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1.1. 작품 개요
『소년이 온다』는 한강 작가의 2014년 작품으로, 한국 현대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소설이다. 한강은 전작인 『채식주의자』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작가이며, 『소년이 온다』는 그 이후 발표된 작품으로, 19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광주 항쟁)을 다룬 소설이다. 한강은 이 작품에서 광주를 소재로 한 비극적 역사와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의 고통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이 소설은 "소년"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가 겪은 끔찍한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제시되는 사회적, 개인적 트라우마를 탐구한다. 작가는 광주의 역사적 현실을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인간의 내면과 고통을 고백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2. 줄거리
1.2.1. 1장 - 어린 새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1장 '어린 새'는 중학교 3학년 소년 동호의 시점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의 참상을 그려낸다.
동호는 키가 작아 반에서 늘 앞자리에 앉을 정도로 어린 소년이다. 그는 친구 정대를 찾기 위해 광주 도청 상무관에 왔는데, 도청이 닫히기 전 시신 수습을 돕게 된다. 상무관에는 잔인하게 살해된 사람들의 참혹한 모습이 가득하다. 동호는 그 처참한 시신들을 보며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단순히 얼굴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부패해가는 몸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시신이 가장 충격적이다.
한편, 동호의 가족들이 그를 데리러 오지만 동호는 끝내 집으로 가지 않는다. 죄책감에 시달리며 상무관에 남아있던 동호는 마침내 군인들의 총격에 희생되고 만다. 이처럼 1장 '어린 새'에서는 동호라는 어린 소년의 시선을 통해 광주 항쟁의 폭력성과 잔혹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동호의 공포와 혼란, 그리고 죄책감은 당시 시민들이 겪었던 고통을 대변한다. 작가는 동호를 '너'라 호칭하며 독자로 하여금 그의 경험에 직접 공감하도록 이끈다.
1.2.2. 2장 - 검은 숨
2장 - 검은 숨은 죽은 정대의 시점에서 정대의 영혼이 자신의 몸과 함께 겪게 되는 시간들을 그리고 있다. 정대의 영혼은 시체가 되어버린 자기의 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른거린다. 다른 몸들의 영혼의 그림자들이 조금씩 느껴질 때 쯤 시체들은 불태워진다. 정대의 영혼은 몸으로부터 자유로와져서 어디론가 가고자 한다.
우리들의 몸은 열십자로 겹겹이 포개져 있었다. 내 배 위에 모르는 아저씨의 몸이 구십도로 가로질러 놓였고, 아저씨의 배 위에 모르는 형의 몸이 다시 구십도로 가로질러 놓였다. 내 얼굴에 그 형의 머리카락이 닿았고, 그 형의 오금이 내 맨발에 걸쳐졌다. 그 모든 것을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내 몸 곁에 바싹 붙어 어른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다가왔다. 얼룩덜룩한 군복에 철모를 쓰고, 팔엔 적십자 완장을 차고서 빠르게. 그들은 2인 1조로 우리들의 몸을 들어올려 군용 트럭에 던져넣기 시작했다. 곡물 자루들을 운반하는 것같이 기계적인 동작으로, 난 내 몸을 놓치지 않으려고 뺨에, 목덜미에 어른어른 매달려 트럭에 올라탔다. 이상하게도 나는 혼자였다. 그러니까 혼들은 만날 수 없는 것이었다. 내 몸은 다른 몸들과 함께 묵묵히 흔들리며 실려갔다.
누나가 어디 있는지 생각하는 데 지친 나는 이제 그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를 죽인 사람과 누나를 죽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을까. 아직 죽지 않았다 해도 그들에게도 혼이 있을 테니, 생각하고 생각하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몸을 버리고 싶었다. 죽은 그 몸뚱이로부터 얇고 팽팽한 거미줄같이 뻗어나와 끌어당기는 힘을 잘라내고 싶었다. 그들을 향해 날아가고 싶었다. 묻고 싶었다. 왜 나를 죽였지. 왜 누나를 죽였지, 어...
1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