조적 불평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구직 과정에서의 차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세월호 참사 생존자의 트라우마 등의 사례를 통해 사회적 배제와 소외가 개인의 건강과 삶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역사적 사례를 통해 개인의 질병을 개인의 고유한 문제로만 바라보는 의학계의 한계를 지적한다. 예를 들어 가난한 사람들의 시체만을 해부했던 근대 해부학의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질병의 원인을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온 의학계의 한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걸림돌이 되어왔음을 지적한다.
나아가 저자는 사회적 관계가 개인의 건강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연구 사례를 통해 입증한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거나 연결고리가 약한 사람들이 더 건강하지 않으며, 오히려 사회적 관계망이 두터울수록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구조적 차원의 개선이 필수적임을 역설한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개인의 건강과 질병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구조적 요인에 주목함으로써 질병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