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구약성서 지혜문학과 고난 이해
1.1. 지혜문학의 특징
구약성서의 "지혜"란 일반적으로 삶에서의 올바른 길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자신과 얽혀있는 여러 관계들, 무엇보다 인간의 행위와 그 결과를 숙고한다"" 따라서 지혜자들은 삶에서 일어나는 반복적인 규칙들과 질서 체계를 알고자 했고, 그것을 문서화하고 지속적으로 인간의 경험과 연관시키고자 했다""
일반적으로 지혜서들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하나님의 구원사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관심이다"" 둘째, 신정론, 인생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끄는가에 대한 관심이다"" 셋째, 우주적인 경험에 대한 큰 관심이다"" 넷째, 창조와 창조자에 대한 묵상 안에서 즐거움이다"" 이러한 특징들은 구약성서 전체에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들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헌들이 지혜문헌이다""
또한, 지혜문학의 특징은 그 속에 이스라엘 신앙의 본질적 부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약 시대 신앙고백의 기둥이라 볼 수 있는 것들은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 출애굽 사건, 율법, 약속의 땅 등이다"" 그러나 지혜문학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율법이 언급되긴 하지만 시내산 언약의 맥락이 아닌 삶의 지혜로서의 율법을 언급한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지혜문학은 구약성서의 나머지 책들과는 구별되어 변두리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혜문학은 정경에 3권이나 존재하고 있으며 예언서나 시편에도 지혜 문학적 요소가 다분히 있다는 점에서 지혜문학을 소홀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1.2. 지혜문학에서 드러나는 고난 이해
1.2.1. 잠언
잠언은 규범적 지혜의 대표적인 예이다. 잠언서는 삶의 지혜와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잠언에서 드러나는 지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잠언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능력을 강조한다. 잠언은 하나님께서 창조세계에 질서와 패턴을 부여하셨음을 밝힌다. 하나님은 이 세상을 특정한 규범적 틀 안에서 통치하시는 분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은 변함없이 유지되며,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든 관계없이 작용한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질서와 규범을 깨닫고 따라야 한다.
둘째, 잠언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선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시며, 악을 심판하시고 선을 보상하신다. 삶의 성공과 실패는 인간의 행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즉 인간이 하나님의 계명과 규범을 따르면 번성하고, 그렇지 않으면 저주와 심판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원리가 적용된다.
셋째, 잠언은 인간의 경외와 겸손을 강조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물이며,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경외하며 순종해야 할 존재이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질서와 규범을 깨닫고 따르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시작이다. 이처럼 잠언의 지혜는 철저히 하나님 중심적이다.
넷째, 잠언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대한 인간의 인식 가능성을 전제한다. 비록 쉽지는 않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과 자연 속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통치 원리와 규범을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선과 악, 복과 저주를 구분할 수 있다.
다섯째, 잠언은 선악의 구분이 명확하다고 본다. 선과 악, 복과 저주, 사랑과 미움 등의 경계가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 이는 권선징악의 원리에 따른 것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질서에 순종하면 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다는 이분법적 세계관을 전제한다.
결국 잠언의 지혜는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적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선하심을 인정하고,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와 규범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지혜로운 삶이라고 본다. 이러한 잠언의 가르침은 구약 성경 속 다른 지혜문학들과 대비된다.
1.2.2. 욥기
욥기는 의인의 고난을 통해 행위-결과-관련성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다"" 욥기는 규범적 지혜의 원리가 작동하는 영역에는 한계가 있음을 의로운 자의 고난이라는 소재를 통해 극적으로 보여준다"" 욥이 당한 고난 같은 자연재해와 질병, 사고 등은 인재(人災)일지라도 분명 절대주권자이신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 뜻을 인간인 우리는 온전히 알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욥기는 말한다""
1.2.3. 전도서
전도서는 히브리어 '코헬렛'에 대한 번역이다. 코헬렛이 입을 열어 말한 첫 문장은 '헤벨'이라는 단어를 6번이나 반복한다. '헤벨'은 우리말로 '헛되다'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원래는 입김이나 수증기를 뜻하는 단어이다. '헤벨'은 추운 날 숨을 내쉬면 하얗게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입김이나 잠시 맺혔다가 없어지는 이슬, 해가 뜨면 사라지는 안개 같은 것을 가리킨다. 이 '헤벨'을 모든 것이 무의미한 '헛됨'으로 이해해야 할지, 아니면 '잠깐 있다 사라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지는 전도서 9장 9절을 보면 알 수 있다.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에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 아래에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전 9:9). "헛된"의 자리에 "잠깐 있다 사라지는"의 의미를 대입해보면 잠시 머물다 갈 이 세상의 짧은 삶 동안 사랑하는 이와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몫이라고 이 구절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헛된"으로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과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생명을 "헛된 날"이라고 표현하실까? 전도서는 초월자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영원성과 '헤벨'인 인간의 한계성을 극명하게 대비하기 위함이다. 전도서는 모든 것의 '헤벨'과 인간의 한계에 근거하여 고난과 죄와의 관련성을 부정한다. 전도서에 따르면, 패턴을 예측할 수 없기에 누구든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든 넘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대비해두는 것이 지혜라고 이야기한다.
