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원시유학과 신유학의 비교
1.1. 공맹 도덕 철학의 인성론
1.1.1. 사상의 등장 배경
공자는 주 왕실이 쇠퇴하고 춘추시대가 도래하자, 많은 혼란이 야기되는 현실을 보고 그는 그러한 원인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첫째, 제후들이 지나치게 월권을 하고 있다. 즉, 주 왕실 기본 질서를 무시한 채 제후들이 권력을 맘대로 휘두르고 있다. 둘째, 약육강식을 자행하고 있다. 셋째, 제후들이 자신의 권력을 확대하기 위해 민들을 학대하고 있고 이에 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그리고 공자는 이러한 사회는 질서가 무너진 시기라고 주장하며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자는 서주시대 질서로의 회귀를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공자는 월권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정명 사상을 강조하였는데, 정명사상이란 사회적 관계관을 바로 잡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현실에서의 이상과 현실세계가 명확히 일치되어야만 이런 사회적 관계관이 바로 잡힌다고 생각하였다. 여기서 그가 주장했던 이상이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 즉 克己復禮를 말하고 있다. 이렇듯 공자는 주나라의 쇠퇴와 맞물려 혼란의 원인을 나름대로 규정하고 이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공자의 유가사상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1.1.2. 공자의 인론
공자는 인간의 존재 근거를 바로 仁의 실현으로 규정하였다. 仁으로써 인간의 존재 가치를 규정한 것은 바로 도덕으로써 인간의 존재 근거를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도덕의식과 인과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仁의 실현은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남에게 의지할 필요가 있는가? 仁이 어찌 멀리 있는가? 내가 仁을 실천하고자 하면 仁은 그 자리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공자는 仁이 자신의 자각심을 떠나서 존재하는 외적인 규범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다. 즉, 의지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자신의 도덕 의식이 발현될 때 仁은 바로 그 자리에서 시비선악을 판별하고 결정하여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마음을 발현하고, 밖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표현한다. 공자는 이와 같이 仁의 자각과 실천을 강조하였다.
1.1.3. 맹자의 인의내재설
맹자는 공자의 사상을 계승하여 유가철학을 확립시켰는데, 그 중 심성 학문의 핵심 내용은 '性善說'과 '仁義內在'이다. 성선설과 인의내재는 유가 도덕론에서 필수 불가결한 이론이다.
맹자는 인간이 금수와 본질적으로 다른 근거가 인의의 도덕에 있다고 보았다. 인의는 인간이 진정한 인간으로 될 수 있는 까닭, 즉 존재의 근거이다. 맹자는 인간의 존재 근거인 인의를 자신의 도덕 본심 밖에서 찾지 않고 도덕 본심 안에서 찾았다.
"인의예지는 나의 본심을 근원으로 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맹자의 인의내재설에서 仁은 대공무사한 도덕심이며, 측은지심이며, 불안불인지심이다. 義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다. 규범은 타자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선천적으로 내재된 인심에 의하여 결정된다. 義는 仁의 객관적인 顯現이다.
맹자는 인심의 자각성과 주재성을 근거로 하여 도덕 의리를 세웠으며 仁의 모두가 내적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공자가 소박한 인간애를 중심으로 인을 설명한 반면 맹자는 인과 의를 비롯한 개념에 대해서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인은 하늘의 존귀한 벼슬이요, 사람의 편안한 집이다.", "인은 사람의 편안한 집이고, 의는 사람의 바른 길이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의 길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맹자는 "존귀한 벼슬"이란 말로 인의 선천성을 나타내고 있다.
즉, 맹자는 "천작이 있고 인작이 있으니 인.의.충.신 같이 선에 게으르지 않는 것이 천작이고 공경.대부 같은 것이 인작이다."라고 하여 인의 선천성을 표현하고 있다. 비단 仁이 아니라 仁.義.禮.知를 비롯한 도덕적인 덕목은 모두 선천적으로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고 이것을 맹자는 '천작'이라고 표현하여, 인간이 인간에게 준 벼슬인 '인작'과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인은 선험적(내재적)으로 주어진 순수한 본성이다. 맹자는 의에 대해서도 인에 비해 비교적 명료하게 서술하고 있다. 인이 선험적인 인간의 본성에 근거한 개념이라면 의는 인간의 행위가 드러나는 개념이고 의는 인간이 행해야 할 마땅한 행위이며, 당위성이다. 이 당위성 역시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이처럼 맹자는 인의내재설을 통해 인간의 본성이 선천적으로 도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이를 통해 인간이 도덕적 존재라는 점을 피력하고자 하였다.
1.2. 공맹철학의 수양론
1.2.1. 극기복례
공자는 구체적인 수양론에 대해서 많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수양론은 '克己復禮'에 집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공자와 안연의 대화를 통해서 극기복례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안연이 仁을 물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자기의 사욕을 누르고 예를 회복하는 것이 仁이니, 하루라도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갈 것이다. 仁을 행하는 것은 자신에게 말미암는 것이니 어찌 남에게서 말미암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극기'란 곧 본능적 욕구로서의 이기적 욕망의 극복을 의미한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의 욕망이 있는데, 하나는 이기적인 동물적 욕망이요, 다른 하나는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욕망이다.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욕망이란 선을 하고자 하는 순수한 욕망이다. 공자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 욕망은 동물적 속성으로서의 이기적 욕망이다. 따라서 이기적 욕망을 극복하고 순수한 자기 본연의 욕망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맹자도 "배불리 먹고 따뜻이 옷을 입어서 편안히 거처하기만 하고 가르침이 없으면 금수와 가까워진다."고 하여 인간의 동물적 욕망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인간은 이기적 욕망의 극복을 통해서 예를 회복해야 하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모두 예에 맞게 하는데 있다. 공자가 말하는 '視.聽.言.動'이란 인간의 모든 행동을 포괄한다. 따라서 인간의 모든 행동은 사회적 규범인 예와 예의 근본정신을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자는 이러한 예의 역할을 '約之以禮', '約我以禮'라고 표현한다. 예로써 요약한다는 의미는 '一以貫之'와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도덕규범은 매 행위마다 그에 합당한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지만, 예의 규범은 광범위하기 때문에 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