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양극성 장애
1.1. 개념
양극성 장애는 기분장애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조증 또는 우울증의 양극단의 기분 변화를 보이는 기간과 정상적인 기분을 보이는 기간이 일생동안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기분이 들뜨는 조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기분이 가라앉는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정신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정신과 영역에서 조현병 다음으로 다소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는 영역이다. 양극성 장애는 증상의 양상에 따라 크게 양극성 장애 Ⅰ, 양극성 장애 Ⅱ, 기분순환장애의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이는 임상적인 증상, 경과, 예후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이에 따른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1.2. 원인
1.2.1. 생물학적 요인
양극성 장애의 생물학적 요인은 크게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다. 기분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에는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nie), 세로토닌(serotonin), 도파민(dopamine) 등이 있다.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조증과 우울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구체적으로, 조증 시에는 catecholamines(노에피네프린, 도파민)의 과다와 세로토닌의 과다가 나타나고, 우울증 시에는 catecholamines의 결핍과 세로토닌의 결핍이 발생한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은 뇌의 기능 이상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양극성 장애 환자들의 뇌 영상 검사 결과, 전두엽과 변연계 등 기분 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의 기능 이상이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극성 장애의 핵심 증상인 기분 변화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호르몬 조절 기능의 변화도 양극성 장애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 조절 이상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등이 관찰되는 것이다. 이러한 호르몬 불균형이 기분 변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합해보면, 양극성 장애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 조절 기능의 이상으로 인한 생물학적 요인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1.2.2. 유전적 요인
양극성 장애의 유전적 요인은 매우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양극성 장애의 경우 그 발생에 유전인자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예를 들면 양극성 장애 환자들의 약 50%에서 부모 중 적어도 한 사람은 기분장애 환자이며, 부모 중 한 사람이 양극성 장애 환자인 경우 그 자녀들에서 양극성 장애가 나타날 확률은 25%에 이른다. 또한 부모 모두 양극성 장애 환자인 경우 그 자녀들은 약 50% ~ 75% 정도가 양극성 장애에 걸릴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양극성 장애의 유전적 요인은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X-linked 우성 유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양극성 장애의 발병에 있어 유전적 요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밝혀져 왔다.
1.2.3. 사회 심리학적 요인
사회 심리학적 요인은 양극성 장애의 발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양한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이 기분장애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며 생활하는 경우 이러한 스트레스가 뇌의 생물학적 상태에 변화를 일으켜 결국에는 신경전달 물질 등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는 우울증이 있을 때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에서 양극성 장애가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즉, 우울증을 부정하려는 반동에서 오히려 조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조증 증상은 행동장애나 조현병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청소년기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양극성 장애의 발병에는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3. 임상 증상 및 징후
1.3.1. 조증
조증은 양극성 장애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주요 증상 중 하나이다. 조증 상태에서는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들뜨고 과대해지며, 활동 수준이 크게 높아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증 상태에서는 팽창된 자존감과 과대한 자신감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자신이 평소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나고 특별한 존재라고 믿게 되며, 때로는 자신이 신이나 저명인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과도한 행동을 하거나 현실을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둘째, 수면 욕구가 크게 감소한다. 조증 환자들은 수면이 필요 없어진 것처럼 느끼며, 새벽까지 깨어있거나 전혀 자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활동 수준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셋째, 말이 많아지고 빨라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말하는 것을 멈출 수 없어 하며, 타인의 말에 끼어들거나 중언부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은 사고의 과정이 빨라지고 연속적이지 않아 비약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넷째, 주의력 결핍과 주의가 산만해지는 모습이 관찰된다. 환자들은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도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고, 한 가지 일에 오랫동안 집중하기 어려워한다.
다섯째, 목표 지향적 활동이 증가하고 정신운동이 초조해진다. 일상적인 일상생활이나 업무, 사회적 활동 등에서 과도하게 몰두하게 되며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서두르는 모습을 보인다.
여섯째,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과도하고 무절제한 행동에 몰두하게 된다. 과도한 성행위, 무분별한 쇼핑, 도박, 기타 위험한 행동 등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현실 판단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증 상태에서는 기분과 행동, 사고 등 전반적인 증상 변화가 나타나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기능이 크게 저하되고 때로는 자신 또는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1.3.2. 우울증
우울증은 양극성 장애의 핵심적인 증상 중 하나로, 겪게 되는 극도로 우울한 기분과 함께 많은 신체적, 정신적 증상들이 동반된다. 우울증 삽화기에 접어들면 우울한 기분, 불안 초조함, 무기력감, 절망감 등을 호소하게 된다. 이들은 미래를 비관적으로 느끼며 잔걱정이 많아지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 이전에 해왔던 일들이 힘들게 느껴지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느낀다. 자신이 쓸모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거나 놀린다는 피해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심해지면 피해망상이 될 수 있다. 사고의 속도로 느려지고, 이해력과 판단력이 감소하며 글을 읽을 때 집중하지 못하여 앞서 읽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외부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어 아무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이인증과 비현실감도 흔하게 나타난다. 환자들 중 상당수는 우울한 기분을 느끼거나 호소하지 않고, 자율신경계 증상이나 두통, 소화불량, 근육통 등의 신체증상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수면과 식욕이 감소하거나 증가할 수 있다. 이처럼 우울증 삽화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동반하며,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1.4. 의학적 진단기준 (DSM-5)
1.4.1. 양극성 장애 Ⅰ
양극성 장애 Ⅰ은 조증과 우울증이 교대로 또는 조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장애이다. 1주 이상 지속되는 한 번 이상의 조증이나 혼재성 삽화를 특징으로 하며, 주요 우울증 삽화가 동반된다.
양극성 장애 Ⅰ 대상자는 유쾌한 정서에서 정상적 기분 및 극도의 감정 상태 사이의 정서를 경험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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