정리하자면, 전도서의 기본 입장은 하나님의 판단을 인간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창조세계의 패턴은 영원불변하지만,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헤벨'인 인간은 그 패턴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시각에서는 생명, 건강, 부요, 평화, 화목 등은 "선"이지만, 하나님의 시간인 '영원' 개념에서는 '찰나'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전도서는 지금 살고 있는 삶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헤벨'이기 때문이다.
2. 그리스도교 묵시 문학에 관한 이해와 묵시 문학의 잘못된 이해 '신천지'에 관하여
2.1. 서론
시대가 어수선하고 무질서할 때, 흔히 초현실주의적 사고가 반영된 세계관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표현되곤 한다. SF영화 또는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예술 작품을 보게 되면 '종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사실 세상의 종말은 인류의 주된 관심사이다. 어떤 특정한 시대적 배경에 따를 뿐 아니라, 해마다 연말이 되면 신년 운세를 보거나 유명한 예언자들이 공표한 지구 종말의 날이 언제인지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인간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긍정적 측면에서 인간이 가지는 미래에 대한 본능적 희망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종말은 예수그리스도의 재림의 날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상은 순례하는 곳이며 결정적인 희망은 '구원'이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의 미래적 희망에 대해 쓰여진 것이 바로 성경 속 묵시문학이다. 이번 과제에서는 미래적이고 종말적 희망에 관한 의식에 대한 성경 속 묵시문학의 기원과 배경은 무엇이며, 그 특징과 그 영향으로 초래된 사상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2. 묵시문학의 기원 및 배경
묵시문학의 기원 및 배경은 다음과 같다.
유대인들이 형성한 묵시문학은 B.C 200년경에 시작해 A.C 100년경까지에 걸쳐 등장한다. 그 배경에는 유대인들이 처한 역사적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B.C 538년, 페르시아가 바빌론을 점령하면서 키루스왕의 칙령에 의해 이스라엘인들은 바빌론 포로 생활을 끝내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하고 율법을 선포하며 자신들의 이전 왕국의 모습을 찾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는 그들의 성전 주도권을 두고 대립하는 과정에서 민족 간의 갈등이 전개되고 333년 알렉산더가 팔레스타인을 점령하면서 그들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진다.
예언자들의 선언이 이스라엘인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목적, 곧 하느님께서 세상에 당신의 왕국을 결정적으로 다시 세우실 '그 날'을 상기시키는 희망적 미래이어야 했지만 그들이 처한 현실은 희망의 '그 날'은 감추어져 있고 막연하고 불투명할 뿐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예언자들이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은 혼란의 시대에 처한 이스라엘인들을 희망으로 이끌어주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예언자들의 역사적 해석에는 더 이상 기댈 수 없는 고통스러운 이스라엘 수난 앞에서 그들의 미래는 지극히 비관적이었다.
이와 같이 유대인들이 처한 역사적 상황에서 그들은 하느님의 현존을 선포하는 방법으로 묵시문학적 역사관이라는 양식을 활용하게 된다. 이스라엘 민족은 당시 자신들을 죽이려 하는 페르시아의 멸망이나 이후 로마의 멸망을 바라보면서 하느님께서 역사의 주관자이심을 믿으며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배경을 반영하여 묵시문학은 어려운 시대에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진리적 답을 찾고자 하였다. 묵시문학은 구약에서 다니엘서가 최초이며 신약에서 요한 묵시록이 최종적인 작품이다.
2.3. 성경 속 묵시문학
2.3.1. 구약의 묵시문학
구약의 묵시문학은 B.C 200년경부터 A.C 100년경까지 유대인들이 형성한 것이다"" 구약성경에는 다니엘서가 아닌 다른 예언서에서도 묵시문학적 형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사야서 24장-27장, 5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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