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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령 은사론의 개요
1.1. 교회의 논쟁과 성령 은사 논쟁
교회의 논쟁과 성령 은사 논쟁은 1960년경부터 시작해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교회의 최대의 이슈가 되어 왔다. 교회의 논쟁은 고통도 주지만 동시에 희망도 준다. 논쟁이 비정상적인 형상임을 알 수 있지만, 그것은 교회로 타협하게 하고 공신력을 잃게 하여 세상에서 제 구실을 잘 감당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교회의 논쟁은 세상의 논쟁과 달리 건설적으로 해결될 희망이 있다.
성령의 은사 문제야말로 교회에서 최대의 논쟁, 최대의 분쟁요소가 되어 온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신자의 실제생활과 직결된 문제, 즉 신자의 체험과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령께서 말씀과 더불어 자유롭게 역사하시는 실제적 사실에 내포된 약속과 성령이 아직도 교회 안에서 강하게 역사하신다는 확신에 찬 기대감이 마땅히 시종일관 성령 은사론에 관한 결심을 지배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는 체험을 앞세우지 않고, 모든 생각과 체험을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에 사로잡혀 복종하는 위치에 두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즉 성령의 은사에 관한 논쟁 속에서도 성경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적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2. 신약성경에서 바라본 성령의 역할
1.2.1. 기독론적 차원
기독론적 차원에서 볼 때, 사복음서가 모두 세례요한의 준비사역과 선포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 기록방식이 주목할만하다. 요한의 대답은 자기의 사역과 "오실 자"이신 예수님의 사역을 세례를 공통분모로 하여 비교·요약한 것이다. 요한의 역할은 잠정적·예비적인 것이다. 이에 비해 예수님의 사역은 예비가 아니라 성취이다. 따라서 예수의 사역 전체는 요한의 예비사역이 실제로 성취되어 나타난 성령과 불세례로 요약되는 것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세례가 구원 혹은 멸망의 이중적 결과를 초래하는 종말적 심판을 내포하고 있음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성령불세례가 오순절에 드디어 실현되었는데, 그것이 메시아의 백성에게 멸망세례가 아니라 축복세례가 되기 위해서는 메시아 자신이 그들의 죄를 담당하신 대속자로서 먼저 그들과 동일시되어야하고 또 먼저 성령을 받으셔야 했던 것이다. 예수님의 사역전체는 메시아 세례(성령·불세례)를 베푸시기 위해 친히 종말심판(정죄)을 당하신 과정으로 보아야한다는 것이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전체 구조를 보면 요한의 물세례가 직결되어있다. 이런 전체적인 구조 속에서 예수님 자신이 요한에게 세례 받으신 사건과 오순절 사건이 평행하고 있음을 분명히 볼 수 있다. 요단강 사건은 예수님 앞에 놓여있는 메시아 사명을 감당하도록 하기위한 성령부여, 즉 교회의 구원성취를 인한 성령부여이고, 오순절 사건은 성부로부터 받은 성령을 성령의 약속된 선물로 교회에 주심, 이것은 이미 완성된 구원사역에 대한 보상으로 받으신 선물이다.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의 관점에서 볼 때, 오순절 사건은 성령께서 그리스도의 완성된 구속사역의 토대 위에, 또 그 사역의 절정으로서 언약민 속에 임재하사 활동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요한복음7:39의 해석어구가 의미하는 것이 바로 이점이다.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못하신 고로 성령이 아직 저희에게 계시지 아니하시더라" 성령선물은 교회에게 주어진 그리스도의 선물이다.
그리스도는 고난과 죽음과 승귀를 통하여 살려주는 영이 되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령선물(성령세례, 성령강림)은 그리스도의 사역의 정경적 성취이다. 그것은 승귀하신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교회에 오신 것을 의미한다.
1.2.2. 교회론적 차원
오순절은 바로 하나님의 새 언약민이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 창설을 의미한다"" 오순절 성령은 하나님께서 영으로 거하시는 그리스도의 몸,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는 하나님의 성전으로서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었다"" 따라서 성령세례 받은 그 몸 속으로 연합되어 들어가 거기에 참여하는 자들은 누구나 성령선물을 누린다"" 교회 전체가 성령선물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 선물이 개인별로 나타나는 현상은 다양하다"" 바울은 이 성령선물을 가리켜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받게 될 완전한 기업의 "다운 페이먼트", "보증"과 "첫 열매"라고 하였다""
1.2.3. 경험적 차원
[경험적 차원]
오순절 사건은 "구원의 서정(Ordo salutis)"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구속역사(historia salutis)"로 이해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오순절 성령세례는 단회적으로 성취된 구속역사의 한 사건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죽음, 부활, 승천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에 반복되지도, 개개신자의 경험의 표본이 될 수 없다.
누가의 사도행전 기록 목적은 복음이 이방 여러 나라로 전파된 것을 기록하는데 있다. 이 목적 가운데 1:8절은 사도행전의 주제가 된다. 바울은 "우리 모두"가 성령으로 세례 받았다고 명료하게 대답한다. 여기서의 "모두"는 무분별하지 않고, 모든 신자들은 예외 없이 그리스도의 몸에 연합됨으로써 성령선물을 받는다.
요한복음 20:22을 "요한복음의 오순절"로 보는 것은 요한으로 하여금 누가가 충돌하게 할 뿐 아니라, 요한으로 하여금 자기모순을 일으키도록, 즉 자기 자신의 신학체계와 충돌하도록 하는 것이 된다. 요한복음이 교회의 기초인 사도들에게 내린 성령선물을 묘사한 반면에, 사도행전은 전체 교회에 내린 성령선물을 묘사하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이 견해는 사도들도 전 교회와 함께 오순절을 기다리고 있었고 오순절 성령을 충만을 받은 자들이었다는 사실 앞에 무너진다.
1.3. 성령 선물과 성령 은사의 구분
1.3.1. 보편수여와 상이분배
성령선물과 성령은사는 성령의 역사에 있어서 두 가지 의미에서 구분된다. 첫째, "보편수여(universal donation)"의 원리에 의해서 주어지는 성령, 즉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체험하는 성령사역은 "상이분배(diverse distribution)"의 원리에 의하여 주어지는 성령, 즉 교회 안에서 서로 다르게 분배되는 성령의 역사들과 구분되어야 한다.
"보편수여"의 원리는 한 성령으로 모두 세례받고 한 성령을 모두 마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모든 신자들이 예외없이 그리스도의 몸에 연합됨으로써 성령선물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약성경은 신자들이 성령충만을 받도록 계속해서 명령하는데, 이는 성령충만이 성령세례와 동일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성령충만은 성령의 역사로 매일매일의 기본적인 대인관계와 생업에서 그리스도에게 복종하는 것을 가리킨다.
반면에 "상이분배"의 원리는 모든 신자가 사도가 아니며 모든 이가 예언자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성령은 교회 안에서 서로 다르게 은사들을 분배하신다는 것이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2장에서 이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성령선물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경험에 필수적인 것이지만, 성령은사는 여러 사역에 관한 구체적인 역사들로서 그 자체가 잠정적이고 반 종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성령선물과 성령은사를 구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